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를 잡아라
장사를 시작하면 보통은 목 좋은 자리부터 찾는다. 농업도 마찬가지다. 농사 짓는다고 말하면 어디서 농사짓냐부터 물어본다.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문턱이 높고 엄두가 안 난다는 것은 관심 없는 사람도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우리 역시 그래왔고 준비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다. 처음 구하는 과정도 이전 글에도 적었지만 운칠기삼(운이 7, 기세가 3)으로 얻었다. 하지만 그렇게 빌린 터는 오래가지 못한다. 셋방 사는 사람은 주인눈치, 이웃눈치, 마을눈치 모두 봐야한다. 기업 성장부분에서도 과감한 투자나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결국 우리는 잠시 머무를 터가 아닌 ‘우리 터’가 필요한 것이었다.
농사를 짓거나 농창업을 하려는 청년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다. 땅은 어떻게 구해야 하는 것일까?
우리 이야기를 하자면 직접 지주에게 빌리는 방법이 가장 깔끔한 방법이다. 다만 구할 때는 사용하려는 용도에 적합한 땅인지를 봐야한다. 통행이 가능한 길이 충분히 확보되어 있는지, 물은 있는지, 시설물 설치가 어디까지 되는지, 장기간 사용할 수 있으며 비용은 적합한지 등 따져야 할 것이 참 많다. 이렇게 알아봐도 결국 좋게 헤어지는 경우는 없는 것 같다. 땅 주인들의 답은 대부분 비슷하다. ‘미안한데’ 또는 ‘갑자기’로 시작하는 말로 헤어짐을 통보한다. 마치 철없는 시절 만난 옛 연인처럼 말이다. 그래도 여기저기 소문을 내다보면 땅이 온다. 이런 땅들은 계약기간이 명확하고, 미리 계획을 짜기 좋아 농창업 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기본 자본이 없는 경우와 도시권일 경우는 조건을 따지기가 참 어렵다. 그런 경우 LH의 빈터와 지자체가 관리하고 있는 터를 빌리는 방법이 있다. 지역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사용이 적합한 땅들이 종종 있다. 물론 친절하게(?) 얻을 수는 없다. 스스로가 얼마나 발로 뛰냐에 달려있다. 이 방법은 저렴한 비용으로 터를 잡을 수 있지만 큰 범위의 땅을 얻기는 쉽지 않고 계약단위가 짧다는 것이 단점이다. 하지만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잘만 잡아놓으면 가슴조리긴 하지만 꽤 오래 사용할 수 있다. 우리도 그전에 1200평정도 받아 운영했었는데 우리가 그만한다고 했다. 큰 단점이 기타 유용 시설을 설치가가 어렵다는 점에서였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지자체에 있는 주말농장이나 농업이나 조경 관련 시설을 위탁 운영 및 직접 운영권을 가져오는 것이다. 미리 정해진 규칙이나 역할들이 주어지니 제약이 있긴 하지만 운영비나 또 다른 사업아이템과 고객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우리가 위탁 운영했을 때도 많은 도시민들에게 교육 사업과 자재 유통을 시도하고 경험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이와 같은 방법은 모두 우리가 해본 방법으로 더 많은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갖춰놓고 하면 좋겠지만 1층부터 걸어가면 어떤가 하체도 튼튼해지고 여러 사람과 상황을 만날 수 있는 훌륭한 거름이 된다.
아이템을 잡아라
도시에서 텃밭을 취미로 가꾸다 이것을 가지고 사업을 하려고 하니 처음에 떠오르는 것은 ‘교육’, ‘자재’, ‘분양’ 등 도시농업을 가꾸는데 필요한 것이었다. 생각과 달리 그 모든 것은 수익으로 연결짓기란 쉽지 않았다. 아마 도시농업 관련 사업을 하는 업체들이 많이 느낄 것이다. 그래서 ‘도시농업’만 하는 업체들보다 다른 사업을 하면서 일부 사업에 ‘도시농업’ 관련 일을 하는 곳이 많았다.(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사진1 대전 도시텃밭 조사

사진 2. 대전 도시텃밭 조사
다른 지역도 비슷하겠지만 대전지역은 내가 다녀본 도시텃밭들과 비교했을 때 굉장히 저렴한 편이다. 개인이나 민간단체에서 분양하는 비용은 1년 임대료가 1평당 1만원, 지자체에서 분양하는 곳은 무료 또는 3평에 4천원에서 1만원 이하 정도 되는 듯하다. 이렇게 저렴한 비용으로 도시 땅을 아무리 크게 갖고 있다고 해도 분양으로는 돈을 벌기란 어렵다.
도시농업 관련 자재 판매는 처음 도시농업이 확산될 때 토마토 모종값이 1,500원으로 치솟고 250원하던 지줏대가 1,000원으로, 호미도 4,000~5,000원으로 올라갔을 때 여기저기 생겼다. 심지어 동네 슈퍼에서도 모종과 호미, 장화는 기본적으로 판매했다. 그러면서 대형업체들과 인터넷상점에서 절반 가격으로 팔았다. 이것 역시 반짝 시장경제였다.
교육은 도시농업에 관련된 일을 하시거나 하려는 분들이 대부분 교육사업에 관심이 컸다. 이것만 보아도 도시농업 생산만을 목적으로 두는 것은 아니다. 생산활동을 통한 다양한 교육효과를 나타내는 것 같다. 따라서 이것 역시 경쟁업체도 많고 수익내기도 쉽지 않다.
이와 같이 동아리 때처럼 취미생활로 할 것이 아니라면 사업으로 하기에는 무리한 부분이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일단 준비된 터, 그리고 경험과 노력으로 생산활동은 하고자 하는 사람만 열심히 할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열심히 하냐에 따라 다른 것 같다. 우리는 도시텃밭을 가꾸다 시작했고, 도시 안에서 농사를 지으니 ‘도시농업’, ‘농업 생산’, ‘체험농장’을 사업 아이템으로 했고 그 방법만 달리했다. 그것을 학습지로 비유해봤다.
■ 고객관리는 윤선생 아침전화처럼
우리 농장에는 고객에도 유형이 있다. 채소 구매 고객, 체험 고객, 주말농장 고객, 교육 참여 고객 등 다양한 영역의 고객이 존재한다. 농산물을 구매하시는 고객에게는 심는 것부터 수확시기 때까지 안내해드려 자라는 모습을 본 농산물을 살 수 있도록 소식을 전달한다. 그냥 이런 것 키웁니다가 아니라 어떤 것을 심었으면 좋겠는지 고객에게 수요조사부터 작부체계, 관리하는 과정, 수확 전 안내 등 마치 내 밭에서 길러진 채소 같은 느낌을 주게 한다,
주말농장 분양받은 고객에게는 시기마다 해야 할 일들을 알려 키우기도 쉽게 하고 자재 구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고 우리와 같은 모종을 심게 해 더 필요하신 고객은 구매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한다. 해야할 일을 알릴 때는 보기 좋은 이미지를 활용하고 방법은 동영상으로 찍어 알려드리니 효과도 크고 매번 똑같은 것을 하지 않아 우리 입장에서 좋다.
도시농업 관련 교육이나 기타 농업 관련 교육도 시기별로 교육 안내를 한다. 봄부터 시작하는 퇴비학교부터 농사요령교육, 전문가교육, 가드닝 교육 등 이어지게 진행한다.

이렇게 각 고객유형마다 네이버밴드를 개설해 운영해 맞춤 소식만 전달하게 하고 전체 공지나 신청은 홈페이지를 통하게 한다. 점차 편리한 세상에 살수록 직접 찾아서 하는 경우가 드문 것 같다. 이를 활용해 윤선생 아침전화처럼 매번 눈으로, 귀로 보고 듣게 해준다면 고객은 우리를 찾게 된다.
■ 농장체험은 재능교육처럼 스스로학습 하도록


기본적인 농장체험에은 수확물 체험이다. 하지만 다 키워놓은 농산물을 수확할 때 그 소중함을 제대로 느끼질 못한다. 최소 2번이라도 하면 다르다. 예를 들어 감자, 고구마만 봐도 2회 이상 프로그램으로 기획해 심고 수확하면 못 생기고 찍힌 고구마도 심어본 것은 남김없이 가져간다.
또 기관과 계약할 때 총 몇 회 올 것인지 계약한다. 감자를 예로 들어보자. 최소 2회 시작하는 것으로 하면 심는 것 1회, 수확하는 것 1회 프로그램이다. 오는 인원만큼 받은 준비하지만 인원수가 똑같다고 해도 수확물은 다르다. 2회 오는 어린이집은 그만큼 관리를 덜 해 주고 3회, 4회, 6회 등 얼만큼 오냐에 따라 아이들이 직접 관리도 하지만 우리도 그만큼 관리해준다. 농장에서는 오는 횟수에 따라 관리를 더 해 주고 회당 체험비를 할인해 준다. 대신 매번 올 때마다 풀 뽑는 것만 할 수 없으니 그때그때 옵션으로 다른 프로그램을 하니 농장 입장에서는 손해 볼 것도 없고 관리도 수월하다. 어린이집에서도 야외활동으로 농장체험이 필요하고 매월 올 때마다 변화된 자연을 느끼고, 철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받으니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가격 할인이나 아이들의 변화도 얻어가면서 농산물도 더 풍족하게 얻어가니 장기 체험 프로그램은 여러모로 서로 도움이 된다. 스스로 한만큼 얻어가는 시스템이 농사의 기본이 아니겠는가.


■ 도시농업 교육프로그램은 빨간펜처럼


도시농업 교육프로그램은 대부분 도시농업관리사를 취득하는 도시농업전문가과정이나 농업 관련 국가자격증을 취득하는 반은 인기있는 반면 비인기과정들도 있다. 또 인기있는 과정 역시 한 번 들으면 또 들으시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다보면 지속적인 고객 유치가 어렵다.
그래서 모든 과정이 난이도별로 단계를 만들어야한다. 또 같은 과정이라고 해도 대상을 정해 맞춤 교육도 있으면 좋다. 예를 들어 같은 도시농업전문가과정이라고 해도 강사가 되기 위한 과정이라던지, 귀농을 위한 과정이라던지, 청년을 위한 과정 등으로 나눠 강의내용을 바꾸면 여러 고객을 만나 만족도를 높힐 수 있다. 그리고 단계별로 강사활동을 목표로 하는 과정을 수료하신 분은 이후 어떤 분야에 강사가 될 것인지 그마다 교육과정을 만들어 안내한다. 농업교육, 식생활 교육, 텃밭 컨설팅 및 조성 교육, 환경 교육 등의 이후 심화과정을 만들어 교육한다. 또 교육도 대상별 교육지도 관련 교육도 열어둔다. 영유아, 초등, 청소년, 노인 등에 맞는 지도 교육도 이어가면 이 분들은 모든 과정을 다 듣기 위해서는 몇 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한 번 방문한 농장이 아니고 계속 단계별로 성장해야하고 숙제처럼 계속 과제를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 풀어도 풀어도 끝나지 않는 빨간펜 학습지처럼 말이다.
고객을 잡아라
창업하기 전 한 생협에서 2년 2개월 간 근무를 했었다. 도농교류 담당자로서 도시와 농촌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해 농민도 만날 수 있고, 소비자도 만날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 그곳에서 배운 것 중에 하나가 아무리 건강하고 맛있는 농산물이라고 해도 소비자가 선택하지 않으면 생산은 지속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소비자가 선택하는 것이고 값을 지불하는 것이다. 지속가능한 사업을 위해서는 고객 확보가 중요하다.
우리 고객은 누구인가?
체험 프로그램을 하려면 농장까지 와야 한다. 아이들을 보면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차량이 있다. 오히려 직접 체험은 초등학생부터가 더 다양할 것 같지만 농장에 올 수 있는 시간도 따로 마련해야하고 차량도 빌리거나 개별적으로 와야 한다. 그래서 주 대상자인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직접 농장 소개와 1년 프로그램이 정리된 홍보자료를 가지고 직접 방문을 다 했다.
OO시, OO구의 유치원을 검색해 일일이 돌아다니며 홍보했다. 그렇다고 초등학교 이상은 홍보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검색하여 대표메일, 대표주소를 모두 수집해 홍보자료를 모두 보냈다. 정성껏 작성했지만 읽을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다. 다만 지속적인 노출이 목표였다. 체험하기 전 홍보자료와 체험하고 나서 후기나 추가적인 프로그램을 주기적으로 보냈다. 이렇게 지속적인 노출이 되면서 지금은 찾아다니며 홍보는 하지 않는다. 생산자가 ‘이렇게 대단한 것입니다’라는 홍보는 소비자가에는 ‘자기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오히려 방문해서 직접 느낀 소비자가 입소문 내는 것이 훨씬 효과가 좋았다.
여기서 느끼는 것은 발로 얼마큼 뛰었는지, 그리고 충성고객을 얼마큼 모았는지다.
처음 목표는 100명이었다. 100명만 모으면 그 뒤로는 알아서 소문 낼 것이고 그 100명이 다리가 되어 그 뒤 1명씩만 서도 200명이라 생각했다.
오로지 홍보로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는 것보다 이렇게 우리가 제공할 수 있는 우수고객들을 확보해 우리 고객에게 보다 좋은 서비스와 상품을 제공하면 우리도 성장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이지 않을까 싶다.
끝으로 도시농업으로 시작한 창업자로서 한 말씀드립니다
도시농업의 시작은 도시텃밭을 늘리고 도시농부를 양성하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그 이상을 넘어 전문가를 양성하고 교육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자투리 텃밭에서 건물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이런 것을 보아 도시농업은 생각보다 더 가까이 있고 실생활에 자리 잡았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도시농업 관련 창업자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성공사례를 우수하게 보긴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저는 농창업을 통해 국내외 견학과 사례를 접하고 현재도 인터넷 서핑이나 SNS를 통해 정보를 얻고 학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안에서도 국내 사례보단 국외사례를 더 찾아봅니다. 선진 기술이라서, 차별적인 이유라서가 아닙니다. 국내는 똑같은 방법, 똑같은 아이템이 대부분입니다. 각자가 할 수 있고 해보고 싶은 것을 잘 조정해서 다른 방법들을 찾아내 도시농창업 경쟁사가 아닌 도시농창업 연대로 같이 성장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며 궁금하신 것이 있다면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마지막으로 생각나는대로 적은 글을 편지해주신 편집장님께도 감사합니다.
도시 없는 농촌은 있어도, 농촌 없는 도시는 없다, 손수레농장 백종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