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 한내텃밭에서 '2024 탄소중립 자원순환실천 활동가 양성과정'이 진행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8월 23일(금) 광명 한내텃밭(광명시 광명동 443-3)에서 '2024 탄소중립 자원순환실천 활동가 양성과정(이하 '양성과정')' 수업이 열렸습니다. 금천도시농업네트워크가 주관하고 있는 양성과정은 "생태순환 농사를 통해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도시농부"라는 주제로 자원순환, 특히 텃밭과 가정에서의 퇴비 만들기와 생태순환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양성과정에서 수강생들이 이론 수업을 듣고 있다. ©서울농부포털이날 수업에서는 조은하 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공동대표가 강사를 맡아 음식물 퇴비통과 커피 찌꺼기, 음식물 쓰레기 퇴비 만들기를 진행했습니다. 이론 수업에서 조은하 공동대표는 먼저 퇴비화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미생물의 존재를 꼽았습니다. 조은하 공동대표에 따르면, 음식물 쓰레기와 톱밥을 섞어 퇴비를 만들 때 흔히 음식물 쓰레기가 퇴비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톱밥이 퇴비가 되는 것입니다. 물질의 양분을 분해해 식물이 먹을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것이 미생물인데, 음식물 쓰레기는 미생물의 먹이가 됩니다. 따라서 음식물 쓰레기로 미생물을 증가시켜 톱밥을 양분이 풍부한 흙으로 만드는 것이 퇴비화입니다. 조은하 공동대표는 "미생물은 땅 속의 요리사라 부를 수 있다"며 "퇴비화를 잘 이해하려면 미생물에 대한 공부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좋은 퇴비는 흙의 구조를 떼알구조로 만듭니다. 떼알구조는 흙 알갱이 사이사이에 공극(틈)이 많은 구조를 말합니다. 조은하 공동대표는 "떼알구조의 흙은 공기의 흐름이 좋고 수분이 유지되는 힘이 좋아 작물이 양분을 흡수하기에 좋은 환경이 된다"며 "특히 미생물이 살기 좋은 환경이기도 해서 흙을 떼알구조로 만드는 것이 곧 살아있는 흙을 만드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조은하 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공동대표가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이어 조은하 공동대표는 퇴비 만들기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조은하 공동대표가 전한 가정이나 텃밭에서 할 수 있는 소규모 퇴비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음식물 쓰레기 모으기
- 염분이 많은 김치류나 장류는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발효가 더뎌 소규모의 퇴비화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가급적 분리한다.
- 양념을 해 조리된 음식은 물을 뿌려 최대한 염분을 제거한다.
- 물기가 많으면 부패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수분을 제거한다.
- 육고기나 생선은 발효보다 부패되기가 더 쉽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 재료는 가능한 잘게 잘라줄수록 좋다.
2. 재료의 혼합
- 퇴비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탄질비(탄소와 질소의 함량 비율)로, 탄소질 재료(톱밥, 볏짚, 왕겨, 낙엽 등)와 질소질 재료(음식물 쓰레기)를 2:1의 비율로 섞어주어야 한다.
- 미리 섞지 않을 경우에는 퇴비통의 바닥에 탄소질 재료를 깔고 그 위를 질소질 재료를 덮는다. 그 위를 다시 탄소질 재료로 덮고, 그 위를 다시 질소질 재료로 덮는다. 퇴비통이 찰 때까지 덮기를 반복하다가 맨 위는 탄소질 재료로 덮는다.
- 중간중간 EM 발효액이나 막걸리, 매실액 등의 발효제를 넣어주면 좀 더 효과적으로 퇴비화가 진행될 수 있다.
- 1차 퇴비통이 다 차면 2차 퇴비통으로 옮겨 주고 빈 통에 다시 퇴비를 만들어 준다. 옮길 때 공기가 잘 통하도록 저어주면 좋다.
3. 보관 및 완성
- 2차 퇴비통으로 옮긴 후 공기가 통하도록 한 달에 두세 번 정도 뒤집어 주면서 놔두면 3개월 정도 후에 퇴비가 완성된다. 소량으로 할수록 자주 뒤집어 주는 것이 좋다.
- 완성된 퇴비에서는 좋은 흙냄새가 나며, 좋은 퇴비일수록 검은색을 띤다.
이론 수업에 이어 수강생들이 직접 퇴비를 만들어 보는 실습을 가졌습니다. 수강생들은 커피찌꺼기와 미강을 섞은 퇴비와 음식물 쓰레기와 톱밥을 섞은 퇴비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조은하 공동대표가 수강생들에게 커피찌꺼기 퇴비 만들기를 설명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커피찌꺼기 퇴비는 커피찌꺼기와 미강의 비율을 1:2로 섞어 만들게 된다. 수분은 60% 정도(꼭 쥐었을 때 물기가 배어 나올락 말락 하는 정도)를 유지해야 발효가 잘 되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물이나 EM발효액을 넣어주는 것도 좋다. 퇴비통에는 공기가 통하도록 뚜껑이나 옆 면에 구멍을 내주는 것이 좋다. ©서울농부포털수강생들이 음식물 쓰레기 퇴비를 만들고 있다. 퇴비통의 바닥에 톱밥을 깔고 그 위에 음식물 쓰레기를 넣고 다시 톱밥으로 덮어준다. 퇴비통이 찰 때까지 반복한다. ©서울농부포털퇴비 만들기 실습에 이어 수강생들은 텃밭으로 나가 김장을 대비한 토종 구억배추 모종과 무 씨앗을 심었습니다. 조은하 공동대표는 수강생들에게 모종 심는 방법과 무의 특성에 따른 씨앗 심는 방법을 세세하게 설명했습니다.
수강생들이 토종 구억배추 모종과 무 씨앗을 심고 있다. ©서울농부포털양성과정을 주관하고 있는 황애순 금천도시농업네트워크 대표는 "기후 위기가 심각해지면서 환경을 돌아보게 되는 때인데, 사회가 풍족해지는 만큼 점점 많은 양의 음식물을 소비하는 추세로 가고 있고 또 그만큼 버려지는 음식물이 늘어나다 보니 지구가 몸살을 앓게 되는 상황"이라며 "어떻게든 이런 부분을 자연으로 되돌려주는 방법으로 극복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그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을 키워보자는 마음으로 양성과정을 마련했다"고 밝혔습니다. 황애순 대표는 "도시농부들이 농사를 잘 지어서 잘 생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산된 먹거리를 잘 관리하고, 버려지는 것들을 없애고, 다시 순환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게 꼭 필요한 시점"이라며 "순환의 구조를 생활화하는 것이 도시농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전했습니다.
양성과정은 앞으로 퍼머컬처, 탄소 저감 농사법, 토양생태계의 이해, 자원순환을 통한 도농상생, 지렁이의 생태, 기후 위기 시대의 먹거리 등의 수업을 통해 탄소중립을 향해 나아가는 활동가를 키워낼 예정입니다. 양성과정을 통해 생태와 순환에 대한 더 많은 이해를 가진 시민들이 늘어나 다가오는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열쇠를 찾게 되길 바라봅니다.
©서울농부포털김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