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가오슝(高雄)과 타이동(台東)에서 <제15회 국제 퍼머컬처 대회>가 열렸다. ©IPC15 TAIWAN11월 30일(토)부터 12월 13일(금)까지 대만의 가오슝(高雄)과 타이동(台東)에서 <제15회 국제 퍼머컬처 대회(The 15th International Permaculture Conference & Convergence, IPC15)>가 열렸습니다. IPC는 전 세계 퍼머컬처 활동가와 전문가들이 모여 지속 가능한 체계와 생활 방식을 논의하고,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 1984년 호주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2-3년 주기로 전 세계를 돌며 개최되는 IPC는 올해 동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대만에서 열리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퍼머컬처네트워크'가 회원 단체로 참가했습니다.
IPC15 컨퍼런스장 전경 ©IPC15 TAIWAN올해 IPC15는 대만의 퍼머컬처 단체인 '지구여행자(天地旅人)'가 주관해 "회복력으로 가는 길(Pathways to Resilience) - 도시와 농촌의 공동체를 연결하여 탄력적인 미래를 함께 창조하자"는 대주제 아래 "1. 기후 위기 시대의 재난 예방 및 완화를 위한 도시 및 농촌 재생 설계 2. 퍼머컬처 교육과 청소년 행동 3. 난민 및 취약 계층을 위한 퍼머컬처 적용 4. 오스트로네시아 및 동아시아 문화의 지혜와 퍼머컬처 디자인의 융합 5. 인간을 중심으로 하는 공동체 기반 경제 6. 회복력 있는 토양 관리를 위한 퍼머컬처 7. 사회적 화합과 건강을 위한 퍼머컬처 디자인"의 세부 주제와 "1. 퍼머컬처가 전 세계적으로 더 널리 확산되도록 '균사화(myceliation)'를 촉진한다. 2. 도시와 농촌에서 퍼머컬처 디자인이 상호 진화하며, 과잉 소비와 기후 위기의 결과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탐구한다. 3. 위기의 시대에 퍼머컬처가 공동체 수준에서 회복력 있는 설계와 재생 전략을 통해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구상한다. 4. 퍼머컬처 실천 경험과 지식을 공유한다. 5. 퍼머컬처 윤리와 원칙을 실현하며, 즐겁고 사랑이 넘치는 IPC를 공동으로 창조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IPC15 퍼머컬처 디자인 코스 수료생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IPC15 TAIWANIPC에서는 사전 행사로 퍼머컬처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인 퍼머컬처 디자인 코스(PDC)를 진행합니다. 주로 본 행사인 컨퍼런스에 앞서 2주간 열리는 PDC에서는 전 세계 모든 주요 기후대의 도시, 농촌 및 생물권을 디자인하고 개발하는 퍼머컬처의 원칙과 응용 방법을 72시간 이상의 교육을 통해 습득하게 됩니다. PDC 과정을 수료하면 전 세계 어디에서나 퍼머컬처 디자이너로 활동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게 됩니다. 올해 IPC15에서는 100시간 이상의 PDC가 진행되어 많은 퍼머컬처 디자이너를 배출했습니다.
IPC15 컨퍼런스가 진행되고 있다. ©IPC15 TAIWAN본 행사 중 하나인 컨퍼런스는 일반 대중과 관련 전문가들에게 열려 있는 발표와 토론을 통해 퍼머컬처의 흐름과 사례들을 나누는 자리입니다. IPC15의 컨퍼런스는 가오슝에서 2일간 진행되었습니다. 퍼머컬처의 디자인 솔루션, 철학, 최신 연구, 도시 및 농촌 재생 설계의 발전 및 트렌드, 전통적인 오스트로네시아 및 동아시아의 지혜, 재생적 물 관리, 기후 변화 완화와 회복력 있는 생활 방식의 중요성 등 다양한 주제와 사례들이 다루어졌습니다. 특히 IPC15에는 저명한 저자이자 과학자, 환경 운동가, 사회 운동가, 심층 생태학자인 사티쉬 쿠마르(Satish Kumar)와 퍼머컬처의 공동 창시자인 데이비드 홈그렌(David Holmgren)이 기조 연설자로 참여해 각자의 철학과 사랑을 전했습니다. 또 지역에서 활동하는 오스트로네시아 생태학자, 교육자, 퍼머컬처 활동가들과 세계 각지의 퍼머컬처 전문가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퍼머컬처를 실천하는 사례들을 들려주었습니다.
인도의 사티쉬 쿠마르(Satish Kumar)가 <올바른 생계: 땅, 삶 그리고 사랑(Right Livelihood: Land, Life and Love)>라는 주제로 기조 발제를 하고 있다. ©IPC15 TAIWANIPC15 컨퍼런스 참가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IPC15 TAIWAN컨퍼런스를 마친 후 또 다른 본 행사인 컨버전스가 대만 동부의 시골 지역인 타이동현의 타로막 마을에서 5일간 진행되었습니다. 퍼머컬처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주제와 방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나누면서 개인들이 협력하고, 배우며, 퍼머컬처 운동을 강화할 방법을 공유하는 컨버전스에서는 각 지역과 세계적으로 저명한 퍼머컬처 전문가들이 100개 이상의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참가자들은 매일 다양한 주제의 발표, 시연, 워크숍, 포럼 중에서 원하는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선택해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또 자유롭게 이루어지는 컨버전스의 특성상 일정이 비어 있는 시간 동안 참가자 스스로 발표나 공유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되었습니다. 12세 이하의 어린이들을 위한 활동도 별도로 마련되어 참가자 모두가 퍼머컬처를 누리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IPC15 컨버전스장 입구 ©IPC15 TAIWAN참가자들이 컨버전스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IPC15 TAIWAN컨버전스가 진행되는 동안 참가자들은 텐트에서 생활했다. ©IPC15 TAIWAN매 식사는 현지에서 재배된 재료로 현지 주민들이 직접 만들어 제공했다. ©IPC15 TAIWAN컨버전스 참가자들의 모든 생활은 생태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했다. 그중 하나인 생태화장실의 모습. ©IPC15 TAIWANIPC15에서는 본 행사가 끝난 후에도 현장 탐방이나 현지 문화 체험 등의 후속 프로그램들이 마련되었습니다. 참가자들은 대만의 성공적인 퍼머컬처 프로젝트를 견학하거나 대만 지역 생태계 복원 사례와 전통 농업 기술 등을 체험하고, 대만 선주민들의 문화에 대한 인식을 넓히는 등의 활동을 했습니다.
이번 IPC15는 동아시아 지역에서 최초로 열린 IPC로 아시아 내 퍼머컬처 네트워크를 더욱 강화하고, 전 세계 퍼머컬처 운동에 아시아 지역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특히 아시아권이 가진 특유의 공동체성이 퍼머컬처가 지향하는 회복력을 가진 미래와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다는 점을 전 세계에 알리는 장이 되었습니다. IPC15는 퍼머컬처가 단순한 디자인이나 농사 방법을 넘어 지역 사회를 회생시키고 우리의 삶을 회복시키는 방안이 된다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이런 원칙과 철학, 가치가 알려지고 우리의 생활에 좀 더 폭넓게 확산되어 퍼머컬처가 우리에게도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IPC15에 관한 좀 더 자세한 정보는 IPC15 홈페이지(
[IPC15 TAIWAN])을 통해 얻으실 수 있습니다.
©IPC15 TAIWAN김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