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부들의 진화 과정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집 안 베란다, 마당, 옥상에서 소소하게 내가 먹을 작물들을 내 손으로 길러 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합니다. 그렇게 재미를 붙이다 보면 좀 더 제대로 된 농사를 지어보고 싶어 져 텃밭을 찾아보게 됩니다. 공공 텃밭이나 주말 농장 등에서 이왕 나만의 밭을 가꾸기 시작하면 자꾸만 농사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어 집니다. 구청이나 도시농업 단체들의 각종 교육과 강좌를 찾아 듣고 활동을 하게 되면 도시농업의 다양한 세계로 점차 관심이 넓어집니다. 그렇게 '농사는 나의 운명'이 되어 도시농업에 흠뻑 빠져 들어 버리면 어느 순간 문득 생각하게 됩니다. '도시농업을 나의 업으로 삼을 수는 없는 걸까?' 그런 분들을 위해 준비된 국가자격이 있습니다. 바로 '도시농업관리사'.
©'모두가 도시농부' 홈페이지 갈무리'도시농업관리사'는 '도시민의 도시농업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도시농업 관련 해설, 교육, 지도 및 기술 보급을 하는 사람'으로 국가가 인증하는 도시농업 전문가입니다. 『도시농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정의), 제11조의2(도시농업관리사), 제11조의3, 제23조의2(벌칙)에 의거해, 지난 2017년 '자연 친화적인 도시 환경을 조성하여 도시와 농촌이 함께 발전하고, 농업 관련 전문 인력들의 직업 능력 개발과 기술 인력의 사회적 지위 향상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도시농업의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 제도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도시농업 관련 국가 자격입니다.
'도시농업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전국의 주말농장이나 도시농업공원 등을 관리하면서 도시농업 입문자들에게 작물 재배법과 자재 사용법 등을 가르칠 수 있게 되고, 교육의 질 향상에 따라 각급 학교에 설치되고 있는 학교텃밭의 강사가 되거나 점차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사회복지시설의 텃밭관리와 원예치료를 담당하는 강사가 될 수 있습니다. 전문인력 양성기관이나 도시농업지원센터 등의 강의를 맡을 수도 있습니다. '도시농업관리사'의 활동 분야와 수요는 향후 사회적 요구에 따라 치유나 어린이 정서 함양 등의 전문성이 강조되면서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도시농업관리사'가 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요건을 갖춰야 합니다. 먼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도시농업 관련 국가기술자격증'을 취득해야 합니다. '국가기술자격'은 '「자격기본법」에 따른 국가자격 중 산업과 관련이 있는 기술·기능 및 서비스 분야의 자격'으로 도시농업관리사에 요구되는 국가기술자격은 총 9개 분야(농화학, 시설원예, 원예, 유기농업, 종자, 화훼장식, 식물보호, 조경, 자연생태복원)의 기능사 이상의 자격입니다.
다음으로는 '도시농업육성법 제11조의2 제2항에 따른
전문인력 양성기관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도시농업 전문과정'을 이수해야 합니다. 2021년 현재 서울시에서 지정하고 있는 도시농업 전문인력 양성기관은 총 9곳(서울특별시농업기술센터, (사)텃밭보급소, (사)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사)도시농업포럼 서울지회, 건국대학교 농축대학원, S&Y도농나눔공동체, 노원몬드라곤협동조합, 농업회사법인 애그로비즈주식회사, (사)마중물에듀케어)으로, 이들 기관에서 운영하는 총 80시간의 '도시농업 전문가 양성과정'을 수료하면 됩니다. (
[(농업기술센터) 상반기 『도시농업 전문가 양성교육』 교육생 모집 공고])
©농림축산식품부 블로그 '새농이' 갈무리'도시농업관리사' 신청은 개인이 직접 온라인이나 우편, 방문을 통해 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신청은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모두가 도시농부' 홈페이지의 해당 페이지(
[도시농업관리사 자격증 발급 신청])를 통해 할 수 있습니다. 우편 접수는 '세종특별자치시 국책연구원5로 19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도농공감실 도시농업관리사 담당자(우편번호 : 30148)'로 할 수 있고, 방문 접수는 '세종특별자치시 국책연구원5로 19 농식품소비본부 도농공감실(2층)'에서 할 수 있습니다. 온오프라인으로 접수된 서류는 1차로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에서 국가기술 자격증과 도시농업 전문과정 교육 수료증 진위 확인 및 서류 심사를 진행하고, 2차로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재검증을 진행해 접수 완료일로부터 30일 이내에 발급됩니다.
좀 더 자세한 정보는 '모두가 도시농부' 홈페이지(
[모두가 도시농부])를 통해 얻을 수 있고, 문의 사항은 '도시농업 종합상담센터'(1855-1411)로 문의할 수 있습니다.
생태와 환경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시대 상황에 꼭 맞는 도시농업의 다양한 가치가 널리 퍼지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전문 인력의 수요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의 심화로 탄소중립이나 지속가능 발전, 환경을 주제로 한 교육의 필요성이 요구되면서 얼마 전(2월 21일) 통과된 '서울특별시교육청 학교텃밭 활성화 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이러한 흐름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도시농업을 내 삶에 좀 더 가깝게 끌어들이길 바라는 농부님들이 계시다면 올해 계획으로 '도시농업관리사'에 도전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도시농업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김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