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회 서울도시농업박람회 조형물매년 도시농업의 성과를 알리고 도시농부들의 축제의 장이 되어온 서울도시농업박람회가 올해 제10회를 맞아 5월 27일(목)부터 5월 30일(일)까지 양천구의 안양천 자연학습장 일대에서 개최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열리는 이번 박람회는 '도시농업과 힐링'이라는 주제로 서울시와 양천구가 공동 주최한다. 10회 차 10년의 역사를 이어오며 다원적 가치를 확인하고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온 박람회의 지난 발자취를 돌아본다.© 서울도시농업백서(2020)© 서울도시농업백서(2020)제1회 서울도시농업박람회(2012년 6월 14일-17일. 서울광장, 광화문광장)서울시가 도시농업 원년으로 선포한 2012년, 이에 맞춰 서울시, 농림수산식품부, 농촌진흥청의 공동 주최로 제1회 도시농업박람회가 개최되었다. 서울광장 일대에 주제관, 일자리관, 정보관, 재활용관 등 각종 전시관과 화분 만들기, 모내기 체험, 곤충 체험 등 체험관을 마련해 도시농업을 알리고 시민들에게 직접 도시농업을 체험할 수 있는 장을 만들었다. 특히 광화문광장에서 전국의 쌀 브랜드 상자벼 전시가 이루어져 도시민들의 벼 재배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한편, 서울시청 후생관에서 열린 학술대회에서는 도시농업의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미래를 대비한 연구와 역할 분담 등의 도시농업 현안에 대한 토론이 이루어졌다.
제2회 서울도시농업박람회(2013년 5월 30-6월 2일. 서울광장 및 지역 텃밭)제2회 서울도시농업박람회는 서울시와 경향신문사가 공동 주최해 "텃밭 가꾸는 도시, 행복 키우는 시민"을 주제로 개최되었다. 서울광장 일대의 주 행사장과 함께 서울 지역 7곳의 텃밭(노들텃밭, 한내텃밭, 시청 양봉장, 상일동 공동체텃밭, 도봉동 친환경 영농체험장, 파절이 공중텃밭, 종로 이화마루)과 연계한 프로그램으로 민간의 주도적 참여가 돋보이는 행사가 되었다. 빗물 체험, 음식물 퇴비화, 지렁이 분변토와 폐자재를 활용한 텃밭상자 만들기 등을 통해 순환 도시농업의 사회적 가치를 전하기도 했다. 학술대회에는 일본과 대만의 도시농업 전문가들이 초청돼 각국 도시농업의 현재와 발전 방향을 나누며 국제적인 네트워크의 기반을 마련했다.
제3회 서울도시농업박람회(2014년 9월 23일-26일. 서울광장)제3회 서울도시농업박람회는 서울시와 경향신문사가 공동 주최해 "텃밭에서 식탁까지"를 주제로 개최되었다. 어린이들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체험 프로그램이 활발했고, 도시농업 교육과 전문가 과정에 대한 정보를 찾는 시민들이 많아져 농업기술센터관 등의 참관객이 많아졌지만, 전체적으로는 세월호 참사로 봄에서 가을로 일정이 연기되고 장마가 겹치면서 다소 작은 규모가 되어 시기와 장소에 대한 검토를 숙제로 남겼다.
제4회 서울도시농업박람회(2015년 6월 4일-7일. 서울광장)제4회 서울도시농업박람회는 서울시와 경향신문사가 공동 주최해 "함께하는 생활 속 도시농업"을 주제로 개최되었다. 같은 해 4월 발표한 <서울시 도시농업 2.0 마스터플랜>을 구현해 생활 속에서 실천 가능한 모델을 제시하는데 중점을 두고 실제의 부엌, 베란다, 정원, 회사 옥상 등을 활용한 도시농업의 사례를 전시했다. 또 기존의 전시관을 미래산업, 힐링농업, 생태환경, 도농교류 등의 테마별로 재구성해 시민들이 더 쉽게 도시농업과 어우러질 수 있도록 했다. 메르스의 영향으로 다소 축소된 학술대회는 '서울도시농업의 지속가능성을 묻다'라는 주제로 마련되었고, 학교텃밭(오류중학교)과 공동체텃밭(강동 공동체텃밭)을 직접 둘러보고 현장에서 토론하는 '모바일 워크숍'도 진행되었다.
©서울도시농업백서(2020)제5회 서울도시농업박람회(2016년 5월 19-22일. 서울어린이대공원)
제5회 서울도시농업박람회는 서울시와 경향신문사가 공동 주최해 "오색오감으로 즐기는 도시농업"을 주제로 개최되었다. '오색오감'이라는 주제에 맞춰 5개의 존(미래산업존, 청년교류존, 오색힐링존, 오감체험존, 오행상상존)과 5개의 관(정책홍보관, 콩특별관, 서울텃밭, 농업기술센터관, 공공프로젝트관)으로 이루어진 다양한 전시 및 체험 행사를 진행했다. 특히 처음으로 서울광장을 벗어나 자연과 어우러지는 녹지 공원에서 박람회가 열려 시민들의 접근성과 관람 편의성을 높였다. 학술대회는 국제 컨퍼런스로 확대되어 '콩세알 이야기 -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로 함께 살아남기'라는 주제로 10개국의 도시농업 전문가들을 초청해 시민들과 각자의 경험과 사례를 나누었다. 본 회의 이외에도 환영 행사, 회담, 현장 투어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소통의 기회를 넓혀 내실 있는 국제 교류의 장이 되었다.
제6회 서울도시농업박람회(2017년 5월 18일-21일. 서울어린이대공원)
제6회 서울도시농업박람회는 서울시가 단독으로 주최해 "도시농업의 멋과 맛"을 주제로 개최되었다. '도시농업의 멋은 농촌농업의 맛에서 온다'는 취지로 '멋'과 '맛'으로 구분해 전시 및 체험관을 조성했다. 특히 전라북도의 13개 시군과 협업해 운영한 '도농상생-멋스런 팜'과 체험마을 프로그램은 도농상생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기회가 되었다. 또 박람회장에는 서울시 역사 도심권 7개 권역의 농업과 문화를 재해석한 실물 텃밭이 설치되어 역사를 통한 도시농업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장으로 삼았다. 온라인에서의 소통을 강화한 '현장 스튜디오'도 도입되어 박람회 기간 동안 각 도시농업 커뮤니티를 연결하고 도시농부들의 토론을 온라인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9개국의 연사가 참여한 국제 컨퍼런스는 본 회의 이외에도 각 연사들이 실습을 통해 각자의 사례를 설명하는 현장 워크숍이 진행되어 시민들과 실질적인 교류를 나누도록 했다. 제6회 서울도시농업박람회는 총 23만여 명이 참여해, 현재까지 모든 면에서 역대 최대의 도시농업박람회로 기록되고 있다.
제7회 서울도시농업박람회(2018년 5월 17일-20일. 강동구 일자산 일대)제7회 서울도시농업박람회는 서울시와 강동구가 공동 주최해 "도시농업과 일자리"를 주제로 개최되었다. 박람회의 참여 범위와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 처음으로 자치구인 강동구가 공동 주최자가 되었고, 서울시 14개의 자치구와 시민 단체들이 연계해 협치와 협업이 이루어졌다. 강동구가 가지고 있던 기존의 도시농업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강동구 도시농업 투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었으며, 도시농업 단체들에게 활동 공간과 기회를 제공해 시민참여형 도시농업박람회로 운영되었다. 주제에 맞춘 '일자리 그린웨이' 프로그램은 텃밭 목수, 자원순환 전문가, 도시농업 NGO 등 도시농업을 일자리로 가지고 있는 실존 인물들을 소개하며 도시농업의 미래 비전과 일자리 창출의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주었다.
제8회 서울도시농업박람회(2019년 5월 16일-19일. 관악구 낙성대공원 일대)제8회 서울도시농업박람회는 서울시와 관악구가 공동 주최해 "도시농업과 건강"을 주제로 개최되었다. 기존의 일반적인 전시관, 체험관을 포함하면서도, '텃밭' 자체를 박람회의 전면으로 내세워 생태순환 텃밭, 시대별 텃밭, 자원순환 텃밭, 건강 텃밭 등 주제 텃밭을 조성해 관람객과 함께 공유하고 텃밭에서 주민참여형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또, 계원예술대학교 전시디자인과와 협업하여 도시농업과 디자인을 접목하는 새로운 도시농업 트렌드를 제시하며 도시농업의 가치 확산을 도모했다. 텃밭과 디자인 작품들은 박람회가 끝난 뒤에도 보존시켜 지속성을 유지하며 시민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8개국의 연사가 참여한 국제 컨퍼런스에는 처음으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어린이 국제 컨퍼런스 워크숍'을 진행해 참여자의 연령대를 다양화했다.
©서울농부포털제9회 서울도시농업박람회(2020년 9월 24일-27일. 온라인)제9회 서울도시농업박람회는 서울시와 중랑구가 공동 주최해 "도시농업과 청년"을 주제로 개최되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개최가 불투명했으나 주최 측의 강력한 의지로 온라인을 통한 '랜선 박람회'가 열리게 되었다. 총감독을 맡았던 최정심 교수(계원예술대학교)는 당시 인터뷰
("미래를 생각하며 오늘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올해 박람회를 멈추면 내년도 그 이후도 기약할 수 없게 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있었다. 어렵더라도 멈추지는 말자는 쪽으로 생각을 모았다"고 밝혔다. 온라인 박람회인 만큼 모든 전시 콘텐츠는 동영상으로 제작되어 게시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특히 주제에 맞춰 청년들이 만들어 갈 '미래마을'을 여행하는 콘셉트로 동영상들이 구성되었다. 참여하는 지자체와 단체, 개인들도 모두 동영상으로 각자의 콘텐츠를 제작했다. 또 박람회 기간 동안 실시간 중계를 통해 랜선 일자리상담소, 랜선 체험학교, 청년농부 특별강연, 도시농업 기업 쇼케이스 등의 프로그램이 매일 송출되었다. 제9회 박람회를 기점으로 만들어진 온라인 플랫폼은 향후에도 도시농업 콘텐츠를 만들고 보존하는 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람회와 함께 개최해 온 국제 컨퍼런스는 참가자들 간의 더 깊이 있는 소통과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9회부터 분리해서 열리게 되었다.
김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