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15일(목), 16(금) 양일간 울산광역시 교육수련원에서 ‘2022 전국도시농업활동가 동지(冬至)대회(이하 ‘동지대회’)’가 열렸습니다. 사단법인 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이하 ‘전국협’)가 2012년부터 매년 전국협 소속 단체의 지역을 순회하며 개최하고 있는 동지대회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전국의 도시농부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를 격려하고 각자의 활동을 나누는 화합의 자리로 자리매김해 왔습니다. 팬데믹 상황 속에 비대면 온라인으로 개최되기도 하고, 작년에는 쉬어갈 수밖에 없었던 아쉬움을 뒤로하고 올해 동지대회는 모두가 얼굴을 맞대고 오래간만의 회포를 푸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지난 12월 15일(목), 16(금) 양일간 울산광역시 교육수련원에서 ‘2022 전국도시농업활동가 동지(冬至)대회가 열렸다. ©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김진덕 전국협 대표는 인사말에서 “동지대회는 도시농업의 기술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우리가 왜 도시농업을 하는지에 대한 철학과 가치를 서로 나누면서 우리의 이야기를 풍부하게 만드는 자리”라고 말하며 “일방적인 자리가 아니라 각자의 활동들을 서로 교류하고 나눠서 모두가 풍족해지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김진덕 전국협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올해 동지대회의 도시농부들을 맞이한 권기태 울산도시농업네트워크 대표는 환영사에서 “폭설 때문에 오시는데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걱정이 많았는데 모두 안전하게 와주셔서 너무 고맙다”고 전하고, “울산도시농업네트워크가 창립된 지는 오래됐지만 전국협에는 올해 처음 가입했다”며 “새내기로 올해 손님들을 잘 모시겠다”고 말하고 울산도시농업네트워크에 대한 소개와 함께 동지대회의 전반적인 일정을 설명했습니다.
권기태 울산도시농업네트워크 대표가 환영사를 하고 있다. ©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15일(목) 첫째 날은 도시농업이 맞닥뜨린 여러 상황들을 짚어보고 나아갈 방향을 타진해보기 위한 토론의 장으로 마련되었습니다. 먼저 이창우 한국도시농업연구소 소장이 “도시농업의 새로운 도전과 과제”라는 제목으로 기조 발제를 진행했습니다.
이창우 한국도시농업연구소 소장이 기조 발제를 진행하고 있다. ©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이창우 소장은 현재 전 세계가 기후 위기, 공중보건 위기, 생물다양성 위기의 ‘삼중 위기’에 처해있다고 진단하고, 이 위기에 대응되는 도시농업의 온실가스 저감 효과와 텃밭을 통한 건강한 먹거리와 공동체의 회복, 생태계 이동 통로로의 도시텃밭 기능 등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삼중위기 시대에 맞지 않는 현 도시농업법의 문제와 새 정부 들어 진행되고 있는 도시농업 기능 축소, 도시농업과 치유농업∙사회적 농업의 중복으로 인한 혼란 등 도시농업이 처한 현실을 전한 이창우 소장은 세계 도시농업의 동향, 특히 우리나라 ‘도시농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의 원형이 된 일본 도시농업 관련 법 정비 상황을 전하며 도시농업 관련 법 통폐합을 비롯한 도시농업법 전면 개정의 필요성과 함께 도시농업 민관협력 거버넌스 체제의 확립을 역설했습니다. 도시농업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이창우 소장은 자연의 위기 시대를 맞아 인간과 자연 모두에게 유익한 도시농업을 추구해야 한다며, 최근 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재야생화의 개념을 소개했습니다. 재야생화(rewilding)는 동식물의 자생적 활동을 통해 인간의 도움 없이도 작동하는 역동적 생태계를 만드는 자연 복원 전략으로, 이창우 소장은 이러한 흐름을 파악해 재야생화와 도시농업이 공존하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기조 발제 후에는 참가자들이 ‘기후농부’, ‘기술공유’, ‘지역연계’ 세 개의 주제별로 조를 나누어 분임 토의에 들어갔습니다. ‘기후농부’ 주제에서는 참가자들이 각자의 지역에서 행한 탄소 저장, 자원순환 활동, 생태전환 교육 사례를 공유하고 기후위기 시대 기후농부의 대안 활동을 모색하는 토론이 이루어졌습니다. ‘기술공유’ 주제에서는 서울 노원도시농업네트워크의 박기홍 ‘하늘나무’ 대표가 적정 기술 적용 사례를 발표하며, 도시농업 기술을 통한 경제적 지속 가능성을 만드는 활동을 모색하는 토론이 이루어졌습니다. ‘지역연계’ 주제에서는 박중구 강원도시농업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과 임진실 '청년, 밥상’ 농부가 각각의 사례를 발표하고, 지역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연대 활동 및 공동체 텃밭, 전환마을 운동의 방향을 찾는 토론이 이루어졌습니다. 분임 토의 이후에는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토론 내용을 정리하고, 향후 전국협의 전망과 방향을 모색하는 종합 토의가 진행되었습니다.
‘기후농부’, ‘기술공유’, ‘지역연계’ 세 개의 주제별로 조를 나누어 참가자들이 분임 토의를 진행하고 있다. ©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모든 토의를 마친 후에는 울산도시농업네트워크의 도시농부학교 교육장으로 자리를 옮겨 즐거운 만남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참가자들은 오랜 시간 만나지 못해 쌓아 두었던 그간의 회포를 풀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서로의 안부를 묻고 사는 이야기들을 나누었습니다.
모든 토의를 마친 후 울산도시농업네트워크의 도시농부학교 교육장에서 연회가 열렸다. ©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16일(금) 둘째 날에는 숙소를 정리한 후 모든 참가자들이 태화강 국가정원 탐방에 나섰습니다. 울산의 녹지를 대표하는 태화강 국가정원은 울산 시민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거대한 도시근린공원으로 특히 대나무가 빽빽하게 자라있는 십리대숲이 유명합니다. 참가자들은 태화강 국가정원을 둘러보며 자연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다시 한번 마음에 담았습니다.
참가자들이 태화강 국가정원을 탐방하고 있다. ©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태화강 국가정원 탐방을 끝으로 올해의 동지대회는 마무리되었습니다. 참가자들은 쉽지만은 않을 새해를 앞두고 서로를 격려하며 내년 동지대회를 기약했습니다. 하루빨리 많은 것들이 안정되어서 내년 이맘때 도시농부들이 편한 마음으로 다시 웃으며 만나길 바라봅니다.
©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김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