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진구 '광장동 자투리 텃밭' ©서울농부포털4월 17일(수) 광진구의 '광장동 자투리 텃밭'(광장동 582-3)에서 '도시양봉학교'가 열렸습니다. 도시 안에서 만나는 꿀벌, 도시 안에서 맛보는 벌꿀 그리고 도시 안에서 지키는 생태. 도시농업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도시양봉의 현장을 다녀와 보았습니다.
광진구 '도시양봉학교' 참가자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서울농부포털 광진구에서 환경을 보호하고 생태계 복원에 기여하기 위해 지난 2016년부터 어린이(꿀벌체험교실)와 성인(도시양봉학교)을 대상으로 열고 있는 도시양봉학교는, 지난해까지 총 1,237명(어린이 1,139명, 성인 98명)의 수료자를 배출하며 도시 속에서의 양봉을 알리고 정착시키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올해는 대상자를 광진구민에서 서울시민 전체로 확대해 좀 더 많은 시민들에게 도시양봉의 중요성과 즐거움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매주 수요일 총 20회 차의 수업으로 10월 말까지 진행되는 도시양봉학교는, 계절별 양봉 관리법, 양봉 기자재 사용법, 사양액 만들기 등의 이론과 실습을 포함한 프로그램을 통해 참가자들이 수료 후 실제 양봉에 나설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도시양봉학교' 권영길 강사가 이론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이날 도시양봉학교의 첫 번째 이론 수업은 전체적인 프로그램 개요와 함께 도시양봉의 가치를 전하는 내용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도시양봉학교의 수업을 맡은 권영길 강사는 강의를 통해 특히 꿀벌과 생태계의 관계를 설명하며 도시양봉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꿀벌은 생태계의 지표생물로 환경의 변화를 가장 먼저 감지한다"고 말한 권영길 강사는 "최근 전 세계적인 꿀벌의 감소는 우리의 환경이 무언가 대단히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도시양봉은 단순히 꿀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 생태계의 건강성을 회복하는 데에 큰 의의를 가진다"고 전했습니다. 도시양봉의 생태적, 공익적 가치와 함께 실질적인 전망까지 전달한 권영길 강사는 "양봉인이 없으면 인간의 삶 자체가 어려워지는 것"이라며 "도시양봉학교의 수업을 통해 참가자들이 순환의 생태계를 지키는 양봉인으로서의 자긍심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참가자들이 실습 수업을 위해 자투리 텃밭 뒤편의 도시 양봉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이론 수업 후 참가자들은 텃밭 뒤편의 야트막한 언덕에 조성된 '광진구 도시 양봉장'으로 자리를 옮겨 실습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첫 번째 실습은 꿀벌과 친해지기 위한 관찰 수업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각기 조를 나눈 참가자들은 권영길 강사의 설명에 따라 훈연기 사용법을 배운 후, 벌통을 열고 꿀벌의 활동 모습을 살펴보았습니다.
참가자들이 꿀벌과 만나기에 앞서 보호복을 입고 주의사항을 듣고 있다. 권영길 강사는 "꿀벌은 자극을 주지 않으면 침을 쏘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달려들어 아른거리더라도 가만히 있는 것이 중요하다"며 "혹시 쏘이더라도 알레르기가 있지 않은 이상 큰 문제는 없기 때문에 꿀벌과 친해지기 위해서는 두려운 마음을 갖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농부포털참가자들이 설명에 따라 훈연기를 사용해 보고 있다. 훈연기는 통 안의 쑥을 태워 향과 연기를 내는 것으로, 벌통을 다룰 때 꿀벌들을 벌통 밑으로 내려보내 좀 더 수월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돕는다. 권영길 강사는 "너무 세게 풀무질을 하면 불똥이 튈 수도 있기 때문에 훈연기는 늘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농부포털 본격적인 실습에 앞서 참가자들이 벌통의 구조에 대한 설명을 듣고, 소초광(벌들이 벌통 내부에서 벌집을 짓도록 만든 틀)을 들어보며 꿀벌과 친해지는 시간을 갖고 있다. ©서울농부포털참가자들이 직접 벌통을 열고 훈연기를 사용해 보고 있다. ©서울농부포털실습 수업을 마치며 참가자들이 벌통을 드나드는 꿀벌의 활동을 관찰하고 있다. 꿀벌의 다리에 묻은 노란 것이 꽃의 화분(花粉)이다. ©서울농부포털첫 번째 수업을 마친 참가자들이 광진구 도시 양봉장에서 채취한 꿀로 만든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서울농부포털"꿀벌이 사라지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점점 크게 들려오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린피스는 "대한민국에서는 2021년 78억 마리의 꿀벌이 사라지면서 꿀벌군집 붕괴현상이 시작됐으며, 2023년 초 약 140억 마리의 꿀벌이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습니다. (뉴스펭귄.
[“꿀벌이 사라진다”…꿀벌 집단 폐사 막으려면?])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지만, 그린피스는 그 원인으로 꿀을 채취할 수 있는 밀원식물의 감소와 기후변화로 인한 생태계의 교란을 꼽고 있습니다. 꿀벌이 사라진다는 것은 단순히 꿀을 먹을 수 없게 된다는 것에 그치는 문제가 아닙니다. 자연 상태에서 식물의 수정은 대부분 꿀벌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으로,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100대 농작물 중 71%는 꿀벌을 매개로 수정을 합니다. 꿀벌의 다리에 묻은 화분(花粉)이 이곳저곳으로 옮겨지는 것이 자연 생태계 유지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학자들은 꿀벌이 사라지면 생태계 균형이 붕괴되어 대규모의 멸종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에 유엔에서는 매년 5월 20일을 '세계 벌의 날(World Bee Day)'로 제정하는 등 전 세계가 벌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광진구의 '도시양봉학교'는 도시에서 꿀벌을 되살리고 지키려는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교육이 이루어지고 널리 퍼져서 모든 시민들이 양봉인의 자긍심을 가질 수 있게 되길 바라봅니다.
©서울농부포털김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