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서울농부는 정효연 서울농부입니다.
정효연 서울농부는 새내기 서울농부입니다. 현재 장위1동 주민자치회 회장인데요. 동 주민자치회 회장인 만큼 주민들과의 소통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주민들과의 소통을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옥상텃밭 경작을 생각하게 되셨다고 합니다. 새내기 서울농부지만 그 의지만은 새내기가 아니였는데요. 정효연 서울농부의 주민과의 소통과 화합을 위한 텃밭경작, 한 번 만나 보실까요?
주민과의 소통과 화합을 위해서라면
장위1동 주민자치회 회장 정효연 서울농부는 이전부터 마을에 관심있고 마을 일을 해 온 마을일꾼이었다. 현재는 동 주민자치회 회장을 하고 있지만 이전에는 통장, 구의원 등도 하며 마을살이를 했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정효연 서울농부의 관심의 대상은 '주민'이고 주민과의 소통과 화합을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실천한다.
그런데 코로나19 이후 주민과의 소통이 어려워졌다. 만나질 못하니 화합도 힘들어졌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주민과의 소통과 화합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옥상텃밭을 생각해 냈다. 현재 살고 있는 공동주택에 옥상이 있었고 흙이 있었다. 물론 텃밭경작을 하려고 흙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고 열을 막아주려는 목적이었다. 작물들이 뿌리를 내릴려면 흙이 더 있어야 할 것 같아 흙을 더 넣고 작물을 심어보자 했다. 어려울 것 같지 않았다.
"요즘에 보면 내 뜻하고 안 맞는 사람들하고는 만나지 않으려고 해요. 그러다 보니깐 맞는 사람들끼리만 모이게 되는데, 텃밭 경작하면서는 그럴 일이 있을까요? 아침에 가서 물 주고 주말에 시간 되시는 분들이 옥상에 올라와 텃밭을 가꾸면서 대화를 터 나가면 좋겠다 싶었어요. 텃밭경작이 모두를 소통하고 화합시키는 매개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나에겐 옥상텃밭의 경험과 옥상이 있으니정효연 서울농부를 새내기 서울농부라고 소개했지만 텃밭을 경작해 본 경험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정효연 서울농부가 2002년 4층집을 지었었고 옥상에 텃밭을 만들었다. 상추, 부추, 고추 등 텃밭 작물과 포도, 오가피, 두릅 등 나무 등도 심었었다. 가족이 먹고도 남을 만큼 수확물이 넘쳤고 주변 주민들에게 나눠줬다. 주민들도 시골에 갔다가 캐온 작물들을 옥상에 가져다 심기도 했다. 이렇게 옥상텃밭은 주민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릴 수 있는 좋은 공간이었다.
그래서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이사와서도 자연스럽게 옥상텃밭을 해 보자 했던 것이다. 올해는 우선 시범적으로 혼자 해 봤다. 정효연 서울농부는 좋지만 이것을 불편해 할 수도 있는 주민들이 있을 수 있기에 옥상의 수도시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집에서 직접 물을 길어 올려서 작물을 재배했다.
"저희 공동주택이 7세대인데, 카톡방이 있어요. 거기에 옥상을 텃밭으로 해 보겠다고 조심스럽게 올렸어요. 전 좋지만 싫으신 분들도 계실 수 있잖아요. 그런데 거부감을 보인 주민분들은 안 계셨고, 주민 한 분은 옥상에서 쓰라고 고향에서 가져온 퇴비를 나눠주고 진딧물 잡는 법도 알려주셨어요. 그럼 동의하는 거 아닌가요? (웃음)"
그런 찰나에 올해 구정 소식지를 봤는데 도시농업 관련 소식을 봤고, "그래, 이거다!" 싶었다. 바로 구청에 전화하고 담당 주무관과 통화하고 만나기로 했다.
"구청에서는 매년 상자텃밭을 분양하더라고요. 하나에 8,000원이던데 10개 해 봐야 80,000원이잖아요. 저흰 7세대니깐 56,000원이고요. 지금 있는 옥상텃밭이 부족하면 상자텃밭 분양받으면 되는데 그 비용도 크지 않아요. 솔직히 주민분들이 부담되면 함께 하기 힘들어요. 그런데 그 정도면 부담도 없고 얻는 게 많아요. 우리가 자주 먹는 상추, 고추, 오이, 가지 같은 것을 사지 않고 여기서 따가지고 가서 드시면 얼마나 좋아요. 올해 혼자 경작하고 카톡방에 편안히 따가지고 가서 드시라고 올렸어요. 그렇게 하나씩 소통해 나가는 거죠."
우리 동네 모든 옥상에 텃밭을 만드는 게 꿈정효연 서울농부는 현재 살고 있는 공동주택에서 먼저 옥상텃밭으로 주민들과 소통과 화합을 만들어 보고 성공사례로 만들어 장위1동 주민자치회 주민자치위원들에게 전파할 계획이다. 그래서 흙과 옥상이 있는 모든 곳에 텃밭을 경작해 부담없이 주민들이 소통하고 화합하게 만들고 싶다. 그렇다면 정효연 서울농부가 이렇게 주민들의 소통과 화합을 강조하는 이유가 뭘까?
"간단해요. 제가 지금 주민자치회를 하고 있잖아요. 주민들로부터 의제를 발굴하고 의제 선정을 위해 투표도 하고 그래요. 그런데 하고 나면 주민들이 그 의제에 대해 아무 것도 몰라요. 그건 아닌 거죠. 그럼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하냐면 만나서 얘기해야죠. 예전에는 반상회가 있었어요. 그런데 요즘엔 그런 것도 없고 코로나19로 만나질 못하니 정말 주민들끼리 소통하지 못해요. 어쨌든 만나야 소통도 하고 화합도 하는데 지금 시기에 아무 부담없이 편안하게 만날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하다가 텃밭만 한 게 없다 생각한 거죠. 지금은 우리 7세대로 시작하지만 우리 동네 흙과 옥상이 있는 곳을 모두 텃밭으로 만들 거예요."
정효연 서울농부의 텃밭경작 끝에는 주민들의 소통과 화합으로 주민이 마을의 주인이 되는 꿈이 있었습니다. 텃밭경작을 통해 이웃과 나누고 건강한 삶을 실현하는 서울농부들이 많이 계시는데 텃밭경작을 통해 이웃과 소통해서 마을의 주인이 되게 하고 싶다고 직접적으로 말씀하시는 이달의 서울농부님은 처음 만난 것 같아요. 역시 주민자치회장님이시구나 했습니다. 내년에는 정효연 서울농부님 혼자가 아니라 7세대 이웃 모두와 함께, 그리고 정효연 서울농부님 공동주택뿐만 아니라 장위1동 모든 건물에 텃밭으로 가득하길 바랍니다.박미경 책임편집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