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서울농부는 조경열 서울농부입니다.조경열 서울농부는 40년 직장생활을 퇴직하고 2016년부터 강동구에서 텃밭농사를 지어온 도시농부입니다. 더불어 강동구 도시농업포털 기자단으로도 활동하고 계시면서 도시농업에 대한 애정을 기자단 활동으로 널리 확산시키고 계시는데요. 서울농부포털에 현장 뽐내기 게시판에도 그런 강동구의 도시농업을 뽐내 주셨습니다. 조경열 서울농부님이 도시농업을 왜 이렇게 뽐내고 계시는지 한 번 만나 보실까요?조경열 도시농부의 노후를 차지한 도시농업40년 동안 직장생활을 했다. 그동안 열심히 일했으니 이제 편안히 쉬어도 좋을 것 같은데, 가족들도 그동안 고생 많았으니 맘 편히 쉬라고 하는데, 조경열 도시농부는 그 '쉼'이 허전했고 착잡했다. 그 마음을 달래기 위해 운동을 시작했다. 집 근처에 있는 일자산 잔디공원을 거쳐 일자산 끝까지 걷고 산에 있는 운동기구를 이용해 운동도 했다. 그렇게 1년을 쉬지 않고 운동하니 없던 근육도 생기고 허벅지와 종아리도 굵어졌다. 몸에 자신이 생겼다. 마음의 여유가 조금은 찾아온 듯했으나 역시나 집에 돌아가면 뭔가 허전했다. 그러던 중 조경열 도시농부는 강동도시농업 텃밭분양에 대한 정보를 접하게 됐다.
조경열 도시농부는 시골에서 자랐기에 농업에 대한 향수가 있었고 평소에 텃밭을 경작해 보고 싶었지만 바쁜 일상에 그렇게 하지 못했던 터라 마음이 확 땅겼다. 강동도시농업 일자산텃밭 분양에 신청했고 텃밭을 경작하게 됐다.
"아무리 시골에서 자랐어도 중학교 3학년 때까지만 시골에서 자랐고 그 이후에는 서울로 올라와 객지생활을 했어요. 그래서 작물을 어떻게 경작해야 될지 모르겠더라고요. 근데 초보 도시농부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현장농부학교가 있더라고요. 교육도 이론만 하는 게 아니라 실습도 같이 하고요. 도움이 많이 됐어요."
강동구에서 진행하는 현장농부학교는 텃밭에서 운영하는 현장 특화 프로그램으로, 농사 이론과 실습 부족으로 텃밭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초보 도시농부들을 위한 현장 실습 프로그램이다. 조경열 도시농부는 막막했던 텃밭경작이 구체적으로 보이기 시작했고, 설레면서도 불안한 마음을 안고 텃밭을 경작했다. 다른 밭작물들은 잘 크는 것 같은데 조경열 도시농부가 심은 작물들은 잘 자랄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 그런데 잘 자랐고 그 과정을 직접 일구고 수확물을 거두다 보니 기분이 매우 좋았다. 조경열 도시농부는 현장농부학교를 들은 후, 도시농업전문가과정, 실내외텃밭정원사 양성교육, 생태순환토종학교 등도 수료했다.
이렇게 조경열 도시농부의 백지 같은 노후에 도시농업이라는 초록 빛깔이 채워지기 시작했다.
"우리를 있게 하는 농업을 중히 여겨야 합니다"텃밭이 3평 정도다. 사람들마다 3평 크기가 큰 건지, 작은 건지 다르겠지만 조경열 도시농부에게는 작았다. 심고 싶은 게 많았기 때문이다. 조경열 도시농부는 작물뿐만 아니라 꽃도 좋아해 꽃도 함께 심었다. 작은 공간에 많은 작물과 꽃을 효율적으로 심기 위해 작부도를 그렸다. 저번엔 작부도를 그리는 데 꼬박 이틀이나 걸렸다. 이렇게 40년 직장생활 퇴직 후 허전함과 착잡함을 텃밭농사로 채우면서 하루하루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 됐다.
지인들과 술 한잔하는 것도 자연스럽게 줄어드니 몸 상태가 좋아졌다. 텃밭에 가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니 마음 상태도 좋아졌다. 텃밭농사는 조경열 도시농부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유지시켜줬다.
텃밭농사의 즐거움을 손주들 하고도 같이 누리고 싶어서 손주들도 데려와 작물과 꽃들도 보여주고 채종도 시켜보고 한다. 손주들이 텃밭에 오면서 느꼈던 감정들이 커서도 남아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렇게 텃밭농사는 건강함, 즐거움, 고마움 등을 느끼게 해 준다.
조경열 도시농부는 이런 겨울이 되면 이번엔 어떤 씨앗을 모종 낼까 하고 골똘히 생각에 잠긴다. 2월이 되면 본격적으로 씨앗을 모종 내기에 마음이 설레기 시작한다. 집안에 있는 씨앗을 뒤적거리기도 하고 길동생태공원 가는 길목에 있는 화원에 들리거나 낙타고개 너머까지 가서 겨우 한 군데 농자재 판매하는 곳을 찾아 구입하기도 한다. 포토에 상토를 채우고 작물별 씨앗을 파종한다. 포트에 물을 주면서 언제 올라오려나 하고 기다린다. 이 기다림은 즐거운 기다림이다. 꼭 제때가 되면 올라와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간혹 올라오지 않는 것들이 있다. 그래서 들춰보면 올라오고 있는 중이었다. 조경열 도시농부는 내가 너무 성급했구나를 느끼면서 기다림의 미학을 배운다.
조경열 도시농부는 이렇게 텃밭농사는 앞서 얘기한 건강함, 즐거움, 고마움 등과 더불어 기다림을 배우게 해 준다고 한다.
모종을 내고 나면 본격적인 텃밭농사에 돌입한다. 특히 강동구에 있는 텃밭은 무비료, 무농약, 무멀칭으로 짓는 친환경 농법이라 시간과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 그래서 작은 텃밭이지만 대농처럼 부지런히 움직인다. 도시농업 관련 다양하고 깊이 있는 교육을 듣고 실제로 열심히 텃밭농사를 짓지만 모르는 것이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면 옆에 있는 도시농부에게 물어보고 이외로 쉽게 의문이 풀릴 때가 있다. 그렇게 이야기를 트기 시작하면 곧 텃밭이웃이 된다. 지역주민들이 텃밭에서 관계가 생기는 것이다. 서로 알려주고 도와주고 나누면서 이웃 간 소통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서로 재는 것 없이 텃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서로에게 쉽게 다가선다.
이에 조경열 도시농부는 도시농업이 본인이 직접 친환경 농법으로 작물을 경작하기에 믿을 수 있는 농산물을 먹어서 좋고, 새로운 이웃도 쉽게 만나고 사귈 수 있어 사람 사는 재미를 안겨준다고 한다.
이렇게 조경열 도시농부에게는 도시농업이 건강하고 안전한 삶을 보장하고 삶의 기쁨과 활력을 주는 요소이다. 그런데 모든 이들이 도시농업을 그렇게 여기지는 않는다. 조경열 도시농부도 텃밭농사를 짓다 보면 그렇게 여기지 않는 분들을 자주 보게 된다고 한다.
"텃밭보다는 공원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럴 수 있죠. 그런데 전 우리를 있게 한 뿌리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모두를 있게 하는 것은 농업이거든요. 농업이 없으면 우리는 생존할 수 없어요. 우리를 있게 한 농업을 너무 멸시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강동구 도시농업 소식은 이 손안에 있습니다"그래서 조경열 도시농부는 도시농업 소식을 지역주민들에게 많이 알리기 위해 2016년부터 강동구 도시농업포털 기자단 활동을 하고 있다. 무급 활동이지만 도시농업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뛰고 있다.
조경열 도시농부는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스토리 등 4개의 SNS와 강동구 도시농업포털에 소식을 올린다. 이렇게 소식을 올리고 나면 강동구에 가서 살고 싶다 등의 댓글이 달린다. 그런 댓글이 달리면 정말 뿌듯하다. 간혹 외국인도 "Beautiful!"이라고 달아주기도 한다. 그래서 매번 취재하고 사진 찍어서 소식을 올리는 게 쉽지만은 않고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긴 하지만 보람을 많이 느껴 취재하고 나면 빨리 집에 가서 올리고 싶다.
조경열 도시농부는 강동구 도시농업포털 기자단으로서 기자단이 더 채웠으면 하는 역량이 있다. 바로 본인이 그랬듯이 도시농업 관련 교육을 받아 지역주민들이 텃밭농사를 지을 때 어려움을 그때그때 해결해 주는 것이다.
"텃밭을 돌아다니면서 취재하다 보면 텃밭농사 관련해서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아요. 저는 그럴 때 즉시 해결해 주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제가 텃밭농사를 직접 지어보니 그렇더라고요. 바로 현장에서 즉시 처리되는 것. 그 역할을 기자단이 해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조경열 도시농부님과 인터뷰를 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정말 도시농업에 '진심'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무엇인가에 빠지면 그것에만 집중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조경열 도시농부님이 딱 그런 스타일이신 것 같았어요. 혹시 그런 스타일이시냐 여쭤보니 웃으시면서 그렇다고 하시더라고요. 조경열 도시농부님은 도시농업이 단순히 개인의 욕구만을 충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도시농업을 통해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만큼 도시농업을 사회적 농업으로 인식하고 더욱 많이 확산되길 바라다고 하셨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강둥구 도시농업포털 기자단 활동도 하시고 계시고요. 이렇게 도시농업에 '진심'인 도시농부님 덕분에 도시농업의 '진심'이 널리 퍼져 나갈 거라 생각됩니다.박미경 책임편집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