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일, 오후 3시, 금천 한내텃밭에서 금천구 나누리지역아동센터 초등학생 14명이 참여한 가운데 ‘토종 씨앗이 서울의 미래다’ 행사가 진행됐다.
김덕순(금천도시농업네트워크 강사단장) 강사의 우리 땅에서 자라는 토종에 대한 이야기로 행사를 시작했다. 이날 여러 체험활동의 주제인 토종 채소는 이름과 모양이 낯선 ‘선비잡이 콩’과 ‘개성 배추’였다. 활동에 참여한 초등학생들에게 콩 이름을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 과거 보러가는 선비, 주모, 주모 딸의 역할을 회원들이 각각 맡아 ‘선비잡이 콩’의 이름이 붙게 된 유래에 대한 즉석 역할극이 시도됐다. 연둣빛 콩에 먹물 자국 같은 검은 색이 약간 돌아 콩의 모양과 색에 따라 ‘선비잡이 콩’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도 한다.


토종에 대한 이야기를 끝내고 텃밭으로 자리를 옮겨 토종 배추인 ‘개성 배추’와 ‘포기 배추’를 비교해 모양, 자라는 형태, 맛 등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학생들이 직접 ‘개성 배추’와 ‘포기 배추’를 뽑아보며 수확하는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텃밭 길을 따라 콩밭에 가서 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선생님이 잘라주는 콩 가지 하나씩을 들고 콩 꼬투리를 따는 체험을 했다. ‘선비잡이 콩’이 여물지 않은 빈 꼬투리가 섞여 있었다.
선비잡이 콩에게 발자국 소리를 가장 많이 들려준 김정기 회원은 “올해 선비잡이 콩 농사는 아주 만족한 편은 아니다. 콩 농사는 처음 지어보는 거라 노린재 벌레가 나타났을 때 빨리 방재하지 못한 탓으로 노린재 피해가 있었다. 콩 모종으로도 심기도 하고 직파로도 뿌려 두 가지 병행해 농사를 지었다. 300g 받아온 토종 씨앗을 배인 600g 다시 보낼 수 기쁘다”고 했다.

텃밭에서 자리를 옮겨 준비한 선비잡이 콩밥과 다진 야채, 참깨 등을 넣어 모양내어 주먹밥을 만들고 뽑은 개성 배추와 포기 배추로 겉절이를 학생들이 직접 버물렸다. 직접 만든 주먹밥과 포기 배추 겉절이와 개성 배추 겉절이를 시식 한 학생들에게 겉절이 맛의 차이를 묻자 학생들은 개성 배추 겉절이가 더 맵다고 대답했다. 선비잡이 콩맛은 단맛이 조금 난다고 했다.
김언약(12세) 학생은 “오늘 직접 해본 배추 뽑기, 선비잡이 콩 따기, 김치 버무리기, 주먹밥 만들기 모두모두 재미있어요”라며 웃었다. 함께 참여한 박연아(11세), 김해림(11세) 학생에게 오늘 만든 음식이 맛있는 이유에 대해 묻자 “직접 해서, 친환경이라서, 토종이라서, 우리 같이 만들어서 맛있어요”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직접 만든 선비잡이 콩 주먹밥을 먹으며 토종에 대한 퀴즈를 풀고 당근 등 가을 채소가 상으로 제공됐다.
김덕순 강사는 “토종이 우리 몸에 가장 잘 맞는 음식이고 먹어보면 은근하고 깊은 맛이 있으니 자주 먹고 잘 먹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기 회원은 “아이들이 선비잡이 콩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콩밭을 남겨놓기를 잘 했다. 오늘 콩밥도 맛있게 먹는 것을 보니 보람된 농사를 지은 것 같다”며 흡족해 했다. 검은 까치콩, 염주 율무, 조선 호박씨 함안뿔 시금치 등 여러 토종씨앗 관찰하기로 행사는 마무리됐다.
올해 금천도시농업네트워크가 선비잡이 콩 씨앗을 받아 키우고 채종한 선비잡이 콩은 다시 서울도시농업시민협의회에 보낸다. 이렇게 여러 단위에서 되받은 다양한 토종 씨앗들이 모아져 다시 여러 공동체에게 토종 씨앗 나눔을 하게 된다. 서울도시농업시민협의회의 토종 종자 보급·보존 사업은 토종 종자를 알리고 보급하고 재배를 확산시키는 지속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토종 씨앗이 서울의 미래다’ 행사를 진행했으며 금천구에서는 금천도시농업네트의 주관으로 행사가 이루어졌다.
김현미 도시농부기자단(금천도시농업네트워크 운영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