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구 홍제동에 조성된 '맛있는 생태정원(위뜰)'에서 오픈 데이 행사가 열렸다. ©서울농부포털지난 10월 17일(화) 서대문구 홍제동에 또 하나의 정원이 열렸습니다. 오랫동안 아무도 찾지 않아 빈 터로 방치되었던 작은 공간이 각종 채소와 꽃, 과실수가 심긴 텃밭이자 정원으로 탈바꿈했습니다. 먹기에도 좋고 보기에도 좋은, 여기에 더해 공동체의 마음이 담긴 소중한 공간. '맛있는 생태정원(위뜰) 오픈 DAY'를 다녀왔습니다.
서대문구 홍제동에 조성된 '맛있는 생태정원(위뜰)'에서 오픈 데이 행사가 열렸다. ©서울농부포털서대문구는 지난해 구민들이 직접 투표해 선정한 협치 의제 중 '도시농부들의 키친가든' 사업의 일환으로 '도시정원의 키친가드너 양성 과정'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
[민관의 동행으로 만들어지는 퍼머컬처 키친가든 - 서대문구 '도시정원의 키친가드너 양성 기초과정']) 지난해 진행된 기초과정에 이어 올해 진행된 심화과정까지 총 72시간의 수업을 통해 32명의 수료생을 배출한 양성 과정은, 동시에 조성된 실습 텃밭인 '맛있는 생태정원(위뜰)(이하 '위뜰')'의 오픈 데이 행사를 가지며 결실을 맺게 되었습니다.
서대문구 홍제동에 조성된 '맛있는 생태정원(위뜰)'에서 오픈 데이 행사가 열렸다. ©서울농부포털'위뜰'은 텃밭과 정원의 경계를 허무는 '자연에 더 가깝고, 먹거리를 생산하며, 다양성이 풍부하고, 보기에도 아름다운 정원'입니다. 미생물이 풍부한 토양을 만드는 '탄소순환농법'과 무농약・무비료・무퇴비・무경운・무제초의 '자연재배', 일찍 열매 맺는 작은 나무를 빽빽이 심는 '밀식재배', 전통방식의 혼작과 서로 간의 관계를 파악해 작물을 배치하는 '식물 간 공생관계', 다년생 작물이 자라는 숲의 원리를 이용한 '지속 가능성' 등의 퍼머컬처 농법을 활용해 만들어졌습니다. 양성 과정의 교육생들이 수업의 일환으로 직접 정원의 형태를 디자인하고, 아무것도 없는 빈 땅에 하나하나 작물을 심어 만들어진 '위뜰'은 말 그대로 민관 협력의 가장 아름다운 형태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서대문구 홍제동에 조성된 '맛있는 생태정원(위뜰)'에서 오픈 데이 행사가 열렸다. ©서울농부포털이날 '위뜰'의 오픈 데이 행사는 서대문구 관내 어린이집과 구민들을 대상으로 사전 신청을 받아 진행되었습니다. 참가자들은 맛있는 생태정원의 특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오감(시각∙청각∙후각∙촉각∙미각)을 주제로 하는 정원 투어 프로그램과 각종 체험∙전시를 만끽했습니다. 정원 투어에는 양성 과정의 전체 수업 내용을 총괄하며 '위뜰'을 구민들과 함께 만들어낸 이진호 '맛있는 정원 코리아' 대표와 김지현 '밭멍' 대표가 직접 해설사로 나섰습니다. 이진호 대표와 김지현 대표는 교육생들의 손길이 고스란히 담긴 공간 하나하나, 작물 하나하나를 어느 것 하나 빼놓을세라 세세히 소개하며, 관람객들이 퍼머컬처의 세계를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안내했습니다.





정원 투어에서 이진호 '맛있는 정원 코리아' 대표와 김지현 '밭멍' 대표가 참가자들에게 '위뜰'을 소개하며 퍼머컬처 텃밭의 원리를 세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

'위뜰'에서는 퇴비통을 활용해 직접 퇴비를 만들고, 빗물을 모아 사용하는 등 환경 친화적인 방법으로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
정원 투어를 마친 참가자들이 양성 과정 수료생들이 '위뜰'에서 재배한 허브로 준비한 웰컴 드링크를 맛보며 허브의 종류와 효능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서울농부포털정원 투어에 이어 참가자들은 각종 체험에 나섰습니다. '위뜰'에서 재배한 작물들과 허브를 활용한 천연염색 손수건 만들기, 스머지스틱 만들기, 씨앗공 만들기, 허브 칵테일 만들기 체험과 함께 다양하고 건강한 먹거리가 준비되어 참가자들의 모든 감각을 풍성하게 채워주는 힐링의 시간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참가자들이 천연염색 손수건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
참가자들이 씨앗공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
참가자들이 허브 칵테일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
참가자들이 스머지 스틱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
체험장 곳곳에 짚으로 만든 의자를 놓아 참가자들이 쉼터로도 포토존으로도 이용하도록 했다. ©서울농부포털
참가자들을 위해 '위뜰'에서 재배한 작물들로 만든 건강한 먹거리가 준비되었다. ©서울농부포털'위뜰'은 오픈 데이를 거쳐 일단 한정적으로만 개방될 예정입니다. '위뜰' 조성과 운영의 실무를 담당하는 서대문구 지역경제과의 안희삼 주무관은 "오늘은 오픈 데이를 통해 구민들에게 이런 공간이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리는 자리"라며 "올해까지는 좀 더 정비를 거치며 다듬고, 내년부터 더욱 풍성한 모습으로 모든 구민들에게 전면 개방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구민들이 교육부터 시작해 끝까지 참여해 주셔서 너무 멋진 공간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고 말한 안희삼 주무관은 "앞으로 개방될 '위뜰'이 지속 가능한 공간으로 이어져 많은 구민들이 도심 속의 스트레스를 풀고 힐링하는 장소가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행사에 참석한 곽태성 서대문구 지역경제과 과장은 "구민들의 제안과 참여 그리고 구청 관련 부서들의 협업으로 도시농업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공간이 만들어졌다"며 "앞으로도 현재 양성 과정 수료생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참여자들을 위한 교육 과정과 활동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서 구민들이 도시농업에 대해 가지고 있는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대문구에서 식생활 강사로 활동하며 양성 과정에 참여해 '위뜰'을 만든 서현주 수료생은 "평소 텃밭이나 먹거리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양성 과정의 수업을 통해 새롭게 배운 것들이 너무나 많다"며 "지인들과 주변 분들을 '위뜰'에 초대해 자연과 먹거리가 얼마나 깊은 관계가 있는지, 우리가 환경을 위해 얼마나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하는지를 직접 보고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맛있는 생태정원 '위뜰' ©서울농부포털'위뜰'은 숲을 닮은 모습으로, 작은 공간에서 다양한 층위의 식생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도시농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장소로 태어났습니다. 올해 겨울을 단단하게 난 후에 모두에게 열릴 봄 '위뜰'의 모습이 잔뜩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앞으로 도심 속 여기저기서 맛있는 생태정원을 만나볼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위뜰'이 그 시작이 되어주길 바라봅니다.
김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