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도시농업체험장에서 '어린이 텃밭 강사 양성 교육'이 열렸다. ©서울농부포털강북도시농업체험장(강북구 수유동 599) 교육장에서 '어린이 텃밭 강사 양성 교육(이하 '양성 교육')'이 열렸습니다. 강북도시농업체험장에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텃밭 교육을 담당할 강사를 육성하기 위해 (사)강북마을텃밭의 주관으로 매년 진행되고 있는 양성 교육은, 올해도 강북구 주민 20명을 모집해 총 10회 차의 수업으로 진행됩니다.
참가자들은 흙과 퇴비의 이해, 논과 벼의 한살이 이해, 정원의 이해, 씨앗심기부터 작물수확까지 등의 이론 수업과 함께 퇴비와 지렁이토분 실습, 논생물 체험, 풀꽃 활용 교육, 파종과 수확 등의 실습 수업을 통해 텃밭에서 이루어지는 전반적인 내용을 배우게 됩니다. 특히 영유아부터 초등학생까지의 텃밭 교육사례, 텃밭 교육 프로그램 기획, 교수법 등의 실무적인 방법까지 습득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구성되었고, 8회 차의 교육 후 2회에 걸쳐 어린이 텃밭 체험 교육과 농부학교 실습에 강사로 참여해 실질적인 역량을 쌓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김선희 (사)강북마을텃밭 사무국장이 참가자들에게 양성 교육 과정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7월 24일(목) 열린 양성 교육의 첫 번째 수업은 "기후위기와 텃밭 교육의 중요성"이라는 주제로 진행되었습니다. 날로 심화되는 기후위기 속에서 텃밭을 생태적 감수성을 키우는 살아 있는 교실로 만들기 위해 마련된 수업에는 김충기 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대표가 강사를 맡아 기후위기의 전반적인 상황과 텃밭 교육의 방향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김충기 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대표가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기후위기시대,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수업을 진행한 김충기 대표는, 먼저 기후위기가 닥치게 된 전반적인 흐름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김충기 대표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폭염, 폭우, 가뭄 등 기후위기 징표의 결정적 원인은 열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대기 중에 머무는 '열돔(heat dome) 현상' 때문입니다. 북극마저 온도가 올라가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지구 전체 대기 흐름에 교란이 생겨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참사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는 잘 알려진 대로 이산화탄소의 급격한 상승 때문입니다. 지구는 40만 년 정도의 주기로 빙하기와 간빙기가 교차하는데, 그동안 이산화탄소는 지구 기온 변화에 연동되어 증감을 거듭했습니다. 현재 지구는 홀로세(Holocene) 간빙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홀로세는 약 1만 년 전부터 현재까지의 지질 시대를 가리키는 말로, 지구 전체로 보면 이제는 빙하기로 접어들 시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되려 온도가 오르고 있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지난 1만 년간 4도가 상승한 지구 온도는 최근 100년 만에 1도가 올라갔습니다. 250배 이상 오르고 있는 온도에 의해 지구에 축적된 에너지가 소비되는 과정이 태풍 등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 전 세계는 파리기후협약을 통해 지구 온도가 1.5도 이상은 올라가지 않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규제가 없는 협약이라는 한계로 여전히 미래는 불투명한 상태입니다. 북극과 영구 동토층의 해빙, 아한대숲 산불, 산호초의 절명 등 균형이 깨져 다시 돌아갈 수 없는 '티핑 포인트'가 이미 지났다고 보는 비관론까지 나오는 상황 속에, 현재 전 세계가 목표로 하고 있는 탄소중립을 달성한다고 해도 이미 배출되어 있는 탄소를 줄일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향후 지속적인 기온 상승은 막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김충기 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대표가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김충기 대표는 "지금 우리 세대는 그나마 시원하게 산 것"이라며 "지금 우리의 아이들을 앞으로 어떤 세상에서 살게 될 것인가? 우리가 다음 세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다 했는가? 고민하게 된다"고 말하고 "기후 적응을 생각하고 준비해야 할 때에 농업을 다시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습니다.
온실가스 배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대규모 산업형 농업의 집약적 경운, 대규모 단작, 합성 비료 사용, 화학적 방제, 유전자 조작, 공장식 축산의 문제점을 지적한 김충기 대표는 도시농부들이 지구를 살리는 탄소농법을 실천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1. 탄소가 풍부한 자가퇴비 만들고 이용하기 2. 텃밭의 교란을 최대한 줄이기(과도한 경운하지 않기, 다년생 활용하기) 3. 유기물 토양덮개 활용하기 4. 사이짓기, 돌려짓기, 생물다양성5. 텃밭을 비워두지 말기 (겨울작물, 녹비작물, 덮개작물 활용 또는 풀이라도 덮어두기)6. 화학물질 사용하지 않기7. 일상에서 탄소배출 줄이기 (에너지 자원을 아끼기, 자가용 덜 타기 등) 8. 기후위기 감수성 높이기, 주변에 알리기, 대책마련 촉구하기(기후비상행동 함께 하기)"결국 전 세계적인 기후위기는 불평등을 불러올 수밖에 없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공동체의 회복탄력성을 갖추는 것 말고는 답이 없다"고 전한 김충기 대표는 프랑스의 R-Urban, 쿠바의 도시농업, 베를린 도시경작선언문 등을 소개하며 "공동체텃밭을 통한 생태전환과 관계망 회복이 위기 극복의 핵심"이라고 전했습니다. "포용성을 가진 도시의 공동체텃밭에서 우리의 아이들이 농사를 짓고 배우며 삶의 방식을 깨닫는 것이 미래를 대비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한 김충기 대표는, 끝으로 "강사분들께서 우리 아이들이 어떤 것을 배울 수 있는 어린이 텃밭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가져주시길 바라고, 나아가 관계를 회복하는 공동체 문화까지 어우르는 큰 방향을 염두에 두고 아이들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김충기 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대표가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기후위기 시대의 텃밭은 '농업'이 아니라 '교육'이고, 생태적 감수성을 키우는 '살아 있는 교실'입니다. 아이들이 텃밭에서 배우는 것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몸으로 새겨지는 삶의 철학입니다. 아이들에게 텃밭에서 "무엇을 심었는가?"보다 "어떻게 돌보고, 무엇을 느꼈는가?"를 더 중요하게 물어야 할 때입니다. 양성 과정을 통해 아이들이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갈 힘과 연대의 감각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는 강사들이 배출되기를 바라봅니다.
김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