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4일(화) 은평구의 보석 같은 도시농업 공간인 향림도시농업체험원에서 모내기 행사가 열렸습니다. 평일 오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아마도 모두가 한 마음으로 다시 함께 하는 이 날을 기다렸던 것 같습니다. 맑다 못해 눈이 부신 햇살 아래로 자연과 사람이 하나 된 현장, '도시농부와 시민이 함께 하는, 모내기 한마당'을 다녀왔습니다.
은평구 향림도시농업체험원에서 '모내기 한마당'이 열렸다. ©서울농부포털행사는 사람들을 맞이하는 들머리 공연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향림도시농업체험원을 가꾸고 있는 자원봉사자 '멘토'들이 직접 꾸민 들머리 공연은 모(홍미, 황미, 흑미, 향림벼)를 주제로 한 농부가 가창으로, 한 해 농사와 도시농부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동시에 참가자들의 흥을 돋웠습니다.
©서울농부포털들머리 공연이 끝나고 바로 모내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참가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바짓단을 접어 올리고 과감하게 논으로 들어섰습니다. 간단하게 모를 심는 방법을 배우고 모줄에 맞춰 조심조심 모를 냈습니다. 모내기를 처음 해보는 서툰 손길의 참가자들도 많았지만 정성을 담아 심은 모가 열을 맞춰 금세 논이 만들어졌습니다. 이 날 모내기에 사용된 모는 지난해 향림도시농업체험원에서 수확된 볍씨를 멘토들이 직접 육묘장에서 길러낸 것으로 의미를 더했습니다.
©서울농부포털논에 직접 들어가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한 편에서는 상자텃밭을 활용한 모내기 체험도 진행되었습니다.
©서울농부포털일한 뒤에는 새참입니다. 모내기를 마친 참가자들은 흙을 씻어내고 주최 측에서 마련한 막걸리 한 잔과 연잎밥, 전, 꿀 인절미 등을 나눠 먹으며 이야기 꽃을 피웠습니다.
©서울농부포털이 날 '모내기 한마당'에서는 모내기와 함께 떡메 치기, 창포물에 머리 감기, 천연 밀랍 랩 만들기, 양봉장에서의 꿀벌 현장 체험 등 다양한 부대 행사가 열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즐길 수 있도록 했습니다.
©서울농부포털이 날 행사에는 특히 은평구 관내 어린이집의 아이들과 가족들이 많이 참여했습니다. 멘토들의 설명을 들으며 간접적으로나마 농사에 대해 알게 되고 자연을 만끽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향림도시농업체험원이라는 아름답고 너른 도시농업 공간이 지역 주민들의 휴식과 교육의 공간이 되고 있습니다.
©서울농부포털때가 되었습니다. 여기저기서 모내기 소식이 들려옵니다. 논농사가 중심인 우리나라에서는 모내기의 시기야말로 진정한 한 해 농사의 시작점이 됩니다. '모내기야 절기의 흐름에 따라 매년 당연스럽게 돌아오는 절차인데 뭐 그리 특별한 게 있겠어' 싶기도 하지만, 올해의 모내기 행사에는 아주 뜻깊은 지점이 있습니다. 바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전히 해제되면서 다시 사람들이 모여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한 해 농사의 시작 모내기와 한 해 농사의 끝 벼 수확은 모두가 함께 하는 맛이 중요합니다. 우리에게 심어져 있는 '함께 사는' DNA가 바로 이 전통에서 온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 함께 사는 올 한 해, 이제 시작입니다.
김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