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erated with Nano Banana Pro'치유농업'은 농업·농촌 자원과 농업 활동을 활용해 신체적·정서적·심리적 건강을 돕는 활동을 말합니다. 텃밭 가꾸기, 식물 돌봄, 수확과 조리, 가벼운 농작업 같은 과정이 오감 자극과 신체 활동, 사회적 교류를 동시에 만들어내면서 스트레스 완화와 정서 안정, 자기효능감 회복 등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우울감·불안 등 마음 건강 문제와 고령화에 따른 돌봄 수요가 늘어나면서, 치유농업이 '체험' 차원을 넘어 보건·복지 영역과 연결된 비약물적 지원 수단으로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농촌진흥청은 최근 국내 치유농업 실험연구 1407건(2010~2024년)을 메타분석해 스트레스·우울·불안과 자아존중감·자기효능감·대인관계 등 6개 심리·사회 지표를 표준 평가 항목으로 제시하고, 참여 후 스트레스 15.1% 감소, 우울 19.4% 감소 등 평균 개선치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실증적인 연구를 통해 마련된 과학적 기준들로 치유농업은 단순히 '좋았다'는 체감을 넘어, 객관적인 효과를 설명할 수 있는 분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치유농업 프로그램 참여자들이 텃밭 활동을 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이러한 흐름 속에서 서울시가 치유농업을 시민 일상 회복을 위한 공공서비스로 키우기 위한 5개년 로드맵을 내놨습니다. 서울시는 12월 15일 '서울특별시 치유농업 육성 기본계획'을 최초로 수립하고, 2029년까지 4대 분야 30개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도시 생활에서 커지는 스트레스와 마음 건강 문제, 돌봄 수요 확대에 대응해 누구나 생활권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서울형 치유농업'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입니다.
이번 계획의 핵심은 접근성 확대와 서비스 품질 고도화입니다. 서울시는 공원·옥상·실내 등 도시형 공간을 활용해 생활권 치유농장 및 실천공간을 148개소로 확충하고, 치유농장 프로그램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전용 정보 플랫폼(종합정보망)도 구축합니다. 치유농업이 특정 시설이나 일부 참여자만의 체험 프로그램에 머무르지 않고, 시민들이 일상에서 필요할 때 쉽게 찾아갈 수 있는 '회복의 인프라'가 되도록 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서울시는 치유농업을 단독 사업이 아니라 도시 복지·정신건강·교육·여가 서비스와 결합된 '연계형 모델'로 추진합니다. 시의 관련 부서 협력을 강화해 감정노동 종사자, 플랫폼노동자, 치매 어르신 등을 대상으로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돌봄과 정신건강, 평생교육 등 다양한 영역에서 '농업 기반 치유'가 실제로 작동하도록 민·관·부서 협력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정책 목표도 구체적 수치로 제시했습니다. 서울시는 2029년까지 치유농업 프로그램 참여자 8만 920명, 전문인력 354명 양성을 추진하고, 프로그램 개발 효과검증 11종과 사업(산업화) 모델 3종을 육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치유 효과를 '경험담' 수준에 두지 않고, 검증 가능한 프로그램으로 고도화해 공공서비스로 정착시키려는 목표입니다.
치유농업 프로그램 참여자들이 상자텃밭 활동을 하고 있다. ©한스메디팜계획은 '기반 구축', '성과 확산', '현장기술개발', '산업화' 등 4대 분야로 짜였습니다.
- '기반 구축' 분야에서는 실태조사와 종합정보망 운영, 유관부서 연계 협력, 자치구 연계 확대, 자문단 운영 및 민간 실천단체 협력 등이 포함됩니다.
- '성과 확산' 분야는 홍보·인식 확산과 함께, 대상자 맞춤형 프로그램 운영 보급, 치유농업 서비스 기술 보급, 전문인력 육성 등이 핵심입니다.
- '현장기술개발' 분야에서는 '수요자 맞춤형 콘텐츠'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예방형(생애주기 맞춤형 예방·건강유지), 특수목적형(질병·장애인의 회복 및 재활), 복지·교육 연계형 콘텐츠 개발과 함께, 운영 및 효과 관리시스템 개발도 추진합니다. 더 나아가 식물·반려동물·스마트팜 등 도시 환경에 맞는 치유 자원을 발굴하고, 산학연계 연구를 확대해 현장 적용 가능한 실용기술을 축적하겠다는 계획입니다.
- '산업화 분야'에서는 서비스 품질 향상, 제품개발 지원, 창업 교육·컨설팅, 일자리 창출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서울시는 치유농업 프로그램의 상품화와 서비스 모델 개발, 창업 지원을 통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치유농장 운영·교육 프로그램·컨설팅 등 다양한 분야의 일자리로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치유'가 복지정책의 한 축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지역경제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관점입니다.
치유농업 프로그램 참여자들이 딸기 스마트팜 체험을 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이번 계획이 기존의 치유농업 사업과 다른 점은,
첫째로, 단순한 '사업'이 아니라 '5개년 공공정책 패키지'로 설계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동안은 개별 프로그램 운영, 시범사업, 단년도 예산 사업처럼 점 형태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서울시가 5년 계획으로 4대 분야 30개 사업을 묶어 정책 목표·추진과제·성과지표(수치 목표)까지 제시했습니다. 즉 "해 보겠다"가 아니라 "어디까지 늘리고, 몇 명을 대상으로, 무엇을 검증하겠다"는 구조입니다.
둘째는, 접근성이 '농촌 방문형'에서 '생활권 상시형'으로 이동했다는 것입니다. 기존 치유농업은 치유농장(대개 외곽·농촌) 중심이어서 접근성이 과제였는데, 이번 계획에서는 공원·옥상·실내 등 도시 공간을 활용한 생활권 치유농장·실천공간을 148개소로 확충하겠다고 못 박았습니다. '도시형 치유농업'을 전면에 내세운 대목입니다.
셋째는, 정보·연결의 기반(플랫폼)을 정책에 포함했다는 것입니다. 단순 홍보를 넘어, 치유농장 프로그램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용 종합정보망(정보 플랫폼) 구축을 명시하면서, 참여자가 "어디서 무엇을 언제 받을 수 있는지"를 찾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점에서 기존 사업과 결이 다릅니다.
넷째는, 복지·정신건강·교육 등과 '부서 연계'가 계획의 중심축이 되었습니다. 치유농업을 농업기술 부서 단독 사업으로 두지 않고, 복지·정신건강·평생교육 등과 연계해 감정노동 종사자, 플랫폼노동자, 치매 어르신 등 대상군을 명확히 적시했습니다. 즉 프로그램을 '체험'이 아니라 사회서비스와 결합한 치유 모델로 만들려는 방향입니다.
다섯째는, 프로그램을 '맞춤형'으로 고도화하고, 효과를 '검증'하겠다고 제시했다는 것입니다. 대상별·질환별(노년기 우울·인지저하, 청년 스트레스, 발달장애 정신건강 회복 등)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고도화하고, 효과 검증 프로그램 11종 목표를 제시함에 따라 기존에는 운영 실적 중심이었다면, 이번에는 검증·표준화 의지를 더 강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여섯째는, 전문인력 양성과 산업화(일자리·창업)까지 한 덩어리로 추진한다는 것입니다. 치유농업을 '좋은 활동'에서 끝내지 않고, 전문인력 354명 양성, 산업화 모델 3종, 상품화·창업지원·일자리 창출까지 포함하면서, 서비스 품질과 지속가능성을 '시장/산업 생태계' 관점에서 함께 보겠다는 점이 차별점입니다.
치유농업 프로그램 참여자들이 텃밭 활동을 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서울시는 이번 계획의 비전을 '회복과 치유, 서울시민과 동행하는 치유농업'으로 제시했습니다. 이해선 서울시 민생노동국장은 "생활권 어디서나 만나는 서울형 치유농업을 통해 시민의 몸과 마음 건강 회복을 실질적으로 돕겠다"며 "검증된 프로그램과 전문인력, 산업화 모델을 기반으로 서울시민들이 회복·치유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치유농업은 농업·농촌 자원을 활용해 건강을 도모하는 활동이지만, 서울시의 이번 기본계획은 그 무대를 '도시'로 옮겨온 것이 특징입니다. 공원과 옥상, 실내 공간까지 생활권 곳곳을 치유의 장으로 삼고, 복지·정신건강·교육 서비스와 연결하는 ‘도시형 치유농업’이 실제 현장에서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지 주목됩니다.
김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