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구 서울숲 일대에서 '2026 서울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리고 있다. ©서울농부포털지난 5월 1일, 성동구의 서울숲 곳곳에 초록빛 물결이 일었습니다. 역대 최대 규모의 '2026 서울국제정원박람회'가 180일의 긴 여정을 시작한 것입니다. 'Seoul, Green Culture'를 주제로 오는 10월 27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박람회는, 단순히 꽃과 나무를 감상하는 전시회를 넘어 시민 누구나 참여하고 즐기는 도시 녹색 문화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개막 63일째에 이미 누적 관람객 600만 명을 돌파하며 서울 시민의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 박람회의 규모는 전례 없는 수준입니다. 행사 부지는 약 15만 평으로, 2024년 뚝섬(6만 평), 2025년 보라매(12만 평)를 훌쩍 뛰어넘습니다. 서울숲 내 131개 정원을 중심으로, 인근 한강 둔치와 성수동·건대입구 일대의 정원까지 포함하면 총 167개 정원이 하나의 거대한 '서울숲 그랜드가든'을 이루고 있습니다.
성동구 서울숲 일대에서 '2026 서울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리고 있다. ©서울농부포털정원은 성격에 따라 다채롭게 나뉩니다. 국제 공모를 통해 선정된 국내외 작가들의 작가정원, 서울 시민과 학생들이 직접 가꾼 시민정원·학생정원, 대우건설·현대산업개발·GS건설·유한킴벌리·메르세데스-벤츠·SM엔터테인먼트·SK텔레콤 등 32개 기업이 각자의 철학을 담아 조성한 기업정원, 그리고 자치구별 정원까지 다양한 주체가 함께 만들어낸 초록 공간이 서울숲 곳곳을 채웠습니다.
작가정원 - 'PopK Garden' 알레산드로 트리벨리 ©서울농부포털이번 박람회의 핵심은 '서울류(流)-The Wave of Seoul'을 주제로 한 7개의 작가정원입니다. 13개국 작가들이 국제공모에 참여해, 서울이라는 도시의 흐름과 정체성을 각기 다른 정원 언어로 풀어냈습니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이탈리아 작가 알레산드로 트리벨리의 'PopK Garden'입니다. 한국 전통 보자기의 색채와 직조에서 영감을 얻어 K-팝의 리듬을 식재 패턴으로 구현한 이 정원은, 노랑꽃창포·붉은대극·버들마편초가 어우러진 화려한 핑크 파빌리온과 함께 전통과 현대 대중문화가 공존하는 서울의 이중성을 표현합니다.
국내 작가 문성혜·김승수의 '류(流)의 근원'은 서울 문화의 뿌리를 생태의 언어로 이야기하는 작품입니다. 소나무림 하부에 산앵두·매발톱꽃·정향풀·산부추 등 서울의 산에서 자라는 자생식물을 식재해, 산이 품어온 먹거리와 풍류, 휴식의 기억을 되짚습니다. '서울류'의 흐름이 어디서 시작되었는지를 자연과 식물의 언어로 묻는 정원입니다.
작가정원 - '류(流)의 근원' 문성혜·김승수 ©서울농부포털세계적인 프랑스 조경가 앙리 바바의 초청정원 '흐르는 숲아래 정원'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시선을 낮춰 숲 하층부의 생태적 아름다움에 집중하는 이 정원은, 맥문동·휴케라·도깨비부채 등이 빛과 그늘 사이에서 만들어내는 섬세한 풍경으로 관람객을 조용한 성찰로 이끕니다.
작가정원 - '흐르는 숲아래 정원' 앙리 바바 ©서울농부포털이 밖에도 기다림의 문화를 정원으로 번역한 이남진의 '기다림의 정원', 도시 자생식물로 공존의 가치를 묻는 신영재·최지은의 '다종적 마주앉기', 인도 작가 듀오가 전통 경관과 현대 서울의 여정을 담은 'Seoul Sojourn', 콘크리트 기둥 사이에 보자기 패턴을 직조해 도시의 역동성을 표현한 중국 작가 듀오의 'Urban Weaving'까지, 7개 정원 모두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서울을 이야기합니다.
작가정원 - 'Seoul Sojourn' 가우리 사탐・테제시 파틸 ©서울농부포털전문 작가만의 무대가 아닌 것도 이번 박람회의 큰 특징입니다. '서울류(流)-우리 꽃, 우리 풀, 우리 나무'를 주제로 한 시민정원(15개소)과 학생정원(10개소) 이 서울숲 곳곳에 자리해 누구나 정원을 '만드는 사람'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시민정원은 공모를 통해 선발된 15팀이 200만 원의 지원금과 전문가 워크숍을 바탕으로 15㎡ 내외의 소규모 정원을 직접 설계·조성했습니다. 비전문가도 참여할 수 있도록 정원 교육 프로그램이 함께 운영됐으며, 서울숲 연못 근처 메인 동선을 따라 조성돼 관람객이 산책 중 자연스럽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시민정원 ©서울농부포털학생정원은 조경·건축·도시계획 등 관련 학과 고교생부터 대학원생까지 참여 가능한 공모로, 10팀이 400만 원의 지원금과 전문가 멘토링을 받아 50㎡ 안팎의 정원을 완성했습니다. 서울숲 4번 출입구 부근 교목 하부에 조성된 이 정원들은 젊은 세대의 감각으로 자생식물의 아름다움을 재해석한 작품들로 채워졌습니다.



학생정원 ©서울농부포털기업정원도 이번 박람회의 또 다른 볼거리입니다. 서울숲 잔디광장 주변에 조성된 32개 기업정원은 건설·유통·뷰티·식품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이 참여해, 각자의 기술과 브랜드 철학을 정원으로 풀어낸 공간입니다.
대우건설의 ‘써밋 사일로’는 원형 구조 안에 빛과 바람을 담아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잠시 고요를 느끼도록 구성했습니다. 계룡건설의 ‘엘리프가든’은 사람과 자연, 공간의 관계를 살피는 휴식형 정원을 선보입니다. 호반건설은 정원작가 황지해와 함께 나무들이 서로의 성장을 위해 가지 사이에 간격을 두는 현상에서 이름을 가져온 ‘왕관의 수줍음’을 조성했습니다.
이 밖에도 스마트팜과 생태정원을 결합한 팜한농의 ‘창사원’, 자연과 공존하는 경험을 제안하는 유한킴벌리의 ‘우리강산 푸르게푸르게정원’, 멸종위기종 담비를 모티브로 한 현대위아의 ‘서울숲 도담정원’ 등이 관람객을 맞이합니다. 기업정원은 브랜드를 알리는 공간을 넘어, 기술과 생활문화, 생태적 가치를 시민의 일상 가까이에서 만나는 열린 정원으로 의미를 더합니다.






기업정원 ©서울농부포털자치구정원은 서울의 각 자치구가 저마다의 지역 이야기와 정원문화를 담아낸 공간입니다. 동네의 역사와 자연환경, 주민들의 생활 모습을 식물과 정원 디자인으로 표현해, 서울 안에서도 다채로운 초록의 풍경을 만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각 정원에는 지역을 대표하는 식물과 장소성, 주민 참여 활동의 흔적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습니다. 관람객은 서울숲을 거닐며 자치구마다 다른 정원 가꾸기의 방식과 도시 녹화의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자치구정원 ©서울농부포털한여름에도 박람회의 열기는 식을 줄 모릅니다. 서울시는 7-8월 폭염을 피해 저녁 시간대를 중심으로 한 여름 특별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 운영하고 있습니다.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한여름밤의 정원극장」입니다. 7월 4일부터 8월 29일까지 매주 토요일 저녁 7시, 서울숲 야외무대에서 자연·환경·가족·힐링을 주제로 한 영화가 무료로 상영됩니다. 7월에는 '라라랜드', '와일드 로봇', '맘마미아!', '리틀 포레스트'가, 8월에는 '보헤미안 랩소디', '이웃집 토토로' 등이 스크린에 오릅니다. 단, 입장 인원은 800명으로 제한되며 오후 4시부터 배부하는 입장 팔찌를 착용해야 합니다.
영화 외에도 「정원서가」와 「심야라디오」 프로그램이 7월 11일부터 8월 29일까지 운영됩니다. 정원서가는 매주 토요일 오후 6~9시, 야간 독서 공간에서 큐레이션 도서를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심야라디오는 격주 토요일 밤 8시, 개별 수신기를 착용하고 전문 진행자와 함께 정원 관련 책을 낭독하고 음악을 감상하는 프로그램으로, 서울숲의 밤을 한층 특별하게 만들어 줍니다.
박람회의 메인광장 무대 ©서울농부포털여름방학을 맞은 가족 방문객을 위한 프로그램도 풍성합니다. 생태탐사 프로그램으로는 '한여름밤의 곤충이야기', '별빛 숲마실(야간 탐방)', '곤충표본체험교실', '매미와 맴맴맴' 등이 운영됩니다. 식물을 만지며 치유하는 '힐링 원예교실', 직장인 부모도 참여 가능한 '즐거운 퇴근후 원예교실', '자연을담은손수건', '동화속 작은정원' 등 원예·공예 체험도 풍부하게 마련됐습니다.
참여형 프로그램도 눈길을 끕니다. 「정원 비밀엽서」는 서울숲 정원 곳곳의 지정 스폿을 걸으며 스탬프를 모아 엽서를 완성하는 프로그램이고, 「정원 가드너」는 시민이 직접 정원 식물에 물을 주며 여름 정원을 함께 돌보는 자원봉사 연계 프로그램입니다. 「그린 플로깅」은 산책로를 걸으며 쓰레기를 줍는 친환경 참여 활동으로, 1365 자원봉사와도 연계되어 있습니다.
한편 서울숲 은행나무숲 일대에서는 산불 피해목을 벤치 작품으로 재탄생시킨 공공디자인 특별전 「SITTING IN SEOUL」이 진행 중입니다. 홍익대 목조형가구학과 '홍림회' 작가 그룹이 참여한 이 전시는, 버려질 뻔한 산불 피해목에 새로운 쓰임을 부여해 자원 순환과 자연 회복의 가치를 전합니다.
10월에는 박람회가 더욱 확대됩니다. 10월 1일부터 27일까지 서울숲의 서울국제정원박람회와 동시에 양재 매헌시민의숲에서 가을 정원문화 페스티벌이 펼쳐집니다. 노후 공원 리뉴얼을 계기로 시민 치유와 힐링 프로그램에 중점을 둔 이 행사는, 분주한 도심 속 가을의 쉼표가 되어 줄 것입니다.
서울이 정원 도시로 성큼 나아가고 있습니다. 15만 평의 초록빛 공간이 기다리는 '2026 서울국제정원박람회'는 10월 27일까지 서울숲 일대에서 계속됩니다. 박람회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정보는 서울국제정원박람회 홈페이지(
[서울국제정원박람회])를 통해 얻으실 수 있습니다.

©서울농부포털
김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