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마을장터가 어김없이 찾아온다. 지난해 코로나19로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었던 마을장터들이 다각도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
[코로나19 시대, 마을장의 활로]) 서울의 대표적인 마을장터인 '은평 꽃피는 장날'과 '노원 마들장'이 모두의 미래를 찾기 위한 새로운 방식을 가지고 재개 소식을 알렸다.
은평 꽃피는 장날©'은평 꽃피는 장날'이 오는 5월 29일(토)을 시작으로 한 해 장터를 열어 간다.코로나19가 오기 전 은평구의 대표적인 마을장터로 대규모 장을 열었던 '은평 꽃피는 장날(이하 '꽃장')'은 작년 한 해 동안 규모를 축소하고 장소를 분할하면서도 지역 소농과 주민들 간의 끈을 놓지 않으려 분투해 왔다. 작년의 어려움을 경험으로 삼아 올해의 장터는 작아진 규모라도 멈춤 없이 정기적으로 열릴 수 있도록 준비했다.
올해 총 6회로 계획된 '꽃장'은 5월 29일(토)을 시작으로 10월까지 매달 네 번째 토요일에 은평구사회적경제허브센터(녹번역 4번 출구) 주차장에서 열린다. 6회 중 3회는 일반적인 오프라인 장터인 '반짝 꽃장'으로, 3회는 픽업(pick-up) 방식의 '꾸러미 꽃장'으로 준비되었다. 특히 '꾸러미 꽃장'은 코로나19 상황에 대응해 작년 처음 도입한 방법으로(
[마을장터의 새로운 시도, '반짝 꾸러미 꽃장'이 열린다.]), 소비자가 카카오톡을 통해 주문하고 정해진 장소에서 수령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최소한의 대면 방식으로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는 좀 더 정교하게 방식을 다듬고 횟수를 늘려 장터를 열고, 상황에 따라 오프라인 장터와 병행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한편 '꽃장'은 온라인 소비자 회원 모집을 통해 일상적으로 온라인 주문이 가능한 방법을 모색하며, 이를 위해 소비자 회원과 지역 소농을 연결할 온라인 사이트 구축을 준비 중이다. '꽃장'을 총괄하고 있는 곽선미 실무팀장은 코로나19 상황에 대응하는 '꽃장'의 노력을 소개하면서도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비대면의 다양한 방식들을 고민하고 있지만, 마을장터가 지역과 지역, 사람과 사람이 모이고 만나는 장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아쉬움이 많아요. 어쨌거나 '꽃장'은 멈추지 않겠습니다. 상황이 진정되는 그날, 더 깊은 만남을 가질 수 있도록 기다리고 준비하겠습니다."
'꽃장'의 자세한 소식과 정보는 블로그(
[은평 꽃피는 장날 :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 만날 수 있다.
노원 마들장©'마들장'이 오는 6월 12일(토)을 시작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망라한 한 해 장터를 열어 간다.노원 주민들의 나들이 장터로 자리 잡았던 '마들장'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작년 4차례의 장터를 열었다. 그나마도 제한된 조건으로 2주에 걸쳐 주말 동안 몰아서 진행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이에 대한 타개책으로 올해의 '마들장'은 오프라인 장터와 함께 본격적인 온라인 장터를 계획하고 있다.
먼저 오프라인 장터는 노원구의 등나무근린공원에서 6월 12일(토)을 시작으로 7월 3일(토), 9월 11일(토), 9월 25일(토), 10월 9일(토)까지 총 5차례 열리게 된다. 예년에 비해 여전히 제한적인 조건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지만, 도시민들과 지역 농부들을 연결하는 장터로써의 역할과 지역 주민들의 나들이 공간으로써의 역할을 충실히 이어가도록 준비하고 있다.
온라인 장터는 유튜브를 통한 실시간 중계로, 6월부터 10월 사이에 총 5차례 방송을 송출할 예정이다. 3-4팀의 판매자가 스튜디오에 직접 나와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6-7팀의 판매자는 각각의 현장에서 줌(Zoom)을 통해 연결하는 방식으로 총 10여 팀의 판매자를 매회 출연시킬 계획이다. 댓글을 통해 실시간으로 주문을 받고 배송을 하며, 라이브 방송 이후에도 일정 기간 동안 영상을 남겨 두고 댓글로 주문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식도 기획하고 있다. '마들장'은 이를 위해 작년 오프라인 장터 때 테스트 차원에서 장터를 실시간으로 중계하고 댓글로 주문을 받은 바가 있다. '마들장'을 총괄하는 김의동 운영위원장은 온라인 장터에 대한 기대와 함께 현재 상황에 대한 어려움도 내비쳤다.
"온라인 장터에 대한 기술적인 테스트는 이미 마친 상태입니다. 본격적인 라이브 방송에 대한 부담도 있어 기대 반 우려 반이지만 부족한 부분들은 진행해 나가면서 보완할 예정입니다. 어렵지만 장터를 지키려고 갖은 방법들을 고민하는 것은 농가들을 위해서입니다.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운 때이고 장터도 어렵지만, 누구보다도 농가들이 가장 어려운 상황입니다. 장터는 농가를 돕는 매개이고 수단입니다. 다 같이 이겨내자는 마음으로 소비자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마들장'의 자세한 소식과 정보는 밴드(
[마들장 | 밴드])를 통해 만날 수 있다.
한편 또 다른 대표적 마을장터인 '금천 화들장'은 아쉽지만 올해는 장터를 따로 열지 않는다. 대신 '동네부엌 활짝'을 통한 '언니네텃밭' 상품들의 거점 배송에 주력할 예정이다.
김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