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서울농부는 방춘하 서울농부입니다.방춘하 서울농부는 광장동 자투리텃밭에서 올해 처음 텃밭경작을 시작한 새내기 서울농부입니다. 광장동 자투리텃밭도 서울농부포털에서 취재 가는 것은 처음이었는데요. 이른 아침 약간 쌀쌀하지만 시원하게 느껴지는 아침공기와 그 속을 가르는 반짝반짝 빛나는 아침햇살은 방춘하 서울농부를 만나러 가는 길을 상쾌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광장동 자투리텃밭에 도착했을 때 더욱 기자를 더욱 들뜨게 했던 것이 있었는데요. 바로 광장동 자투리텃밭이 아파트단지 바로 옆에 사람들이 오고 가는 길가에 자리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우와, 이런 곳에 텃밭이? 좋다!"라는 소리가 자연스럽게 내뱉어졌습니다.하루도 빠짐없이 텃밭에 나와 작물을 돌봤다는 방춘하 서울동부의 행복한 도시농부 이야기, 이제 시작합니다.11:1의 경쟁률을 뚫고 만난 광장동 자투리텃밭갈수록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높아지듯이 식물도 반려식물이라고 해서 관심과 애정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에는 더욱 그렇다. 방춘하 서울농부도 식물에 관심과 애정이 많다. 길가에 버려진 작은 식물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꼭 집으로 가지고 와서 심어준다. 이렇게 식물에 관심과 애정이 많다 보니 자연스레 채소에 대한 관심과 애정도 많다. 그래서 집에서 화분에 키워보기도 했는데 잘 안됐다.
방춘하 서울농부는 2009년부터 여기 광진구 광장동에 살았다. 텃밭경작에 관심이 많은데 집에서는 잘 안되니 근교로 텃밭을 경작할 수 있는 곳을 찾아 헤맸는데 마땅한 곳이 없었다. 그러다 집 앞에 광장동 자투리텃밭이 생겼는데 텃밭에 관심이 있었는데도 광장동 자투리텃밭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직장을 다니면서 왔다 갔다 하며 보니 텃밭을 경작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그냥 개인이 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광진구청에서 운영하고 주민들이 신청해서 분양받아 농사짓는 것이었다.
광장동 자투리텃밭은 약 100여 세대가 함께 한 평 반 정도의 작은 텃밭을 일구는 곳이다. 세대별로 신청하고 추첨해 그 해 텃밭경작할 수 있는 사람들을 선정한다. 이전에는 개인별로 넣었었는데 그러다 보니 한 집에 몰리는 경우가 있어서 세대별로 한다.
"꼭 선정되고 싶었죠. 그래서 광진구에 살고 있는 저희네랑 저희 아들네, 막내여동생 아들네 세 집이 넣었어요. 그런데 조카가 된 거예요. 경쟁률이 엄청 쌨어요. 11:1이었대요. 바로 집 앞이라 아침 먹고 하루도 안 빠지고 와요. 운동 삼아 나와 돌봐줄 것 있으면 돌봐주고 오후에 출근하죠."
아쉬울 것 없이 모든 게 갖춰진 광장동 자투리텃밭방춘하 서울농부는 식물과 텃밭을 정말 사랑하지만 텃밭경작 경험이 올해가 처음이다. 앞서 말했듯 길 가다가도 화초 뿌리가 버려져 있으면 지나치지 못해 집에 가져와 심으면 잘 컸다. 그런데 작물은 달랐다. 작물은 집에서 화분에 심어 몇 개 길러봤는데 잘 안됐다.
올해 처음 텃밭을 경작하니 막막하거나 어렵기도 했을 텐데 방춘하 서울농부는 전혀 걱정이 없었단다.
"올해 처음 텃밭경작을 했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었어요. 반장님과 여사님들이 항상 상주하고 계시는데 모르는 게 있어 물어보면 바로 도움을 주세요. 그런 도움이 굉장히 크고 함께 농사짓는다는 느낌을 받아요. 시설도 너무 잘 돼 있고요. 농자재와 각종 물품도 늘 준비되어 있어요. 때마다 모종도 주시는데요. 올해도 세 번을 주셨어요. 상추와 고추, 토마토와 깻잎, 배추와 무요. 봄에는 열무 겉절이 해 먹는 열무 시앗도 같이 주셨어요. 아쉬울 게 전혀 없어요."
엄청난 칭찬이었다. 바로 광장동 자투리텃밭에 대한 흥미가 일었다. 그래서 잠깐 김주혁 광진구청 공원녹지과 도시농업현장총괄반장을 모시고 광장동 자투리텃밭에 대한 얘기를 잠깐 들어봤다.
"광진구에서 운영하는 자투리텃밭이 네 개소에요. 여기 광장동 자투리텃밭과 광나루, 아차산, 중랑천에 위치하고 있는데요. 보통 2월 말에서 3월 초쯤에 광진구 주민들을 대상으로 분양을 하고요. 작년에는 코로나19로 쉬었지만 도시농부학교도 운영하고 있는데, 텃밭 중 하나는 실습텃밭으로도 활용하고 있어요. 이렇게 자투리텃밭에서 텃밭경작뿐만 아니라 양봉과 버섯, 굼벵이 관련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어요. 오늘도 양봉 프로그램이 있는데 어린이집 아이들이 와서 교육을 받아요. 제가 도시농업현장총괄반장으로 네 개 텃밭을 돌면서 자투리텃밭을 관리하고 있고요. 기간제근로, 공공근로, 희망근로 등을 통해 여러분이 상주해 계세요. 민간단체분들과도 연계해서 도시농업 활동을 하고 있어요."
김주혁 반장과의 짧은 인터뷰 중에도 방춘하 서울농부는 "우리 반장님은 정말 자랑할 만해요. 완전 박사님이세요. 모르는 거 물어보면 척척 알려주세요."라며 광장동 자투리텃밭에 대한 광진구청의 지원에 거듭 흡족한 마음을 표현했다.
이웃의 기분 좋은 참견이 있는 광장동 자투리텃밭인터뷰 내내 행복한 미소를 머금었던 방춘하 서울농부는 그럼 텃밭경작하면서 언제 가장 즐거웠을까.
"봄에서부터 상추랑 고추 모종을 심어서 경작하기 시작했는데 상추 같은 경우는 2주 정도 지나서 바로 따먹기 시작했어요. 거의 올해는 채소를 사 먹지 않고 여기 텃밭에 와서 따먹고 지냈어요. 토마토, 깻잎도 여름 내내 따먹었는데요. 여름을 지나며 심은 배추와 무는 김장을 위해서였지만 이미 추석 때부터 겉절이를 만들어 먹기 시작해 지금까지 네 번 김치를 담가 먹었어요. 마지막 여덟 포기는 김장을 위해 남겨 놓았고, 붉은 고추도 올해 김장할 때 쓰려고 2근을 준비해 뒀어요. 사 먹지 않고 직접 농사 지어 먹으니 자연스레 유기농 채소를 먹게 됐는데요. 참 희한하게 직접 키운 작물에서 고소한 냄새가 나더라고요. 그래서 음식이 더 맛있어요."
텃밭은 심은 것보다 더 많은 수확물을 가져다준다. 방춘하 서울농부도 수확물들을 모두 소화할 수 없어 자연스레 가족들과 나눔 했다. 나눔의 즐거움이 절로 따라온 것이다.
방춘하 서울농부는 일을 하고 있어 평소에 동네 이웃들을 만날 기회가 거의 없었다. 그런데 텃밭에 오면서 이웃들을 만났다. 텃밭에 오는 이웃들은 서로 참견을 하게 되고 그러면서 자연스레 대화가 오간다. 우리는 보통 참견을 싫어하지만 텃밭에서의 참견은 기분 좋은 참견이다. 서로의 경험을 내어주고 작물이 더 잘 자라게 하기 위한 관심과 애정이기 때문이다. 보통 심는 작물과 달리 보기 드문 작물을 심은 서울농부가 나눠주는 작물들은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면서 텃밭경작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기록하고 널리 알리고 싶은 광장동 자투리텃밭방춘하 서울농부는 천성적으로 마음이 여린 편이긴 한데, 텃밭경작을 하고 난 후 특히 마음이 아플 때가 있다고 한다. '아니, 이렇게 텃밭경작을 좋아하시는데 언제 마음이 아프신 거지?'
"비가 오면 지렁이가 나오잖아요. 그러면 지나가는 길에 사람들한테나 자전거 바퀴에 깔려 죽어 있어요. 그런 모습을 보는 것이 너무 아파요. 저는 평소에 길을 가다가도 도로 위에 나온 지렁이를 보면 꼭 풀숲으로 옮겨줄 정도였거든요. 그래서 아이들한테도 지렁이를 보면 잎사귀에 실어서 밭에 놔줘라고 해요. 그러면 지렁이가 잘 살아서 가길 기원해요. 달팽이나 나비 같은 곤충이나 벌레가 작물에 피해를 주기 때문에 잡아주어야 한다는 점도 마음이 아파요. 이런 사실들은 몰랐다가 텃밭경작하면서 알게 된 것들 이예요. 이런 것들뿐만 아니라 농사를 지으면서 정말 많은 것들을 알게 되는데요. 그럴 때마다 반장님이 설명해 주시는데 설명해 주시는 것들을 최대한 자세히 기록해서 다른 사람들한테 잘 공유돼서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방춘하 서울농부는 서울농부포털에 글을 올리게 됐다. 아직은 인터넷을 활용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서 방춘하 서울농부가 조카에게 카톡으로 내용과 사진을 보내면 조카가 서울농부포털에 올리는 방식으로 글을 올려 왔다. 앞으로 SNS 교육을 받아 직접 올려볼 생각이다. 마침 구청에서 SNS 교육을 연다고 해서 신청할 생각이다.
방춘하 서울농부는 텃밭경작이 정말 즐겁다. 그래서 정년퇴직을 하고 나면 텃밭이 있는 집에서 살고 싶고 가깝게는 내년 광장동 자투리텃밭을 다시 분양받을 수 있길 고대하고 있다.
"내년에 꼭 돼야 해요. (웃음) 올해 농사를 지어봤으니 내년에는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도시에 텃밭을 만들 수 있는 공지가 많지는 않겠지만 가능한 많은 텃밭이 만들어져 더 많은 사람들이 농사짓는 즐거움을 함께 가질 수 있으면 좋겠어요."
방춘하 서울농부 인터뷰를 하면서 텃밭의 크기는 한평 반이지만 텃밭이 주는 행복의 크기는 엄청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방춘하 서울농부가 계속 아쉬울 게 없다고 얘기한 광장동 자투리텃밭을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우리 서울농부포털 기자들도 처음 접하는 텃밭인데 텃밭이 크지 않지만 관에서 책임지고 상주하며 광장동 자투리텃밭과 같은 곳이 네 곳이나 있다는 말에 놀라웠습니다. 관이 민에게 어떤 지원과 결합을 해야 하는지 그 본을 보여주는 것 같아 이후에 광진구 자투리텃밭을 우리 서울농부포털 독자님들께 소개해 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시 곧 광진구에 가봐야겠습니다.박미경 책임편집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