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여성동행센터에서 <마을정원사 양성 과정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마포구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마을정원사 양성 과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마포구청과 경의선숲길정원사협동조합이 함께 하는 이번 양성 과정은 관내 공공정원을 함께 가꿀 주민들을 양성하고 지속적인 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8월 26일(화)에는 양성 과정 1기의 첫 수업이 마포여성동행센터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마을정원사의 의미와 생태를 고려한 지속가능한 정원활동"이라는 주제로 열린 첫 수업에서는 경의선숲길정원사협동조합의 박신연숙 정원사가 강사로 나서 '공동체 정원 활동의 가치', '생태를 고려한 지속가능한 정원활동', '정원의 1년 살이' 등의 이론 수업과 함께 꽃씨 파종 실습을 진행했습니다.
<마을정원사 양성 과정 프로그램>에서 경의선숲길정원사협동조합 박신연숙 정원사가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수업에서 박신연숙 정원사는 먼저 체코의 대표적인 작가이자 민주주의의 대변자로 잘 알려진 카렐 차페크가 쓴 <정원가의 열두 달>을 소개했습니다. 그중 "인간은 손바닥만 한 정원이라도 가져야 한다. 우리가 무엇을 딛고 있는지 알기 위해선 작은 화단 하나는 가꾸며 살아야 한다"는 구절을 소개하며, '누구나 땅을 소유할 수는 없어도 누구에게나 정원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박신연숙 정원사는 "시골에서 살 때는 집 밖으로 나가면 모든 자연이 다 정원이었지만, 도시에서는 아주 작은 공간도 허락되지 않는다"며 "도시에서도 시민 누구나 정원을 가질 권리가 있는데, 그 권리를 누릴 수 있는 공간이 바로 공공정원"이라고 전했습니다.
<마을정원사 양성 과정 프로그램>에서 경의선숲길정원사협동조합 박신연숙 정원사가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이어 박신연숙 정원사는 마을정원사들이 가꾸고 있는 마포의 대표적인 공공정원인 '아현자연학습장'(
[누구나 정원을 가꿀 수 있다. '나도 우리동네 정원사'])과 봄봄마을정원사들의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아현자연학습장은 아파트 빌딩들 속에서 공터처럼 방치되었던 자연학습장을 주민들이 구청에 연락해 직접 가꾸어낸 공동체정원입니다. 꽃, 화초뿐만 아니라 먹거리 작물들과 곤충, 야생동물이 함께 공존하는 '생명이 살아가는 집'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박신연숙 정원사는 "동네마다 아현자연학습장과 같은 공간이 있기는 하지만 제대로 관리가 되질 않는다"며 마을정원사들이 해야 할 일이 이런 공공정원을 가꾸어 시민들과 나누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수강생들이 자기 소개를 하며 참가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정원을 가꾸고 싶다는 이유 이외에도 '정원사라는 단어에 끌려서', '어머니에게 정원을 가꾸어 드리고 싶어서', '흙을 배우고 싶어서', '도시농업을 하려다가 땅 구하기가 어려워 화단이라도 가꿔보고 싶어서', '공동체와 어울리고 싶어서' 등 다양한 이야기가 전해졌다. ©서울농부포털정원은 사전적으로는 식물과 자연물 등으로 인간이 의도적으로 꾸미고 관리하는 실외 공간을 의미하지만, 단순히 집이나 건물의 뜰뿐만 아니라 미적·조형적·식물학적 기능을 수행하는 공간까지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박신연숙 정원사는 여기에 더해 정원을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공간'이라는 사회적 개념까지 포함시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개인의 취미를 충족하기 위함이 아니라 공동체를 회복하고 생태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공공성이 확보된 정원 활동이 필요하다"고 밝힌 박신연숙 정원사는 "함께 정원을 가꿀 동료를 모으고 새로운 공동체를 만나며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 마을정원사"라고 전했습니다.
박신연숙 정원사는 흙의 중요성도 강조해 소개했습니다.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 메리 레이놀즈가 20년간 지속하던 화학적 방식의 정원 조성을 멈추고, 땅을 건강하게 회복시켜 땅과 인간이 다시 연결되는 숲정원을 만들기 위해 쓴 <생명의 정원>을 소개한 박신연숙 정원사는, 땅을 회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풀은 생장점을 남기고 자르는 방식으로, 땅은 지렁이를 활용해 숨을 틔워주는 방식으로 제초와 경운을 대신하자고 전했습니다. "정원사는 흙을 돌보는 사람"이라는 카렐 차페크의 말을 인용한 박신연숙 정원사는 "어쩌면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땅에는 더 나을 수 있다"면서 "정원을 가꾸면서 생기는 갈등적인 상황에서는 각자의 방식을 찾아야 하지만 가능한 자연의 방법으로, 자연에 가까운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수강생들이 꽃씨 파종 실습을 하고 있다. 이날 실습에서는 에렌지움, 디기탈리스, 패랭이 씨앗을 포트에 심었다. 수업 과정을 거치며 뿌리를 내린 꽃들은 갈라서 독립시켜 주게 되고, 이후 화단으로 옮기는 실습을 진행하게 된다. 박신연숙 정원사는 "새싹을 심는 것은 하나의 우주를 심는 것"이라는 마음으로 파종하기를 주문했다. ©서울농부포털끝으로 박신연숙 정원사는 정원의 1년 살이를 일곱 계절로 나누어 소개하며 첫 수업을 마무리했습니다. '겨울-초봄-봄-초여름-여름-초가을-가을'로 정원 시기를 7개로 구분한 박신연숙 정원사는 각 시기별 정원 활동의 준비 사항과 시기별 심고 가꾸는 화초들의 재배 방법, 특성, 씨 받는 법 등을 자세히 소개했습니다.
<마을정원사 양성 과정 프로그램>에서 경의선숲길정원사협동조합 박신연숙 정원사가 시기별 정원 활동을 소개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마포구 <마을 정원사 양성 과정 프로그램>은 마포구민을 대상으로 총 4개의 기수로 나누어 기수당 20명씩 총 80명의 수강생을 모집해 12월까지 수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매 기수별 총 4차례의 이론과 실습 수업, 1차례의 특강으로 구성된 이번 양성 과정에서는 '마을정원사의 의미', '토양의 이해', '식물의 분류와 생태', '정원디자인 기초 이론', '정원디자인 관리 실습' 등의 교육을 통해 실질적인 마을정원사로서의 활동을 돕게 됩니다.
현재 4기까지 수업의 수강생을 충원 시까지 계속 모집하고 있습니다. 마을과 정원, 공동체 활동에 관심이 있으신 마포구 주민분들이라면 해당 페이지(
[마포구 마을 정원사 양성 과정 프로그램])에 들러 신청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김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