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의 율현농장에서 '고고고 치유텃밭' 개강식이 열렸다. 4월 25일(목) 강남구의 율현농장(강남구 율현동 141-10)에서 '고고고(가꾸고, 즐기고, 맛보고) 치유텃밭' 개강식이 열렸습니다. '고고고 치유텃밭'은 다양한 연령대 중에서도 60세 이상의 어르신들로 대상을 한정한 구성으로 텃밭활동과 함께 치유활동을 펼치기 위해 마련된 맞춤형 텃밭 프로그램입니다. 텃밭에서의 활동을 넘어 치유의 장으로 만들어질 현장을 다녀와 보았습니다.
조선희 서도농 강사의 진행으로 '고고고 치유텃밭' 개강식이 진행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고고고 치유텃밭'은 서울시도시농업전문가회(이하 '서도농')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여는 치유텃밭 프로그램입니다. 11월 초까지 총 30명의 참가자들이 매주 목요일 오전, 오후반으로 나뉘어 총 20회 차의 활동을 진행하게 됩니다. 참가자들은 직접 텃밭을 가꾸는 것은 물론 수확한 작물을 요리해 나누고, 원예와 미술, 천연염색 등의 활동을 통해 숨겨진 재능을 발견해 일상생활에서의 취미로까지 이어지도록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할 예정입니다.
'고고고 치유텃밭'이 강사로 참여하는 서도농 회원들이 참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고고고 치유텃밭' 개강식은 강사로 참여하는 서도농 회원들의 소개와 인사로 시작되었습니다. 서성숙 서도농 회장은 "지난해 수업이 너무 큰 호응을 받아 올해 더 열심히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라며 "참여하신 모든 분들에게 힐링의 시간이 되길 바라고, 더 건강하고 즐거운 삶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라고 전했습니다. 송득영 강사는 "자랑 아닌 자랑을 하자면, 텃밭에서만 20여 년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라며 "언제라도 문의하시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다 전해드려서, 텃밭을 통한 제2의 인생을 가지실 수 있도록 열심히 돕겠다"라고 말해 참가자들의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참가자들이 자기소개와 함께 참여 동기를 이야기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이어진 참가자들의 자기소개 시간에서는 각자의 다양한 참여 동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한 참가자는 "강남구 정보지에서 우연히 소식을 보고 내용이 좋아서 신청하게 됐다"라며 "올해는 내 손으로 키운 특별한 먹거리를 먹을 수 있겠다는 기대가 크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참가자는 "강남구 안에 이런 곳이 있는 줄 이번에 처음 알았다"라며 "시니어들의 로망인 도시농부를 늘 꿈꾸기만 했었는데 드디어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축복받은 기분이다"라고 전했습니다. 작년에 참여했다가 올해 또다시 신청했다는 한 참가자는 "올해 프로그램 소식을 듣기 위해 강남구청에 몇 번이나 전화를 했는지 모른다"라며 "율현농장 같은 곳에서 노년층을 위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는 것 자체가 힐링이고, 올해도 너무 기대가 크다"라고 말했습니다.
참가자들이 추첨을 통해 조를 나누고 있다. ©서울농부포털자기소개에 이어 참가자들은 각각 조를 나누어 이름표를 만드는 활동으로 '고고고 치유텃밭'의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참가자들이 각 조의 이름표를 만들고 있다. ©서울농부포털'고고고 치유텃밭'의 첫 번째 수업은 고문상 강사의 "텃밭 설계와 모종(씨앗) 심기"였습니다. 고문상 강사는 텃밭 작물의 환경 조건, 이랑 만들기, 살아있는 흙 만들기, 씨 뿌리는 방법, 모종 심는 방법 등 실제 텃밭으로 나가기에 앞서 알아야 할 간단한 이론과 농사 방법들을 구체적으로 알려주었습니다.
고문상 강사가 이론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이론 수업을 마친 후 참가자들은 본격적으로 모종과 씨앗을 심으러 텃밭으로 나갔습니다. 이날 각 조별 텃밭과 공동 텃밭에는 상추, 고수, 토란 등의 모종과 들깨, 비트, 콜라비 등의 씨앗이 심겼습니다.
서도농 강사진이 텃밭에 심을 작물 모종을 정리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참가자들이 텃밭에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작물 모종을 심기에 앞서 고문상 강사가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참가자들이 작물 모종을 심고 있다.©서울농부포털 송득영 강사가 씨앗을 심기에 앞서 점뿌림과 줄뿌림 등을 구분해 설명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참가자들이 작물에 따라 방법을 달리하며 씨 뿌리기를 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고고고 치유텃밭'의 전체적인 진행을 맡은 서도농의 조선희 강사는 "최근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어르신들의 신체적 노화는 예전보다 더뎌졌지만, 다양한 스트레스 요인들로 치매 등의 정신적 노화는 발생하는 시기가 좀 더 빨라졌다"라며 "어르신들이 흙을 접하며 손과 머리를 쓰게 되는 텃밭 활동을 통해 신체적, 정서적 치유를 얻으실 수 있기를 바라며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작년 프로그램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아서 참가자들이 프로그램 유지와 확대를 위해 강남구청장님께 직접 편지를 쓰실 정도였다"라고 전한 조선희 강사는 "참가하는 어르신들뿐만 아니라 가족분들, 자녀분들이 고맙다고 말해주실 정도여서 뿌듯한 마음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율현농장 ©서울농부포털지난 2021년에 발표된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의 '실버세대 맞춤형 치유농업 프로그램 개발 및 효과 검증' 논문에 따르면, 은퇴예정자를 대상으로 하는 농업 활동과 감각 자극 콘텐츠는 신체적으로 근력 증진, 수축기 혈압 감소 등에 유의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대조군에 비해 복부지방률이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정서적으로는 삶의 질이 활동 전에 비해 10.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고, 스트레스 감소와 삶의 질 향상 척도가 각각 16% 증감하는 효과를 보였습니다.
각종 연구를 통해 입증되고 있는 텃밭 활동을 통한 치유의 효과가 '고고고 치유텃밭'에서 다시 한번 보이고 있습니다. 도시농업의 치유 효과가 좀 더 널리 확산되어 텃밭을 통해 모든 세대가 좀 더 건강하고 즐겁게 삶을 가꿔가길 바라봅니다.
김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