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도시농업체험장 '모두의 마을텃밭'에서 추수 행사가 열렸다. ©서울농부포털10월 19일(토) 강북도시농업체험장 (강북구 수유동 599) '모두의 마을텃밭'에서 추수 행사가 열렸습니다. (사)강북마을텃밭이 주관해 열린 행사에는 한 해 동안 공동체텃밭에서 길러낸 토종벼를 수확하기 위해 강북구 내 다양한 단체들과 공동체 소모임의 회원 가족들이 참여해 마을 잔치의 분위기를 냈습니다. 지금은 마치 전설로 남아버린 듯한 '두레'가 실제로 재현된 현장을 다녀와 보았습니다.
추수 행사에는 (사)강북마을텃밭의 공동체 회원 가족들이 손에 손을 잡고 참여했다. ©서울농부포털(사)강북마을텃밭은 강북구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만든 도시농업 공동체입니다. 2014년 강북마을대학 도시농부학교에서 수강생들이 시작한 상자텃밭이 발전해 2015년 민간 주말농장으로 확장되었고, 이후 LH의 임대 부지에서 공동체텃밭을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LH가 임대를 중단하려 하자 지역 주민들의 서명 운동과 서울시의 협력을 통해 공공단체 명의로 임대를 유지하게 되었고, 2020년 (사)강북마을텃밭이 설립되었습니다. 이날의 추수가 마을 사람들끼리 힘을 모아 공동으로 농사를 짓는 '두레'의 본질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이유입니다.
김선희 (사)강북마을텃밭 사무국장이 추수에 앞서 사전 안내를 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논살림협동조합의 방미숙 전 이사장과 배정희 이사가 추수에 참여해 이날 수확할 토종벼의 내력과 특징을 소개하고, 벼 베는 요령과 홀테 사용법을 알려주고 있다. ©서울농부포털'모두의 마을텃밭' 논에는 북흑조, 붉은메, 붉은차나락, 노인도, 조동지, 녹토미 등 6종의 토종벼와 보급종인 삼광이 길러져 이날 수확되었다. ©서울농부포털참가자들이 추수를 하고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한 가운데 안전을 위해 어린이들에게는 어린이용 낫이 지급되었다. ©서울농부포털수확된 벼를 수동 탈곡기와 홀테로 탈곡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손으로, 발로, 키로 벼 낱알을 골라내고 있다. ©서울농부포털최종적으로 탈곡된 토종쌀 중 붉은메는 현재 남겨진 종자가 없어 논살림사회적협동조합을 통해 전국으로 퍼뜨려질 예정이다. 나머지는 내년 농사를 위한 종자를 남기고 도정을 거쳐 연말 '모두의 마을텃밭' 잔치 때 다 함께 나누게 된다. ©서울농부포털'모두의 마을텃밭'에 논을 만들 때부터 함께 해 온 방미숙 논살림사회적협동조합 전 이사장은 "지금까지 강북의 공동체 분들이 너무 열심히 논을 가꾸고 토종벼를 재배하는 모습을 봐 왔다"며 "오늘 이 시간까지 함께 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기쁘다"는 말을 전했습니다. 방미숙 전 이사장은 텃밭에는 꼭 논이 함께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도시텃밭에 논이 있다는 것은 도시가 잃어버린 생태적 환경을 되살린다는 점에서 꼭 필요합니다. 수자원을 보전하고, 생물다양성을 확장하는 것뿐만 아니라 땅의 영양을 잡아줘 함께 있는 텃밭들도 같이 비옥해지게 됩니다. 논농사는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공동체 의식을 높이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합니다. 농사를 모르는 청년 세대나 아이들에게는 중요한 전통과 생태교육의 장이 됩니다. 여전히 텃밭에 무슨 논까지 만드느냐 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논을 만드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고, 생태적으로도 꼭 필요하다는 점을 오늘과 같은 행사를 통해 널리 알려지길 바랍니다."
서울시 안에서 가을 '황금들녘'의 정취를 작으나마 느낄 수 있는 곳도 이제는 정말 손에 꼽을 정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논을 통해 텃밭 농사의 완성을 이룬 '모두의 마을텃밭'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어져 일반 시민들 뿐만 아니라 도시농부들에게도 큰 영감을 주고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게 되길 바라봅니다.
김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