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구 용산가족공원텃밭에서 텃밭보급소의 '2024년 도시농업전문가 양성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8월 29일(목) 용산구 용산가족공원텃밭(용산구 서빙고로 185)에서 텃밭보급소가 진행하는 '2024년 도시농업전문가 양성 교육(이하 '양성 교육')'이 열렸습니다. 도시농업전문가는 '도시농업의 이론과 기술을 습득해 도시농업 공간을 조성 및 관리하고, 도시농업 프로그램의 기획 및 운영을 통해 사회적∙교육적 공적 가치를 실현하는 활동가'로 서울시에서는 현재 총 11개 기관∙단체를 양성기관으로 지정해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양성 교육에서 곽선미 텃밭보급소 이사장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이날 열린 텃밭보급소의 양성 교육에서는 가을 작물 재배법 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본격적인 수업에 앞서 수강생들은 지난 수업에서 진행되었던 농사 계획 세우기에 따라 만든 텃밭 디자인을 발표했습니다. 수강생들은 각자가 키우고 싶은 작물의 특성과 재배 시기, 밭의 모양과 위치 등으로 고려해 만든 텃밭 디자인을 모두와 함께 나누었습니다.
수강생들이 각자 구상한 텃밭 디자인을 발표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가을 작물 재배법 수업은 김장 작물을 위주로 진행되었습니다. 수업을 진행한 곽선미 텃밭보급소 이사장은 모종을 키우는 이유와 목적부터 좋은 상토를 만드는 방법, 작은 컵이나 포트뿐만 아니라 큰 모판에서 모종을 길러내는 방법, 모종을 옮겨 심는 환경과 조건 등을 세세하게 설명했습니다. 또, 씨앗으로 작물을 기를 때 씨앗을 고르는 방법과 파종 시기, 줄뿌림, 흩어뿌림, 점뿌림, 뭉텅이 파종 등의 파종 방법을 설명하고, 각 작물에 따른 파종량과 파종의 깊이까지 하나하나 알려 주었습니다.
배추와 무, 쪽파 등 김장 작물에 대한 특성과 재배 방법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습니다. 곽선미 이사장에 따르면, 김장 배추는 여름까지 다른 작물들을 재배했던 곳에 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연작 장애를 피하기 위해 돌려짓기가 필요합니다. 밭을 준비할 때는 모종을 심기 1-2주 전에 퇴비와 깻묵 등을 넣어 밭의 양분을 충분히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모종을 심는 시기는 처서를 전후한 때가 좋으며, 심는 간격은 40cm 내외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배추는 양분을 많이 필요로 하는 작물로 모종을 심은 2-3주 후부터 2주 간격으로 웃거름을 주는 것이 필요하고, 배춧잎의 결구가 이루어질 시기에는 물을 자주 흠뻑 주는 것이 좋습니다. 배춧잎의 결구가 이루어지고 위를 눌렀을 때 단단해지면 수확의 적기가 됩니다. 일반적으로 김장 시기인 11월 중순 경부터 수확을 하게 됩니다.
곽선미 이사장이 이론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김장 무 역시 배추와 마찬가지로 연작 장애를 피하고 밭의 양분을 충분히 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무는 대개 씨앗으로 파종하기 때문에 심는 시기가 중요합니다. 조금만 시기를 놓쳐도 원하는 크기의 무를 얻기 어렵게 됩니다. 처서를 전후해 파종하는 것이 좋으며, 30-40cm의 간격을 두고 줄뿌림을 하면 됩니다. 파종 후 4-5일이면 떡잎이 나오고, 30일 정도 지나면 솎아서 열무처럼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자라는 상태에 따라 2-3번 정도 솎아서 무의 간격이 15-20cm가 되도록 해줍니다. 솎아낸 후에는 웃거름을 주는 것이 좋습니다. 수확은 11월 초중순경에 합니다. 무는 배추보다 추위에 견디는 힘이 약해 기온에 따라 배추보다 먼저 수확해 저장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무는 조직이 연해 바람이 들기 쉬운데, 일종의 노화현상으로 뿌리의 자람에 비해 충분한 양분이 공급되지 않아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바람이 든 무는 보기에 좋지 않을 뿐 영양상으로 싱싱한 무와 큰 차이는 없습니다.
쪽파는 씨앗이나 모종으로 심지 않고 구근(알뿌리)으로 심습니다. 쪽파는 유기물을 많이 필요로 하는 작물이고, 토심이 깊고 물 빠짐이 좋은 토양에서 잘 자랍니다. 가을 쪽파는 8월 중순에서 9월 상순에 심게 됩니다. 5cm 정도 깊이의 골을 만들어 심습니다. 심기 전에 구근의 머리를 다듬어 주고, 목초액에 담가 소독을 해주면 병충해 방제에 도움이 됩니다. 한 주먹 정도의 간격으로 구근을 한두 알씩 심어주면 됩니다. 밭 둘레나 다른 작물들 사이에 심으면 특유의 향으로 벌레를 쫓는 효과가 있습니다. 재배 방법은 대파와 비슷합니다. 자라는 동안 두세 차례 웃거름을 주면서 북주기를 하면 좋습니다. 싹이 돋은 후 한 달쯤 지나면 솎아 먹을 수 있게 됩니다. 김장에 맞춰 수확할 수 있고, 놔둔 채 겨울을 지내고 이듬해 봄에 수확할 수도 있습니다. 파 종류의 작물은 연작하면 병해충 피해가 많이 생길 수 있어 연작을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수강생들이 실습에 나서기 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서울농부포털이론 수업 후에 수강생들은 용산가족공원텃밭의 양성 교육 실습텃밭으로 나가 보라무, 수박무, 알타리무, 서울배추, 갓, 쪽파 등을 심었습니다. 뜨거운 햇볕 아래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수강생들은 서로를 도우며 즐겁게 김장 작물들을 심었습니다.
수강생들이 쪽파 구근을 다듬어 목초액에 담그고 있다. ©서울농부포털곽선미 이사장이 씨앗 파종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실습텃밭이 자투리 풀들로 멀칭 되어 있어 가위로 작물을 심을 공간을 내주고 있다. 밭을 멀칭 하면 직사광선을 피하고 수분의 증발을 막아 흙의 보습력이 높아지고, 일정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원하는 작물이 아닌 풀들의 성장을 억제하고, 병해충 방제에도 도움이 된다. ©서울농부포털수강생들이 수업에서 배운 대로 보라무, 수박무, 알타리무, 서울배추, 갓, 쪽파 등을 심고 있다. ©서울농부포털텃밭보급소의 도시농업전문가 양성 교육은 서울시 민간 도시농업 단체들의 연합체인 서울도시농업시민협의회와의 협업으로 강북, 금천, 노원, 마포, 서초, 용산, 은평 등 7개 지역의 거점 텃밭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양성 교육은 올해 3년 차의 협업을 통해 시민들의 도시농업에 대한 접근성과 공동체성을 한층 높여가고 있습니다. 곽선미 이사장은 "참여 인원 규모가 크게 늘어나지는 않았지만, 참여 거점들이 늘어나 더 넓게 도시농업을 확산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는 것 같아 기쁘다"며 "시민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생활권 내에서 언제든지 도시농업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해 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농부포털도시농업전문가는 그 자체로도 활동가의 자격이 부여되지만, 국가가 인증하는 도시농업관리사가 되기 위한 필수 요건이 되기도 합니다. 도시농업을 좀 더 체계적으로 공부하면서 전문가로서, 더 나아가 도시농업관리사로서 활동하고 싶으신 분들은 양성 교육의 문을 두드려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도시농업전문가와 도시농업관리사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정보는 '모두가 도시농부' 홈페이지(
[모두농 홈페이지])를 방문하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김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