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농업기술센터 전통우리음식 장류교육장에서 "전통장류 강좌 시리즈"가 열렸다. ©서울농부포털2월 24일(화) 서울특별시농업기술센터 전통우리음식 장류교육장에서 '한국 장 담그기 문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기념 "전통장류 강좌 시리즈"의 첫 번째 시간으로 된장∙간장 만들기 강좌가 열렸습니다. 서울시민 누구나를 대상으로 열린 이번 강좌에서는 오랜 시간 동안 수천 명의 주부·귀농인·학생들에게 전통장을 알려 온 조숙자 명인이 진행과 시연을 맡아 수십 년 간 쌓아 온 된장∙간장의 비결을 전수했습니다.
강좌에서 조숙자 명인이 된장∙간장 만들기의 비결을 전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조숙자 명인은 전통장을 설명하며 가장 먼저 '재료와 환경'을 강조했습니다. "소금 간수를 잘 빼면 너무 짜지도 않고 단맛이 납니다. 물이 중요하고, 콩이 중요하고, 항아리와 공기까지 모두 중요합니다." 좋은 물, 정성껏 고른 콩, 숨 쉬는 항아리, 잘 통하는 공기가 어우러질 때 비로소 명품 장이 완성된다는 것입니다. 조숙자 명인은 대중 강연을 시작했던 초기 깨끗한 콩을 구하기 위해 백령도까지 찾아갔던 일화를 들려주며 "국산 콩이 비싸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그 가치를 알아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강좌에서 조숙자 명인이 된장∙간장 만들기의 비결을 전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장 담그기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설명도 이어졌습니다. "콩은 압력밥솥으로 쑤어도 충분하고, 장을 담글 때 소금물 염도는 약 17%가 적당하다"며 "염도가 딱 맞으면 메주가 쓱 떠올라요."라고 설명한 조숙자 명인은 장을 가르는 시점은 40일 전후가 좋고, 60일이 지나면 메주가 너무 퍼져 가르기 어렵다고 조언했습니다. 이때 된장을 만들기 위해 건져낸 메주에 삶은 콩과 콩물, 메줏가루를 더하고, 간장으로 농도를 맞추면 깊은 맛이 살아난다고도 알려주었습니다.
강좌에서 조숙자 명인이 된장∙간장 만들기 시연을 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메주 만들기1. 콩은 처음의 양보다 3-4배 더 불어난다.
2. 불린 콩은 물을 넉넉히 부어 타지 않게 콩을 삶는다.
3. 소쿠리에 삶은 콩을 쏟아 콩물이 빠지면 으깨서 메주를 만든다.
4. 만든 메주는 사방으로 돌려가면서 습기를 제거한다.
5. 짚이나 끈으로 붙들어 매어서 공기 중에 말린다.
장 담그기
1. 장을 담그기 2-3일 전에 소금을 풀어 준비한다.
2. 잘 띄운 메주를 흐르는 물에 솔로 문지르고 빠르게 씻어 햇빛에 말린다.
3. 메주를 소독한 항아리에 얼기설기 담고 그 위에 소금물을 부어준다.
4. 소금물 위로 메주가 약간 뜨는 정도로 되게 염도를 맞춰준다. (염도 17%)
5. 대추, 고추, 통깨, 참숯으로 마무리해 준다.
*재료 비율 : 메주 1말, 소금 5.5~6kg, 물 30L
장 가르기
1. 장을 담근 지 40일이 지나면 간장과 된장을 분리한다.
2. 정월 장은 40~50일, 이월 장은 20~50일, 삼월 장은 30~50일 정도 지나면 장을 뜬다. (날이 따뜻할수록 발효 기간이 짧다.)
3. 푹 불은 메주가 부서지지 않도록 건져내고 된장과 분리한 간장은 체에 밭쳐 거품을 걷어 내며 보관한다.
4. 건져낸 메주는 큰 그릇에 담고 삶은 콩과 마른 메줏가루를 넣고 버무리는 데 농도는 간장으로 맞추고 삶은 콩물도 버리지 말고 이때 사용한다.
5. 된장(메주) 1말 분량에 삶은 콩 1되와 메줏가루 1되를 넣으면 좋다.
6. 메주와 삶은 콩, 메줏가루에 골고루 간장과 메주콩 삶은 물을 넣어가며 섞이도록 치대고 싱거우면 소금을 넣는다.



강좌에서 조숙자 명인이 된장∙간장 만들기 시연을 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강좌에서 전해진 명인의 숙성의 시간에 대한 철학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조숙자 명인은 "햇장(1년)도 좋지만, 묵은장(3-4년)은 더 깊고 진한 맛이 난다"며 오래 두고 보살핀 장의 가치를 짚었습니다. 또한 묵은장이나 항아리 밑의 굳은 소금을 활용해 새 장을 담그는 '겹장'도 소개되었습니다. "겹장은 메주가 두 번 들어가는 거니까 더 좋지요." 시간을 겹쳐 사용하는 전통 지혜가 담긴 장 담그기 방식이 번거로움을 피하려는 오늘날에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 대목이었습니다.
이날 강좌에서 조숙자 명인은 된장의 다섯 가지 특징을 '오덕(五德)'으로 풀어 설명했습니다. 다른 맛과 섞여도 제 맛을 잃지 않는 '단심(丹心)', 오래 두어도 쉽게 변질되지 않는 '항심(恒心)', 비리고 기름진 냄새를 잡아주는 '불심(佛心)', 매운맛을 부드럽게 만드는 '선심(善心)',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울리는 '화심(和心)'까지, 된장은 그 자체로 우리 식문화의 덕목을 담고 있다는 것입니다.
강좌에서 조숙자 명인이 된장∙간장 만들기의 비결을 전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조숙자 명인은 또 현대인의 식탁을 진단하며 "지금 우리가 먹는 장의 대부분은 공장에서 나옵니다"라고 꼬집고, 재래식 장과 공장의 장은 맛과 영양 모두에서 차이가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시판 된장은 인공적으로 누룩곰팡이를 접종한 고지에 콩과 소금을 섞어 빠르게 만든 것이고, 간장은 탈지 콩가루와 밀 글루텐, 생선가루 등을 산분해 장치로 처리해 제조된다는 점을 짚으며 "건강한 식탁을 위해서는 결국 우리 손끝으로 만든 장을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강좌에서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말은 "집안에 몸이 아픈 사람이 있으면 장맛이 변합니다"라는 말이었습니다. 그만큼 장은 집안의 기운과 사람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음식이라는 뜻입니다. 조숙자 명인은 "아파트에서도 충분히 담글 수 있습니다. 작은 항아리 두세 개로, 처음에는 조금씩 시험 삼아 해 보세요. 한 번, 두 번, 세 번 해보면 정말 쉬워져요. 포기하지 말고 직접 해보세요"라며 참가자들을 격려했습니다.

강좌 참가자들이 조숙자 명인의 비결을 담고 있다. ©서울농부포털서울특별시농업기술센터의 '전통장류 강좌'는 공장제 장류에 익숙해진 도시 생활 속에서, 밭의 고기라 불리는 콩과 우리의 장 문화를 다시 바라보게 하는 자리였습니다. 조숙자 명인의 말처럼, 건강한 식탁과 살아있는 식문화를 위해 우리 각자의 부엌에서 장 담그기를 다시 시작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서울특별시농업기술센터에서는 앞으로도 "전통장류 강좌 시리즈"를 통해 다양한 장류를 널리 알린다는 계획입니다. 좀 더 자세한 정보는 서울특별시농업기술센터 홈페이지(
[서울특별시농업기술센터])를 통해 얻으실 수 있습니다.
김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