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유기농 원칙을 적극 실천하면서 토종종자 복원과 전통농업 실천, 공동체 복원 농사를 실천하는 데 정성을 쏟고 있는 사단법인 텃밭보급소는 올 한 해 자원순환 활동에도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특히 자원순환 교육활동가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서울시 관내 어린이집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화하고, 자체 제작한 음식물 쓰레기 퇴비통을 보급하는 사업(
['양동이 퇴비통'으로 집에서 퇴비를 만들어 보자.])을 펼쳐 자원순환의 가치를 알렸습니다. 지난 11월 24일(수)에는 활동가들이 한 해의 활동을 마무리하며 각자의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순환 생활에 관한 전시, 체험, 나눔 이야기가 어우러진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서울시 50플러스 남부캠퍼스에서 열린 이 날 행사는 텃밭보급소에서 제작한 토종씨앗 보드게임 놀이와 염주 열매로 팔찌 만들기, 수세미 열매로 쓰기 편한 수세미 만들기 체험과 함께 실생활과 자원순환 활동 현장에서의 음식물 쓰레기 퇴비화 경험을 나누는 시간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사단법인 텃밭보급소의 곽선미 대표와 참가자들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서울농부포털텃밭보급소 곽선미 대표의 인사말과 참가자들의 간단한 자기소개 후 토종씨앗 보드게임 놀이가 시작되었습니다.


참가자들이 토종씨앗 보드게임을 즐기고 있다. ©서울농부포털토종씨앗 보드게임은 놀이를 통해 낯선 토종 작물에 좀 더 쉽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도록 텃밭보급소에서 직접 제작한 보드게임입니다. 실제적인 절기와 기후, 토종 작물들을 두루 다루어 농사에 대한 관심이 조금만 있더라도 큰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되었고, 전체적인 디자인과 만듦새도 좋아 누구에게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요소를 잘 갖춘 게임입니다. (
['표향 토종씨앗농사판놀이' - 보드게임. 직접 해보았습니다.]) 대다수 참가자들이 이 날 처음 게임을 접했지만 금세 빠져들어 즐겁게 한 판 놀았습니다.


참가자들이 염주 열매로 팔찌를 만들고 있다. ©서울농부포털토종씨앗 보드게임 놀이가 끝난 후 염주 열매로 팔찌 만들기 체험이 이루어졌습니다. 우리가 흔히 불교에서 사용하는 법구로 알고 있는 바로 그 염주를 만드는 염주 열매입니다. 줄기, 뿌리, 씨앗, 씨앗 껍질 등 모든 부분을 약재로 쓰는 열매로 간염, 간경화 같은 간질환에 명약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생명력이 강해 염주로 만들어진 열매를 수십 년 동안 목에 걸고 다니다가도 땅에 심으면 싹이 튼다고 합니다. 염주 열매의 중앙에 바늘로 구멍을 내고 실을 꿰어 팔찌나 목걸이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참가자들이 수세미를 자르고 꿰매 사용하기 편하게 만들고 있다. ©서울농부포털한쪽에서는 쓰기 편한 수세미를 만드는 체험이 진행되었습니다. 수세미를 잘라 속의 심지를 제거하고 겉면을 실로 잘 꿰매 주니 설거지 하기에 딱 좋은 크기와 모양이 되었습니다. 마른 상태에서는 뻣뻣하지만 물에 젖으면 부드러워지는 천연 수세미는 어떤 식기에도 마음 놓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미세 플라스틱에서도 자유로우니 환경을 생각하는 최고의 주방용품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행사장 한 편에는 토종씨앗과 각종 서적, 도구들이 전시되었다. ©서울농부포털행사장 한 편에는 토종씨앗과 각종 서적, 도구들이 전시되어 참가자 이외에도 행사장을 지나던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참가자들이 자원순환 퇴비화 교육 현장에서의 활동과 경험을 나누고 있다. ©서울농부포털행사의 마지막에는 이야기 나눔의 시간이 마련되었습니다. 텃밭보급소의 자원순환 교육활동가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수업을 듣고 유치원, 어린이집에서 활동한 활동가들과 텃밭보급소에서 제작한 음식물 쓰레기 퇴비통으로 텃밭이나 집에서 직접 퇴비를 만들었던 일반 참여자들이 각자의 활동과 경험들을 자유롭게 나누는 자리였습니다. 이 자리에서 참가자들은 각자의 공간에서 퇴비를 만들었던 과정과 그것을 활용해 아이들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자원순환의 원리를 알려주는 것에 대한 즐거움과 가치를 이야기하고, 한 편으로는 시간이나 공간 상의 제약으로 인한 퇴비 만들기의 어려움이나 실패담도 나누면서 서로의 경험을 공유했습니다. 직접 만든 퇴비를 가져와 다른 참가자들과 비교해 보는 시간도 가지고, 텃밭보급소에서 제작해 보급한 퇴비통의 개선 방향이나 보완점에 대해서도 열띤 토론을 벌였습니다. 행사를 마무리하며 텃밭보급소의 곽선미 대표는 기후 위기 시대에 음식물 쓰레기로 퇴비를 만드는 자원순환의 가치를 강조하면서, "앞으로도 더 많은 분들이 자원순환 퇴비 만들기에 참여할 수 있도록 겨울잠을 자지 않고 계속 고민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위기의 시대를 맞아 지속 가능성이라는 말이 이제는 일상 용어처럼 쓰이고 있습니다. 아마도 우리의 세상이 이대로 가면 단절될 것이라는 위기감 때문일 것입니다. '지속 가능'하다는 것이 시작이 있되 유지되어 끝은 없어야 하는 것이라면, '순환'만이 답일 것입니다. 텃밭보급소의 음식물 쓰레기 자원순환 노력이 집집마다 퍼져 우리 생활에서부터 지속 가능성이 살아나길 바라봅니다.
김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