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가족공원 제1광장에서 '가을걷이 한마당'이 열렸다. ©서울농부포털10월 24일(토) 서울 용산가족공원 제1광장에서 '가을걷이 한마당'이 열렸습니다. 서울시 중부공원여가센터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어린이 동반 가족을 대상으로, 빌딩 숲으로 둘러싸인 도심 공원 잔디광장에서 벼를 거두고 낟알을 털어 내는 가을걷이를 재현했습니다.
참가자들이 '풍년이 왔네! 벼 탈곡 체험'을 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행사의 중심은 '풍년이 왔네! 벼 탈곡 체험'이었습니다. 참가자들은 직접 탈곡기와 홀테, 도리깨를 이용해 볏단에서 낟알을 떼어 냈습니다. 홀테는 벼 이삭을 틈에 끼워 훑어 내는 전통 농기구입니다. 도리깨는 긴 막대 끝의 휘둘림 막대로 이삭을 두드려 낟알을 터는 도구입니다. 모두 우리 조상들이 가을걷이 때 쓰던 도구들입니다.



참가자들이 '풍년이 왔네! 벼 탈곡 체험'을 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낟알을 떼어 낸 뒤에는 도정 체험이 이어졌습니다. 참가자들은 매통과 풍구, 키를 이용해 도정을 했습니다. 매통은 맷돌처럼 돌려 벼의 겉껍질을 벗겨 내는 도구이고, 풍구와 키는 바람을 일으켜 쭉정이와 먼지를 날려 보내는 도구입니다.


참가자들이 도정 체험을 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도정 체험 이후에는 떡메치기 체험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볏단이 낟알이 되고, 낟알이 밥상에 오르는 쌀이 되고, 그 쌀로 만든 먹거리까지의 여정을 한 걸음씩 따라가 본 셈입니다. 마트에서 포장된 쌀만 보던 아이들에게는 쌀 한 톨에 담긴 수고를 알아 가는 시간이 됐습니다.



참가자들이 떡메치기 체험을 하고, 떡을 나누고 있다. ©서울농부포털 사전 신청 프로그램도 다양했습니다. 볏짚 짚풀 공예, 수세미 만들기, 도토리 양모 브로치, 자연물 염색 손수건, 토종 곡물 알곡 키링, 가을 정원식물 미니 화분 만들기가 오후 1시부터 1시간 간격으로 네 번, 회차당 15명 규모로 무료 운영됐습니다. 윷놀이, 투호, 제기차기 같은 전통놀이와 공원사진관, 포토 키링을 만드는 '공원 한 컷'도 마련되어 가을의 깊이와 수확의 즐거움을 마음과 눈에 남길 수 있도록 했습니다.












참가자들이 다양한 사전 신청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





참가자들이 다양한 전통 놀이를 즐기고, 사진으로 추억을 남기고 있다. ©서울농부포털가을걷이를 보러 멀리 떠나지 않고도 도심 공원에서 만날 수 있었다는 점이 이번 "가을걷이 한마당"이 반가운 대목이었습니다. 벼 베기나 탈곡 체험을 해 보려면 큰맘 먹고 길을 나서야 하는데, 주말 나들이 삼아 공원에 들르는 길에 볏단을 만져 볼 수 있었습니다.
문턱이 낮은 것도 장점이었습니다. 참가비 없이 4세 이상이면 현장에서 바로 탈곡 체험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도시의 아이들이 밥상 위의 쌀이 처음에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만날 기회는 흔치 않습니다. 이날만큼은 벼 이삭에서 낟알이 떨어지고, 남은 볏짚이 공예 재료로 다시 쓰이는 모습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토종 곡물 키링, 수세미, 정원식물 화분처럼 도시농업과 가까운 소재가 많았다는 점도 눈길을 끕니다. 직접 텃밭을 가꾸지 않는 시민도 공원에서 농사의 한 장면을 만나다 보면, '나도 한번 길러 볼까' 하는 마음이 생길 수 있습니다. 도시농업이 일상 가까이 다가가는 첫걸음이 되는 셈입니다.
논과 텃밭이 낯선 도시 가족들에게 가을걷이는 교과서 속 단어에 가까울 수 있습니다. 그런 아이들이 공원 잔디 위에서 낟알을 훑고 떡을 치며 수확의 의미를 몸으로 느껴 본 하루였습니다. 빌딩이 늘어선 도심에서 계절의 흐름과 먹거리의 뿌리를 만날 수 있었다는 점이 이번 "가을걷이 한마당"의 가장 큰 의미였습니다. 거창한 설명보다 손끝에 남은 볏짚의 감촉이 아이들에게는 더 오래 기억될지 모릅니다. 가을걷이를 몸으로 겪어 본 하루가 도시 가족들에게 농사와 먹거리를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길 바라봅니다.
©서울농부포털김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