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6일(금)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용산구 백범로99길 40) 다목적홀 '모이다'에서 '2024년 서울도시농업시민협의회 워크숍(이하 '워크숍')이 열렸습니다. 지난해까지 매년 '강사 역량 워크숍'이라는 제목으로 도시농업의 가치를 전달하는 강사로써의 역량을 높이기 위해 마련되었던 행사는, 올해 서울도시농업시민협의회의 10년을 맞아 소속 단체들이 한자리에 모여 각자의 현재 활동을 서로 알리고 나누기 위한 자리로 만들어졌습니다.
'2024년 서울도시농업시민협의회 워크숍'에서 이경란 서울도시농업시민협의회 공동대표가 인사를 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워크숍은 먼저 이경란 서울도시농업시민협의회 공동대표와 각 회원 단체 대표들의 인사로 시작되었습니다. "서울도시농업시민협의회가 벌써 10년 차가 되었고, 회원 단체가 15개, 준회원 단체가 4개로 늘어나게 되었다"며 "그동안 각자의 위치에서 도시농업과 우리 공동체를 위해 노력해 주신 각 단체의 구성원들에게 축하와 격려의 말씀을 드린다"고 마음을 전한 이경란 공동대표는 "앞으로도 서울 도시농업의 발전을 위해 다 함께 힘을 모으길 바라고, 특히 오늘 김충기 대표님을 모시고 특강을 들을 텐데 기후위기 시대의 해법으로써 도시농업이 지향해야 할 가치를 더욱 분명히 다지고 더 널리 확산시켜 나갈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서울도시농업시민협의회 소속 단체 대표들이 인사를 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이어 김충기 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공동대표가 '생태전환과 도시농업운동'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습니다. 김충기 대표는 "공동대표 취임 후 첫 번째 외부 활동을 이런 뜻깊은 자리에서 할 수 있게 불러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며 특강을 시작했습니다.
김충기 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공동대표가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먼저 2019년에 전 세계적으로 일어났던 '글로벌 기후파업'을 바라보며 기후위기의 심각성과 그에 대비해야 하는 도시농업의 상황에 대해 깨닫게 되었다고 운을 띄운 김충기 대표는, 약 7만 년 전의 네 번재 빙하기부터 1만 2천 년 전부터 이어지는 홀로세, 그 속에서 증기기관 발명 이후 폭발적으로 발생한 이산화탄소 누적 시점 등 현재 닥치고 있는 기후위기의 근원을 설명하고 "당장 어떤 전환점이 있지 않으면 지구 자체의 방향성에 의해 앞으로 10년 이내에는 '찜통 지구'로 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북극과 동토지대 해빙, 아한대숲 산불, 산호초의 절명 등 기후변화의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를 설명한 김충기 대표는 "균형이 깨지면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UN의 주도하에 전 세계 각 나라들이 탄소중립 목표를 설정하는 등 움직임을 보이고는 있지만, 현재 목표대로 한다고 해도 티핑 포인트는 막을 수 없게 될 것으로 전망한 김충기 대표는 "지구온난화를 막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워서, 현재까지의 전 세계 정책 추이를 따른다면 답이 없는 상태"라고 전했습니다.
결국 우리가 선택해야 할 것은 근본적인 문제를 뒤엎을 '전환'이라고 밝힌 김충기 대표는 그 방법으로 '농생태학'과 '탈성장' 그리고 '공동체의 회복'을 꼽았습니다.
'농생태학'은 농업과 생태학을 결합한 학문이자 실천 방안으로, 농업의 생태적, 사회적, 경제적 측면을 통합적으로 고려해 자연 생태계의 기능과 다양성을 유지하면서 농업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을 추구하는 원리입니다. 농생태학을 '지속가능한 먹을거리 체계를 위한 생태학'이라고 정의한 김충기 대표는 "현재 탄소배출 감축에 가장 여지가 많은 분야로 꼽히는 것이 바로 농업"이라며 "이윤을 위해 각종 위험을 외면하고 농업의 기본 토대를 희생시키는 산업형 농업으로 구성된 현재의 농업 생태계를 하루라도 빨리 농생태학에 근거해 자연 생태계와 닮은 모습으로 바꿔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탈성장'은 경제 성장만을 추구하면서 생기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고, 지속가능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입니다. 단순히 경제 성장을 멈추거나 줄이는 것이 아니라, 경제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구성해 삶의 질을 향상하고 생태계를 보호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김충기 대표는 "경제 성장은 지속하면서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우리는 이미 너무 달려왔고, 지구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에 탈성장을 통해 근본적인 변화를 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김충기 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공동대표가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결국 우리에게는 빠른 전환이 필요하다고 역설한 김충기 대표는 그 전환의 충격을 막아줄 방패로 '공동체의 회복'을 이야기했습니다. "위기가 닥치면 가난할수록 고통이 심해진다"고 말한 김충기 대표는 "현재는 못 가진 자들을 덮치고 있는 경제적 위기 위에 기후 변화라는 위기가 한 번 더 닥친 상황"이라며 "협력하는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생존 기회가 높아지는데, 그곳이 바로 공동체이고 그중에서도 지속가능한 먹거리가 가능한 텃밭공동체"라고 말했습니다. "도시농업을 하면서 늘 고민하는 것이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라고 말한 김충기 대표는 "우리 아이들에게 학교텃밭에서 생태전환과 농사 기술을 가르치는 것도 미래를 위한 대비이고, 그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텃밭을 마련해 놓는 것도 미래를 위한 대비가 될 것"이라며 "지금 우리가 공동체텃밭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기후위기 극복과 사회안전망의 기반이 될 수 있는 공동체텃밭의 중요성을 이야기한 김충기 대표는 끝으로 "모두에게 텃밭이 주어져야 한다"는 명제를 남기며 특강을 마무리했습니다.
특강 후에는 서울도시농업시민협의회 소속 단체들의 활동 공유 시간이 마련되었습니다. 강남구의 도시농업공동체 투팜, 강북구의 (사)강북마을텃밭, 노원구의 노원도시농업네트워크, 마포구의 푸른미래협동조합, 서울도시농업시민협의회 토종씨앗 소모임의 각 대표들이 각자의 활동 상황을 전했습니다.
한재춘 도시농업공동체 투팜 대표가 치매 어르신들을 위한 맞춤형 치유공간 조성 및 치유프로그램 운영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김선희 (사)강북마을텃밭 사무국장이 지역 주민들이 직접 만들고 운영하는 강북마을텃밭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이은수 노원도시농업네트워크 대표가 탄소중립 실천 방안으로 이끼를 활용하고 있는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김방희 푸른미래협동조합 이사가 생태체험교실, 원예체험교실, 학교텃밭의 운영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조은하 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공동대표가 참여하고 있는 서울도시농업시민협의회 토종씨앗 소모임을 소개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활동 공유 시간 후 모든 발표자와 참여자들이 그동안의 소회를 나누고 있다. ©서울농부포털활동 공유 시간 이후에는 모든 참여자가 서울도시농업시민협의회의 구성원으로 도시농업 활동을 이어오며 가졌던 소회를 나누고 각자의 경험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서울도시농업시민협의회 10년. 도시농업 활동이 다소 침체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려가 드는 때이기는 하지만, 지금껏 그랬듯 앞으로의 10년 동안도 기후위기 시대에 모두를 지키는 공동체로 그 자리를 지켜주길 바라봅니다.
©서울농부포털김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