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4월 11일은 '도시농업의 날'입니다. 봄기운이 완연해지는 이 시기, 도시의 빈틈마다 작은 농사가 시작됩니다. 베란다 화분에 씨앗을 넣고, 공동체텃밭에 모종을 옮겨 심고, 학교와 공원 한편에서 아이들과 시민들이 흙을 만납니다. '도시농업의 날'은 이러한 일상의 실천이 지닌 의미를 함께 되새기는 법정기념일입니다. '도시농업의 날'을 맞아 경기도는 "도시, 초록으로 숨을 쉬다"라는 주제로 경기도청 도담뜰에서 기념식과 행사를 열었습니다.
경기도청 도담뜰에서 '도시농업의 날' 기념식이 열렸다. ©서울농부포털
기념식에 앞서 '비상예술단'이 퓨전 난타 공연을 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
시민들이 박수로 '도시농업의 날' 기념식을 열고 있다. ©서울농부포털
박종민 경기도 농수산생명과학국 국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박종민 국장은 "경기도를 초록으로 숨쉬는 도시로 만들기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특히 민과 민, 민과 관의 네트워크를 만드는 데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서울농부포털
기념식에서는 도시농업의 확산과 실천에 기여한 유공자에 대한 경기도지사 포상이 진행되었다. 왼쪽부터 유희정 수원시 주무관, 박종민 경기도 농수산생명과학국 국장, 김완식 경기도농수산진흥원 농어촌활력부 부장, 이종준 김포 도시농업공동체 '곳간지기' 이사. ©서울농부포털도시농업의 날은 2015년 민간 도시농업 단체들의 제안으로 출발했습니다. 이후 2017년 「도시농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공식 기념일이 됐습니다. 4월 11일이라는 날짜에는 농사의 계절인 4월과 흙을 뜻하는 한자 '土'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숫자 10과 1을 한자로 쓰면 각각 '十'과 '一'이 되고, 두 글자를 합치면 '土'가 된다는 점에서 도시민이 흙과 가까워지는 날로 자리 잡았습니다.

기념식에서 경기도 도시농업 단체의 대표들이 도시농업인 세리머니를 펼친 후, 참석한 내외빈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각 단체의 대표들은 '공동체', '삶의 질', '지역 발전', '도농상생'을 주제로 도시농업이 나아갈 길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서울농부포털
기념식을 마무리하며 수원풍물단 '비상'이 사물놀이를 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경기도 이외에도 올해 도시농업의 날을 맞아 전국 여러 지역에서 시민 참여 행사가 이어졌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4월 7일부터 12일까지 기념주간을 운영하며 국립세종수목원에서 반려식물 상담과 정책 홍보 프로그램을 마련했습니다. 국회에서는 텃밭 개장 행사가 열려 모종을 심고 씨앗을 나누는 시간이 진행됐습니다. 부산 대저생태공원, 인천 부영공원, 경기도청, 울산 도시농부학교 등에서도 반려식물 체험, 채소 모종 심기, 씨앗 나눔 등이 펼쳐졌고, 인천 도시농업 단체들은 공동으로 토종씨앗 나눔 행사를 열었습니다.






경기도에서는 '도시농업의 날'을 맞아 기념식과 함께 각종 체험 활동을 진행해 시민들에게 도시농업의 매력을 한껏 느끼게 했다. ©서울농부포털도시농업은 이제 텃밭에서 채소를 기르는 활동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작은 화분을 돌보는 일, 생활 속 유기자원을 순환하는 일, 학교텃밭에서 생명의 과정을 배우는 일, 동네 사람들과 수확을 나누는 일까지 포함합니다. 도시의 콘크리트 사이에 녹색 공간을 만들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회복하며, 기후위기 시대에 자연과 공존하는 삶의 방식을 익히는 과정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도시농업 참여자는 2011년 관련 법 제정 이후 꾸준히 늘어 2024년 15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활동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공동체텃밭과 학교텃밭뿐 아니라 반려식물, 테라리움, 바이오월, 치유와 교육을 결합한 텃밭, 스마트팜 등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도시농업은 더 이상 일부 시민의 취미가 아니라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생활문화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도시농업의 핵심 철학을 담고 있는 '도시농부 선언문'의 내용대로, 도시에서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단지 여가를 즐기는 일이 아니라, 먹거리와 생태, 공동체, 교육, 자원순환을 함께 고민하는 시민적 실천입니다. 특히 경작할 수 있는 권리, 식량 자급, 탄소중립, 공동체 회복, 미래세대 교육은 오늘날 도시농업이 다시 붙들어야 할 중요한 과제입니다.



행사장 한 편에서는 경기도 도시농업의 역사를 보여주는 사진전과 토종종자 전시 등이 진행되어 도시농업의 역사와 가치를 전달했다. ©서울농부포털4월 11일은 달력 속 하루로 지나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도시농업의 날이 전하는 메시지는 오래 남습니다. 우리가 사는 도시에도 흙이 필요하고, 생명을 돌보는 시간이 필요하며, 이웃과 함께 나누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입니다. 올해 봄, 작은 씨앗 하나를 심는 일에서 도시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해 보면 어떨까요. 도시농업은 그렇게 가까운 곳에서,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도시의 내일을 바꾸고 있습니다.
©서울농부포털김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