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구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버섯재배와 양봉, 우리도 해보자> 프로그램의 '동충하초' 특강이 열렸다. ©서울농부포털6월 12일(목) 강북구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도시농업에서의 '동충하초' 재배 가능성에 대해 들어보는 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도시농업을 통한 사회적 경제 활동을 모색하기 위해 강북구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마련한 특강에는 최재식 자연사랑능력개발협동조합 이사가 강사로 나서 동충하초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최재식 자연사랑능력개발협동조합 이사가 버섯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최재식 이사는 먼저 버섯의 일반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최재식 이사에 따르면, 버섯은 우리에게 익숙한 듯 하지만, 그 실체를 들여다보면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흥미로운 생명체입니다. 버섯은 식물이나 동물이 아닌 '균류'에 속하며, '균계'라는 독립된 생물 분류군에 포함됩니다. 식물은 스스로 양분을 만들고, 동물은 다른 생물을 먹으며 살아가지만, 균류는 엽록소가 없고 광합성을 하지 않으며, 외부 유기물을 분해해 영양분을 얻는 분해자의 위치에 있습니다. 생물의 사체나 배설물 등 유기물을 분해함으로써 생태계에서 중요한 순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고생대 석탄기의 끝자락에서 더 이상 석탄이 만들어지지 않게 된 이유도 바로 균류, 특히 버섯이 등장해 죽은 생물들을 분해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버섯은 자낭균이나 담자균 중에서 유성포자로 증식하며, 눈에 보일 정도로 크게 자란 자실체를 가진 균류를 일컫습니다. 우리가 흔히 '버섯'이라고 부르는 것은 바로 이 자실체로, 식물의 꽃에 해당하는 생식기관입니다. 땅 위로 솟아나는 이 자실체는 다양한 형태와 색을 띠며, 포자를 방출해 번식합니다. 반면 땅속이나 배양재 속에 퍼져 있는 균사체는 식물의 뿌리나 줄기, 잎의 역할을 하는 영양기관으로, 균사체는 곰팡이에도 있지만 자실체가 없는 것이 곰팡이와 버섯의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버섯의 번식 방식은 식물과도 다릅니다. 식물은 씨앗으로 번식하지만, 버섯은 포자로 번식하며, 이때의 발생과정을 '발아'가 아닌 '발이(發栮)'라고 합니다. 버섯은 기생적인 생물이기 때문에 반드시 다른 생물에 의지해 살아가는데, 기생 방식에 따라 세 가지로 분류됩니다. 살아 있는 생물에 기생하는 '활물기생' 버섯으로는 송이버섯, 능이버섯 등이 있고, 이들은 인공재배가 불가능합니다. 죽은 생물체에 기생하는 '사물기생' 버섯으로는 느타리버섯, 표고버섯, 복령버섯 등이 있으며 인공재배가 가능합니다. 살아 있든 죽었든 상관없이 자랄 수 있는 '반활물기생' 버섯도 있으며, 대표적으로 뽕나무버섯이 여기에 속합니다.
또한 버섯은 기생하는 대상의 종류에 따라 다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나무에 기생하는 버섯(표고, 느타리, 복령), 부식된 유기물에 기생하는 버섯(양송이), 곤충에 기생하는 버섯(동충하초) 등이 있습니다. 현재 전 세계에는 약 1만 5천 종의 버섯이 보고되어 있으며, 이 중 식용 버섯이 약 50%, 약용 버섯이 30%, 독버섯이 10% 정도다. 나머지 10%는 아직 분류되지 않은 상태로, 버섯 연구는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한국에는 약 1,500종의 버섯이 있으며, 그중 식용 가능한 버섯은 약 350종입니다.
버섯의 생식과 생활사는 핵융합과 감수분열을 포함하는 복잡한 구조를 지닙니다. 이는 바이러스의 생활사와 유사한 점이 많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버섯에 대한 교육이 이뤄졌다면 바이러스의 증식 원리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처럼 버섯은 단순한 식재료를 넘어 자연의 생태 순환, 유전학, 생식학의 집약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재식 자연사랑능력개발협동조합 이사가 버섯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버섯을 재배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빛, 온도, 환기, 습도'입니다. 각각의 요소는 균사 성장기와 자실체 생육기에 따라 다르게 적용됩니다. 빛은 균사기에는 어둡게, 생육기에는 밝게 유지하는 것이 좋지만 언제나 직사광선은 피해야 하고, 온도는 균사 상태에서는 25도, 생육기에는 5~10도 정도가 적당합니다. 환기는 버섯이 산소를 흡수하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에 공기가 순환되도록 해야 하며, 특히 곰팡이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습도는 높을수록 좋지만, 직접 물을 주기보다는 전체 공간이 습하게 유지되도록 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버섯이 자실체를 형성하게 하려면 어느 정도의 물리적 자극이 필요합니다.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균긁기'(배지 표면의 노화균 긁어내기), '타목'(배지를 바닥에 던지기), '저온 충격'(냉장고에 보관), '침수'(물에 담그기 또는 물 주입) 등이 있습니다. 이런 자극은 버섯에게 일종의 위기 상황을 인식하게 만들어 생식 구조인 자실체를 형성하도록 유도합니다.
최재식 자연사랑능력개발협동조합 이사가 동충하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버섯의 일반에 이어 최재식 이사는 동충하초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최재식 이사에 따르면, 동충하초는 한자로 '겨울(冬)의 벌레(蟲), 여름(夏)의 풀(草)'이라는 뜻으로, 이름에서 그 생태를 직관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즉, 겨울에는 곤충 상태로 땅속에서 겨울을 나고, 여름에는 그 곤충 몸에서 버섯이 자라 풀처럼 솟아난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동충하초는 곤충의 몸에 기생하여 자라는 '곤충 기생성 버섯'입니다. 이 균류의 포자가 곤충(주로 나방류 유충, 매미, 개미, 딱정벌레 등)의 몸속에 침입하면, 그 곤충의 조직을 점차 분해하면서 자라나고, 그러다 곤충이 죽으면, 그 몸속에서 자실체가 솟아나 외부로 돌출되어 포자를 퍼뜨리는 구조입니다. 이런 독특한 생식 방식 때문에 동충하초는 고대로부터 신비한 자연물로 여겨져 왔습니다.
동충하초는 예로부터의 한의학, 전통 의학부터 최근의 기능성 식품 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면역력 증진, 항암 및 항염 효과, 피로 회복과 강장 효과, 호흡기 건강 개선 등에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자연 상태의 동충하초는 매우 희귀하고 채취량이 적어 과거에는 금보다 비싸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지만, 최근 실내 인공재배 기술이 개발되면서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습니다. 인공재배에서는 곤충 유충의 체액이 아닌 식물성 배지를 사용하게 됩니다. 주로 현미, 고구마, 감자, 설탕, 효모 추출물 등을 혼합한 '현미 배지'나 찹쌀, 수수, 보리, 옥수수 등을 혼합한 '곡물 배지'를 사용하게 됩니다. 원균을 사용해 액체로 배양하는 인공배양액 방법도 있습니다. 키우는 방법은 버섯과 크게 다르지 않아 집에서도 손쉽게 재배할 수 있고, 이를 위한 다양한 키트들도 판매되고 있습니다.
최재식 이사는 도시농업에서 동충하초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로 '고부가가치 작물'이라는 점과 '적은 노동력 소요', '통제된 환경에서 재배 가능', '적은 시설 비용', '연중 생산 가능', '다양한 활용' 등을 꼽았습니다. 최재식 이사는 "무엇보다 특별히 관리할 필요 없이 지켜만 보는 것으로 재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동충하초는 도시에서 농사를 짓고, 생명을 키우려는 사람들에게 적합하다"고 전했습니다.


특강에서는 참가자들에게 동충하초를 활용한 절편, 차, 누룽지 등이 제공되었다. ©서울농부포털이날 특강은 강북구사회적경제지원센터의 <버섯재배와 양봉, 우리도 해보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열렸습니다. 강북구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프로그램 안에서 '동충하초'뿐만 아니라 '꽃송이버섯'과 '사회적양봉'을 주제로 특강을 열고, 뜻이 있는 참여자들을 모아 함께 사회적 경제 활동을 꾸려나간다는 계획입니다. 정명훈 강북구사회적경제지원센터 센터장은 "강북구의 어르신이나 취약계층 또는 고립되어 있는 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사회적 경제 활동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작년부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며 "작년에 진행한 프로그램을 통해 참가자들과 조합을 만들어 한신대 신학대학원 옥상에서 양봉을 시작했고, 올해 참가자들과도 함께 다양한 방법으로 활동을 모색해 보려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참여한 주민들의 의지나 기대는 충분히 확인이 되고 있다"고 전한 정명훈 센터장은 "다만 공간 확보나 진행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해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풀어 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강북구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버섯재배와 양봉, 우리도 해보자>와 같은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와 공동체를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꼭 한 번 홈페이지(
[강북구사회적경제지원센터 홈페이지])를 들러 활동 상황이나 나에게 맞는 프로그램이 있는지 둘러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김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