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보전과 자원 순환의 가치가 널리 퍼지면서 음식물 쓰레기 등을 활용해 퇴비를 직접 만들어 사용하려는 도시농부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에 발맞춰 도시농업 단체들은 좀 더 쉽고 깔끔하게 퇴비를 만들 수 있도록 퇴비통을 제작해 보급하고 있습니다. 많은 경험과 연구를 통해 점점 더 개선된 퇴비통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대개의 경우 부피가 커서 작은 텃밭이나 옥상, 베란다 같은 공간에서는 사용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이에 텃밭보급소와 전환기술사회적협동조합이 힘을 합쳐, 집에서도 음식물 쓰레기를 활용한 퇴비를 만들 수 있는 작은 용량의 '양동이 퇴비통'을 만들었습니다.
지난 7월 3일 토요일, 용산가족공원 텃밭에서 텃밭보급소의 주관으로 도시농부들이 '양동이 퇴비통'을 직접 만들어보는 행사가 열려 다녀왔습니다.
발열 체크와 명부 작성은 필수입니다.
먼저 '양동이 퇴비통'을 활용해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로 만드는 법을 배웁니다.
음식물 퇴비 만드는 순서1. 통 바닥에 종이박스를 찢어 두툼하게 깔고 5cm 정도 톱밥(왕겨)을 채운다. 2. 음식물을 2-3cm 정도 골고루 펴서 넣는다. 3. 톱밥(왕겨, 종이)을 5cm 정도 넣는다.4. 2, 3번을 반복하며 음식물을 모두 넣고 맨 위를 톱밥(종이박스, 신문지 등)으로 두툼하게 덮어준다. 5. 뚜껑을 닫는다.* 음식물 크기가 작을수록 좋고, 커피 찌꺼기, 흙 등이 도움이 됩니다. * 다음번 음식물을 넣을 때 이전에 넣어둔 것을 가능한 만큼 섞어줍니다. *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섞어주면 공기가 들어가 발효가 빨라집니다. * 수분이 많다면 톱밥이나 종이, 왕겨, 낙엽, 마른풀 등을 넣어 섞어줍니다. * 초록색 풀은 음식물이라 여겨주세요.기억해 주세요.* 처음 음식물 쓰레기를 넣고 마지막 채우기까지 음식물은 퇴비통의 80% 정도까지만 채웁니다.* 수분 조절의 최적 상태는 50-60%. (뚜껑을 열었을 때 젖어 있는 느낌. 주먹으로 쥐었을 때 한 두 방울 물이 나옴.)* 음식물 쓰레기를 채운 후 2-3주 후에 나오는 침출수는 액비로 사용 가능합니다.* 톱밥(왕겨) 대체제: 밭흙, 폐상토, 분쇄 낙엽, 분쇄 골판지, 신문지 등 * 투여 금지 품목: 닭 뼈, 등 뼈, 털, 계란 껍데기, 통째 버리는 음식물(신김치, 된장, 고추장 등), 썩은 음식물 * 고춧대, 가지대, 옥수숫대, 배추 찌꺼기, 풀, 옥수수 껍질 등은 잘게 잘라 음식물과 같이 투여* 수분 보충제: 쌀뜨물, 오줌* 퇴비화 기간: 봄・가을: 3-4개월, 여름: 2-3개월, 겨울: 발효 정지 상태 * 퇴비 2주 후부터 하얀 방선균・버섯류 등이 보이기 시작하고, 흙냄새가 나면 퇴비가 완성된 것입니다. 퇴비통 제작에 앞서 안철환 에코11 대표가 짧은 강연을 통해 유기질 퇴비와 흙의 관계에 대해 설명하고, 그것을 순환시키는 인간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인간은 자연에 있어 퇴비 제조기"이고 "'자연 순환의 매개자'가 신이 부여한 인간의 역할"이라며, "살아서도 흙으로 돌아가자"라고 말한 부분이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강연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퇴비통을 만들어 봅니다. '양동이 퇴비통'은 안쪽 통과 바깥쪽 통, 총 두 개의 통을 겹쳐서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먼저 안쪽 통의 바닥과 옆면에 구멍을 내서 침출수가 배출되고 공기가 통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침출수를 모아 밖으로 빼내기 위해 바깥쪽 통에도 구멍을 내줍니다.
바깥쪽 통에 낸 구멍에는 밸브를 달아 침출수를 더 간편하고 깔끔하게 빼낼 수 있도록 합니다.
안쪽 통과 바깥쪽 통을 겹쳐서 뚜껑을 닫아주면 완성입니다.
행사를 주관한 텃밭보급소의 곽선미 대표는 '양동이 퇴비통'의 가장 큰 장점으로 크기가 작아 각 가정의 베란다 정도의 공간에서 사용할 수 있고, 용량이 적어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해서 퇴비로 만드는 순환의 주기를 좀 더 빠르게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이미 교육을 받고 사용하고 있는 분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전한 곽선미 대표는, 앞으로 연구를 통해 퇴비통을 집 안 싱크대 옆에 놓고 바로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텃밭보급소의 카페(
https://cafe.daum.net/gardeningmentor)에는 게시판이 마련되어 '양동이 퇴비통'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나누도록 하고 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참고하셔서 각자의 퇴비통 제작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직접 만들어보니 퇴비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이해만 있다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만들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