[투팜] 가족 힐링 텃밭 학교를 마치며..
도시농업공동체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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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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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얼었던 땅이 봄기운에 노곤노곤 풀려갈 즈음에 서초구 내곡동 주민센터의 주선(?)으로 투팜과 네 가족분들과의 만남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름하야 "가족 텃밭 힐링 학교"어린 아이들이 있는 가정, 청소년 자녀를 둔 가정 등 다양하고 개성있는 가정들이 텅 빈 텃밭에 모여서 이 텃밭이 과연 어떻게 변할까 궁금해하며 텃밭 디자인을 하고 작물을 심었습니다. 무얼 심을까? 알록달록 색연필로 우리 가족의 텃밭을 상상하며 그려보는 아이,
핸드폰 잡고 있던 손에 목장갑끼고 어릴적 흙놀이 하던 실력 소환하여 모종심기 삼매경에 빠져있는 청소년 아이들, 모두모두 어린 모종같은 우리의 다음세대 아이들입니다.
하지만, 엄마 아빠와 이렇게 텃밭에 나와서 힘든 텃밭활동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니,
부지런히 물 주면 쑥쑥 자라는 작물처럼, 우리 아이들의 밝은 미래가 보이는 듯했답니다. 장마 전까지 작물들은 어마무시한 속도로 자라주었구요. 텃밭에 올 때마다 풍성한 먹을거리를 안고 돌아갔답니다. 식탁에 오르는 반찬의 재료들이 어디서 어떻게 자라는지, 아이들에게는 그야말로 산교육장이었어요.
구슬땀 흘리면서 돌도 골라내고 잡초도 뽑아주고.. 우리 가족 텃밭을 돌보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아이들의 모습이 정말 기특했답니다. 아직 쌀쌀한 봄날씨에도 성큼성큼 자라는 상추, 상추로 상추떡을 만들어보았어요. 떡은 우리의 전통 음식인데, 요즘 아이들은 피자는 어떻게 만드는지 알아도 떡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는 모르지요. 상추와 쌀가루를 버무려서 김이 오르는 찜기에 찌면 포슬포슬한 떡이 만들어지는 것이 얼마나 신기한지, 다들 소매 걷어부치고 떡만들기 신났고요, 떡을 안 좋아하던 아이들도 직접 만든 떡에는 자꾸자꾸 손이 가요. 요번 가족힐링텃밭학교 참가 가족을 위해, 투팜에서는 특별히 내곡동 투팜농장에 두 번 초대했답니다.
6월 말에는 장마가 오기 전에 감자수확을 했는데요, 큼지막한 감자를 바구니 가득 수확하니, 마음도 부자가 된 듯한 느낌... 감자샌드위치 만들어서 시원한 에이드와 함께 냠냠. 도가 익어가는 9월에는 포도따기 체험을 했어요. 포도향기 솔솔 나는 포도밭에서 동글동글 알차게 맺힌 포도송이를 따는 재미란.. 시간이 갈 수록 더 진하게 익어가는 가족 추억이 되겠지요? 장마 후에는 바로 가을작물 심기를 했어요. 봄에 한 번 해보았다고, 가을에 다시 시작할 때는 제법 능숙하게 땅 고르고, 모종 심고, 물 주고... 달착해서 애벌레들이 좋아하는 여린 배추, 무 모종을 위해서 친환경 퇴비와 친환경 방제제도 만들었어요.
특히 요즘 많이 소비되어 많이 버려지는 '커피박(커피를 추출하고 남은 원두찌꺼기)'을 재활용해서 만든 커피박퇴비에는 풍부한 유기물과 영양분들이 들어있어 작물의 성장과 면역력에도 아주 좋답니다.
또, 간편하게 마요네즈로 친환경 방제제도 만들어서 잘 자라고 있는 작물에 칙칙 뿌려주었어요.
함께 살아가는 가족들 한 사람 한 사람의 건강이
답답하고 지치기 쉬운 집콕 생활을 위해서 그리고, 건강과 면역력을 위해서 애플민트, 초코민트 등 강한 향과 약효를 가진 허브로 힐링포푸리 만들기, 공기정화 뿐 아니라 반려식물이 되어 줄 관엽식물 펫플랜트(pet plant)와 양치식물 행잉볼(hanging ball) 만들기,
그리고, 실내에서 같이 잘 살아가려면 물과 빛과 온도, 통풍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반려식물 돌보는 법도 배웠답니다. 그것이 곧 집 안에 가습도 되고, 환기도 되고, 우리 마음도 건강하게 유지하는 길이 된답니다. 마지막 시간에는, 잘 자라준 배추, 무, 쪽파 등 김장 재료가 되어줄 작물들을 수확했구요.
추운 겨울, 특히 아직도 우리 곁을 떠나지 않고 있는 코로나와 함께 하는 기나긴 겨울을 위해서,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담겨있는 한방차를 만나보았답니다. 쌍화차는 기와 혈을 함께 보하고 음과 양을 조화시켜주어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식약공용 한약재인 당귀, 황기, 감초와 그 외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여러 한약재가 들어간 것인데요. 밭에서 나는 채소이지만 그것이 우리 몸에 보약도 된다는 약용작물의 효능에 다들 놀라워했답니다. 또, 한약재들을 첩지로 싸서 '첩'을 만드는 방법을 배워봤는데요, 내용물 한 톨 새지 않고 반듯하게 접어지는 것이 신기한지 한 가정당 넉넉히 20첩 분량, 한 재씩 가져가셨습니다. 겨우내 달여 드시면 몸 속 깊이 따뜻한 기운이 스며들 거예요. 이렇게 올해 가족 힐링 텃밭학교를 마쳤습니다.
가족이라도 함께 어디 나들이가기 힘든 손발 꽁꽁 코로나 시국에, 텃밭에서 마음껏 신선한 공기 호흡하며 재미와 건강 함께 챙긴 시간이 되었기를,
집에서는 딱히 같이 놀거리가 없는 가족끼리 같이 손발 맞춰가며 땀흘리며 일하면서 몸도 마음도 더 가까워졌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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