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도시농업공원내 양천도시농업교육센터에서 <2025년 양천 매력텃밭교실>이 진행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양천구는 양천도시농업공원내 양천도시농업교육센터(양천구 신월동 산174-1)에서 매주 수요일 '텃밭에 진심인 서울시민'들을 대상으로 <2025년 양천 매력텃밭교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번 매력텃밭교실에서는 "자연을 배우고, 삶을 나누다"라는 주제로 키친가든 식탁 상차림, 동반작물, 가정에서 재배 가능한 수경재배, 스마트팜, 우리나라 약용식물의 역사 등 다양한 이야기가 전달되고 있습니다. 9월 17일(수)에는 "스마트팜(smart farm), 농촌이 도심으로"라는 주제로 서울특별시도시농업전문가회 교육부회장 권삼열 박사의 강연이 진행되었습니다.
서울특별시도시농업전문가회 교육부회장 권삼열 박사가 "스마트팜(smart farm), 농촌이 도심으로"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이날 강연에서 권삼열 박사는 로봇·AI·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가 결합된 스마트농업의 현재와 미래를 짚으며 농업은 더 이상 날씨에 좌우되는 산업이 아니라, 데이터와 알고리즘으로 품질과 생산을 예측·통제하는 산업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강연은 스마트팜에 대한 개념 정리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스마트농업은 정보통신기술(ICT)과 로봇·정보과학 등 타 산업의 기술을 농업에 접목해 생산성과 부가가치를 끌어올리는 거대한 틀을 의미합니다. 반면 스마트팜은 그 구현 단위로, 센서와 제어시스템을 통해 온·습도·광·CO2·영양분 등 생육 환경을 원격·자동으로 관리하는 농장을 뜻합니다. 권삼열 박사는 "생산만이 아니라 가공·유통·판매·소비까지 전 과정을 데이터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에 식물공장(공장형 온실)과 디지털농업 개념이 더해집니다. 식물공장은 온실 내부의 광·온도·습도·기류·무기영양을 최적 제어하고 재배 공정을 자동화해 연중 계획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형태입니다. 디지털농업은 현장을 데이터로 진단하고 AI가 처방을 내리는 운영 체계로, 작목 추천·정밀재배·스마트 유통 관리까지 확장됩니다. 수경재배와 정밀농업은 이러한 전환의 '기초 체력'으로, 토양 대신 양액과 배지를 사용해 오염을 최소화하고, ICT로 투입은 줄이면서 수확을 극대화합니다.
서울특별시도시농업전문가회 교육부회장 권삼열 박사가 "스마트팜(smart farm), 농촌이 도심으로"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이어 권삼열 박사는 역사적 사례를 통해 기후 리스크의 파괴력을 상기시켰습니다. 17세기 소빙기와 가뭄·저온이 겹친 '경신대기근'은 대규모 흉작과 사회 불안을 야기했습니다. "오늘날에도 이상기후와 공급망 충격은 곧바로 애그플레이션(농산물 가격 급등)으로 이어진다"라고 전한 권삼열 박사는 "실내·온실 기반 환경 제어와 계절과 무관하게 계획 생산이 가능한 스마트팜은 이러한 불확실성을 흡수하는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고령화와 농촌 인력 부족 문제 역시 자동화·원격 운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스마트팜의 심장은 센서와 제어 알고리즘입니다. IoT 센서는 온도, 습도, 광량, CO2, 토양 혹은 배지 수분과 전기전도도(EC) 등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하고, 자동 밸브·환기·차광·관수·양액 공급 장치가 이를 바탕으로 환경을 제어합니다. 권삼열 박사는 "과거에는 온도 하나만 보고 제어하는 단순제어가 일반적이었지만, 이제는 광과 온도를 연계해 햇빛이 강하면 환기 설정을 낮추는 식의 복합환경제어가 표준이 되어 가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운영 단위도 정교해집니다. 하나의 제어반으로 전체 시설을 관리하는 '일괄제어'에서 출발해, 동(棟) 수가 많은 연동 하우스를 2개 이상 구간으로 나누는 '구간제어', 나아가 동마다 개별 제어반을 두는 '단동분산제어'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온실 내 미세 환경차와 작목별 최적점을 섬세히 반영하기 위한 선택입니다. 수직 다단 구조와 수경재배를 결합한 도심형 시스템은 공간 효율을 높이고 토양 오염을 원천적으로 차단합니다. 관리자는 스마트폰이나 PC로 창문 개폐, 사료 공급 등 원격 조작까지 수행할 수 있습니다.
제도 환경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2024년 7월 26일 시행된 '스마트농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은 농업의 자동화·정밀화·무인화를 촉진하고 농가 소득 증대와 농촌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권삼열 박사는 “장비·데이터 표준 마련, 보급 확산, 인력 양성, 금융 지원 체계 등이 법의 실행력을 가늠할 관건"이라며 "제도가 뒷받침되면 민간 투자와 기술 혁신의 선순환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서울특별시도시농업전문가회 교육부회장 권삼열 박사가 "스마트팜(smart farm), 농촌이 도심으로"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스마트팜의 효과는 다층적입니다. 첫째, 생산성 향상입니다. 수확량 증대와 수율 개선, 품질 균일화가 대표적입니다. 둘째, 경영비 절감입니다. 물·비료·사료·에너지 사용이 최적화되고, 자동화로 노동력 투입이 줄어듭니다. 셋째, 품질 향상과 안정적 공급입니다. 표준화된 환경에서 고품질 생산이 가능해 연중 공급이 현실화됩니다. 넷째, 지속가능성입니다. 환경 오염을 줄이고 자원 효율을 높이며 탄소 배출도 감소합니다. 다섯째, 인력 구조 변화입니다. 디지털 기반의 작업 환경은 청년층 유입과 데이터·설비 운영 인력의 수요를 키웁니다. 마지막으로, 수출 경쟁력 강화입니다. 균일한 품질과 이력 데이터는 해외 신뢰를 얻는 결정적 요소가 됩니다.
물론 이에 따른 도전도 만만치 않습니다. 초기 투자 비용(CAPEX)은 센서, 제어장치, 서버 등으로 적지 않고, 유지보수 비용(OPEX)도 뒤따릅니다. 권삼열 박사는 "정부 보조 확대, 리스·렌털 같은 금융 모델, 대기업·지자체와의 민관 협력으로 진입장벽을 낮춰야 한다"라고 제안했습니다. 표준화 부족도 문제입니다. 업체마다 상이한 시스템이 통합 운용을 어렵게 하므로 글로벌 표준 제정과 데이터 공유 플랫폼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데이터 활용 역량의 격차도 문제가 됩니다. 권삼열 박사는 "농업인 대상 스마트팜 교육, 현장형 디지털 훈련, 컨설팅을 체계화해야 AI와 빅데이터의 잠재력이 실제 성과로 전환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스마트팜의 미래에 대해 권삼열 박사는 "이미 세계 각지에서 자동화 수준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미국의 Iron Ox, 일본의 MIRAI 농장처럼 로봇과 AI가 결합된 '스마트 팩토리형 농업'은 인력 부족 해소와 24시간 운영을 앞세워 상용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동시에 물·비료·에너지 절감 효과로 녹색전환의 핵심 기술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유통 측면에서는 블록체인이 주목받습니다. IBM Food Trust 같은 플랫폼은 생산·유통 이력의 신뢰도를 높여 프리미엄 가격 형성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생활권에서는 가정용·소형 IoT 스마트팜이 확대되며, 도심에서도 신선식품 접근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끝으로 권삼열 박사는 "스마트팜은 날씨의 변덕을 기술로 흡수해 농업을 예측 가능한 산업으로 바꾸고 있다"라며 "이는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식량안보와 물가 안정, 그리고 지속가능한 성장의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설비 투자와 운영 기술 학습에 비용이 들지만, 중장기적으로 생산 안정과 비용 효율, 탄소 저감이라는 복합적 이익이 이를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권삼열 박사는 스마트팜에 대한 여러 논란과 논의들이 있지만, 기후위기와 공급망 불확실성이 일상화된 시대에 스마트팜은 더 늦출 수 없는 미래 농업이자, 지역과 국가의 회복탄력성을 떠받치는 필수 인프라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강연을 마쳤습니다.
양천도시농업교육센터에 설치되어 있는 실내 스마트 텃밭 ©서울농부포털<2025년 양천 매력텃밭교실>은 10월 말까지 나머지 3차례의 수업을 통해 작물의 주요 해충, 천적 곤충, 식물의 생리와 구조, 도시농업전문가 양성과정 소개 등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프로그램을 통해 자연을 배우고, 삶을 나누는 양천 도시농업이 지속되길 바라봅니다.
김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