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청 보건소에서 "자연기반해법을 통한 도시 녹화의 새로운 전환 세미나"가 열렸다. ©녹색어울림6월 16일(화) 노원구청 보건소 5층 다목적실에서 "자연기반해법을 통한 도시 녹화의 새로운 전환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와 (재)숲과나눔의 '초록열매 4기' 지원으로 마련된 이번 세미나는 녹색어울림과 노원탄소중립추진협의체가 공동 주관하고, 노원구청 탄소중립도시과와 (재)노원환경재단이 함께했습니다. 폭염이 일상이 된 도시에서 시원함의 해답을 자연에서 찾자는 이 자리에는 지역 활동가, 행정 담당자, 전문가, 시민 등 다양한 참여자들이 함께 했습니다.
LH 토지주택연구원 최종수 박사가 '뜨거워지는 도시, 시원함의 해답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녹색어울림첫 번째 발제는 LH 토지주택연구원 최종수 박사가 맡아 '뜨거워지는 도시, 시원함의 해답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기후변화와 도시화가 불러온 위기를 진단하며 자연기반해법의 필요성을 설명했습니다.
최종수 박사는 먼저 기후변화와 급격한 도시화가 맞물리면서 폭염·열대야·도시 홍수 등의 위험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특히 도시의 불투수 포장 면적이 넓어질수록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지 못하고 표면이 빠르게 달궈진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최종수 박사는 이에 대한 해법으로, 도시 환경을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상태로 바꾸는 자연기반해법(Nature-based Solutions, NbS)을 제시했습니다. 빗물이 땅속으로 침투하고, 식물이 수분을 머금고, 증산작용을 통해 주변 온도를 낮추는 원리입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도로에 투수 포장과 식생수로를 적용하고, 주차장에는 투수성 블록과 식생대를 조성하는 것이 제안됐습니다. 건축물에는 덩굴식물을 활용한 녹색커튼과 옥상녹화가 유효한 수단으로 소개됐으며, 가로수·그늘막·도로 살수 등 시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수단들도 함께 강조됐습니다.
김의동 녹색어울림 운영위원장이 '자연기반해법을 활용한 녹화 사례'라는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녹색어울림두 번째 발제는 김의동 녹색어울림 운영위원장이 맡아 '자연기반해법을 활용한 녹화 사례'라는 주제로, 실제 현장에서 이끼·세덤·토끼풀 등 생명력 강한 식물을 활용한 녹화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김의동 운영위원장은 그동안의 도시 녹화가 기술과 시설 중심으로 이루어진 반면, 자연기반해법은 식물 스스로의 힘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설명했습니다. 옥상, 컨테이너 지붕, 방치된 콘크리트 공간 등 도시 곳곳의 유휴 공간에 이끼나 세덤류 같은 식물을 심으면, 별도의 복잡한 시설 없이도 건물 온도를 낮추고 탄소를 흡수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김의동 운영위원장이 강조한 핵심은 '스스로 정착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었습니다. 인위적인 관리를 최소화하면서 식물이 척박한 도시 환경에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지속가능한 녹화의 출발점이라는 것입니다. 에어컨 사용량 감소로 이어지는 냉방에너지 절감 효과도 부가적인 탄소 감축 수단으로 주목받았습니다.
발제에 이어 토론자들이 토론과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토론에는 발표자들 이외에도 김소라 노원구의회 의원, 마명선 노원도시농업협의회 회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녹색어울림발제에 이어진 첫 번째 토론 발표는 박학용 노원구청 탄소중립도시과 녹색건축지원센터장이 맡아 '자연기반해법을 통한 도시녹화의 새로운 전환에 대하여'라는 주제로, 건축물과 옥상 공간을 새로운 녹화 자원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제안했습니다.
박학용 센터장은 녹지를 단순히 관리해야 할 대상이 아닌 탄소중립의 핵심 인프라로 재정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도심 내 지상 녹지를 확보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건물 옥상과 외벽이야말로 '제2의 가용지'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박학용 센터장이 주목한 것은 옥상에서 태양광과 녹화가 공존하는 '솔라그린루프(Solar Green Roof)' 모델이었습니다. 태양광 패널이 설치된 옥상에 식물을 함께 심으면, 식물의 증산작용이 패널 온도를 낮춰 발전 효율을 높이고, 패널이 만든 그늘은 다양한 식물이 자랄 수 있는 미기후를 형성해 생물다양성에도 기여한다는 상호보완 효과입니다. 박학용 센터장은 이를 확산하기 위해 공공건축물 대상 옥상 융합 녹화 가이드라인 마련, 그린리모델링 컨설팅에 옥상·벽면 녹화 포함, 탄소중립 통합 인센티브 부여, 리빙랩 방식의 데이터 축적 등 정책적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안했습니다.
두 번째 토론 발표는 강희영 (재)노원환경재단 상임이사가 맡아 '자연기반해법을 통한 도시녹화, 노원형 생활권 기후적응 모델로 확장하기 위하여'라는 주제로, 이끼류를 활용한 생활밀착형 녹화 방안과 기후 형평성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강희영 상임이사는 도시녹화의 패러다임이 조경 중심에서 '생활권 기후적응 전략'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좁은 공간에서도 적용 가능하고 인공 구조물에 자연의 기능을 덧입힐 수 있는 이끼류 녹화를 생활밀착형 방안으로 제안했습니다. 스마트쉼터·컨테이너 지붕·공공건물 옥상 등 주민들이 일상에서 오래 머무는 공간을 우선 대상지로 삼자는 것입니다.
강희영 상임이사는 단순 설치에 그쳐서는 안 되며, 표면온도 저감 효과 모니터링, 생육 조건 검토, 구조 안전성 확보, 유지관리 체계 수립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더위에 취약한 복지시설 이용자나 임대아파트 거주자가 이용하는 공간부터 먼저 살펴야 한다는 '기후 형평성' 관점도 제시했습니다. (재)노원환경재단은 앞으로 지역 내 경험과 전문성을 살려 행정·주민·전문가를 잇는 환경 플랫폼으로서 '노원형 자연기반해법 실험사업'을 이끌어가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세 번째 토론 발표는 민성환 생태보전시민모임 공동대표가 맡아 '자연과 조화로운 삶을 위해 - 지키고, 되살리고, 늘리고, 가꾸고, 기록하고, 바꾸고, 함께 향유하기!'라는 주제로,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위기를 동시에 해결하는 도시녹화의 역할을 역설했습니다.
민성환 대표는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GBF)가 도시 내 녹지와 친수공간 증진을 국제적 실천 목표로 명시하고 있다는 점을 환기하며, 도시가 생물다양성 회복의 중요한 무대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를 위해 민성환 대표는 보호지역 확대(지키기), 훼손지 및 하천 복원(되살리기), 옥상·인공지반 녹지 창출(늘리기), 도시 생태계 돌봄(가꾸기), 시민참여 생태모니터링(기록하기), 자연관의 변화(바꾸기), 생태계 서비스의 평등한 향유(함께 향유하기) 등 '도시에서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가기 위한 7가지 노력'을 제안했습니다. 민성환 대표는 이 일곱 가지가 단계적으로 이루어질 때 도시는 비로소 기후위기에 강한 생물다양성 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고 강조하며 발표를 마무리했습니다.
©녹색어울림이번 세미나는 지난 2월 26일 같은 장소인 노원구청 보건소에서 열렸던 "녹색 공론의 장" 토론회(
[(기자단) 시민이 참여할 때 현실이 된다. "녹색 공론의 장" 토론회])와 긴밀하게 이어지는 자리였습니다. 당시 토론회에서는 발코니·옥상 등 주거 인접 공간을 정서·생태 회복의 거점으로 바꾸는 '반려정원', 자투리 땅에 이끼와 양삼을 심어 탄소흡수원을 늘리는 방안, 그리고 탄소중립은 결국 시민의 참여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공론이 모아졌습니다.
이번 세미나는 그 논의를 '자연기반해법(NbS)'이라는 구체적인 방법론으로 한 단계 더 심화시켰습니다. 두 행사에서 공통적으로 주목받은 이끼 활용 녹화는, 2월에 가능성으로 제안됐다가 6월에는 솔라그린루프·스마트쉼터·공공건물 옥상 등 실제 적용 공간과 모니터링 방법론까지 구체화됐습니다. 아이디어를 공론화하고, 방법론을 구체화하고, 정책 제언으로 이어가는 이 흐름은 노원구가 기후위기 대응을 선언이 아닌 실천으로 쌓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앞으로도 이런 연속적인 시도가 이어져 토론에서 실험으로, 실험에서 정책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자리를 잡는다면, 자연기반해법은 노원을 넘어 서울 전역으로 확산될 수 있는 모델이 될 것입니다. 뜨거워지는 도시에서 시원함의 답을 찾는 이 여정에, 더 많은 지역과 더 많은 시민이 함께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봅니다.
김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