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쓰레기 처리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위탁을 통해 대량으로 모아져 서울의 외곽에서 처리되고 있는 음식폐기물은 환경적 문제뿐만 아니라 지자체 간 갈등까지 유발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음식폐기물 처리 방식이 요구되고 있는 이때, 노원도시농업네트워크는 지난 5월부터 '음식문화개선 시민활동가 양성과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환경부와 환경보전협회의 민간단체 공모사업인 '음식문화개선 홍보∙교육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는 양성과정은 음식폐기물을 줄이는 방법부터 작은 단위에서 시민들이 직접 처리하는 방법까지 찾고 알리기 위해 만들어진 프로그램으로, 특히 도시농업과 순환의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쓰레기가 발생하는 원점에서부터 자체 처리해 다시 자연으로 돌리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양성과정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지난 10월 18일(화) 노원구 천수텃밭 내 노원도시농업네트워크 교육장에서 '음식물류 폐기물 절감방안 자원순환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노원구 천수텃밭 내 노원도시농업네트워크 교육장에서 '음식물류 폐기물 절감방안 자원순환 세미나'가 열렸다. ©서울농부포털세미나에는 정승헌 전 건국대 교수, 안철환 에코11 대표, 이범석 한국음식물RFID종량기협회 회장, 김은정 (주)리와인드 대표, 이은수 노원도시농업네크워크 대표가 발표자로 나서 음식물에 대한 이해부터 자원순환, 음식폐기물 처리 방안, 제로 사이클, 환경부의 음식폐기물 관리 정책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정승헌 전 건국대 교수가 '음식물에 대한 이해와 폐기물감량 그리고 자원순환의 의미 생각하기'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정승헌 전 건국대 교수는 '음식물에 대한 이해와 폐기물감량 그리고 자원순환의 의미 생각하기'라는 주제로 발표했습니다. 정승헌 교수는 먼저 음식폐기물에 대한 용어부터 재정립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음식물쓰레기, 음식폐기물, 잔반 등의 용어는 "쓰레기와 자원을 경계 짓는 것"이라고 말한 정승헌 교수는 "경계를 지어 서로 만나지 못하게 하는 시도를 거부하고, 적확한 용어로 순환의 고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며 새로운 용어로 '식품부산물'을 제안했습니다. 정승헌 교수는 이를 통해 "기존의 폐기물과는 달리 새로운 자원으로 순환되는 독특한 성격을 가진 음식폐기물의 관리 체계를 새로 정립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정승헌 교수는 '음식물에 대한 각성'을 얘기했습니다. 이미 환경 문제에 있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넘기 직전"이라고 강조한 정승헌 교수는 "적당히 묻고 변명하며 살기에는 시간이 많지 않다"며 "시민들이 책임감 있는 소비자, 건강한 소비자가 되는 각성이 필요하다"고 전했습니다. "건강하고 즐겁게만 음식을 먹을 것이 아니라 이 음식이 어디서 왔고 어떻게 처리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 정승헌 교수는 "내가 지불하지 않았을 뿐이지 이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누군가 어디서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강조하며, "근본적으로는 각자가 식품부산물을 배출하지 않는 데까지 가야 하지만, 기왕에 배출되는 것은 배출원별로 엄격한 수거 및 관리 체계를 수립하고 재활용 방법을 다각화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음식물 선순환의 고리를 이해하는 시민들이 각성하고 실천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한 정승헌 교수는 "후손들을 위해서라도 지금 당장 농업, 흙, 자연을 통한 삶의 가치를 확산시키는 데 힘써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안철환 에코11 대표가 '자원순환의 꿈, 퇴비와 퇴비통'이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안철환 에코11 대표는 '자원순환의 꿈, 퇴비와 퇴비통'이라는 주제로 발표했습니다. 안철환 대표는 '살아있는 흙'을 강조했습니다. 물리적∙화학적 측면에서의 살아있는 흙을 설명한 안철환 대표는 무엇보다 생명의 측면에서 "살아있는 흙은 생명의 바탕이자 보고"라고 전했습니다. "도시농업에 있어 자원순환은 곧 흙을 살리는 것"이라고 밝힌 안철환 대표는 그 방법으로 "퇴비를 만들 것"을 강조했습니다. 호기발효의 원리와 핵심, 혐기발효에 대한 이해, 동애등에와 지렁이를 활용한 숙성 방법 등 퇴비 제조 방법과 퇴비통 만드는 법을 설명한 안철환 대표는 음식물, 쌀뜨물, 커피찌꺼기 등 생활 속에서 퇴비로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재료를 소개하면서 "무엇보다 퇴비로 만들기에 가장 좋은 것은 사람의 똥과 오줌"이라고 밝혔습니다. "현대 사회는 청결주의가 너무 심해져 똥, 오줌을 이야기하면 사람들이 고개를 젓는다"고 말한 안철환 대표는 "하지만 진정한 유기농은 자기 똥으로 농사를 짓는 것"이라며 "도시농부들이 꼭 한 번 시도해보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이범석 한국음식물RFID종량기협회 회장이 '음식물류폐기물 처리 뉴 패러다임'이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이범석 한국음식물RFID종량기협회 회장은 '음식물류폐기물 처리 뉴 패러다임'이라는 주제로 발표했습니다. 음식물 자원화시설에 들어오는 음식폐기물의 대부분이 습식물이기 때문에 "실제 재자원화가 가능한 음식폐기물은 전체 반입량의 20% 미만"이라고 밝힌 이범석 회장은 "반입량의 60% 이상은 폐수이기 때문에 이를 건조해 배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습니다. "음식폐기물은 대부분 습식이기 때문에 배출되는 즉시 부패하기 시작하고, 배출하는 자가 곧 환경 오염자가 되기 때문에 발생 원점에서 폐기물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지만, 배출량이 곧 매출이 되는 산업적 논리를 바탕으로 하는 현재의 음식폐기물 처리 시스템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밝힌 이범석 회장은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RFID(Radio-Frequency IDentification. 전파를 이용해 근거리에서 정보를 인식하는 기술. 여권이나 신분증, 농장의 가축 분류, 공항의 화물 분류, 운동선수들의 기록 측정 등 다양한 방면으로 활용되고 있다.)를 활용한 음식폐기물 종량제가 전면적으로 도입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범석 회장은 "RFID 종량제를 도입해 정확한 근거를 가지고 모든 배출자에게 부담을 지워야 처리 비용이 현실화될 수 있고, 배출 원점에서부터 습식 폐기물을 건식물로 바꾸는 등의 노력을 하게 될 것"이라며 "이에 맞춰 관련 정책이나 제도, 기술 등을 발전시키는 논의가 활발해져야 실질적인 환경오염 문제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은정 (주)리와인드 대표가 '일회용품의 선순환 솔루션'이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김은정 (주)리와인드 대표는 '일회용품의 선순환 솔루션'이라는 주제로 발표했습니다. 김은정 대표는 (주)리와인드를 "일회용품 폐기물 문제 해결을 위해 플라스틱 대체 소재의 선순환 생태계를 만드는 소셜벤처"라고 소개하며 "책임 있는 소비와 생산을 이행하고자 제품의 생산과 소비, 폐기까지에 걸쳐 발생하는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선순환 경제로의 전환을 통해 자원의 고갈과 폐기물 발생을 저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 "옥수수 추출물, 밀짚, 사탕수수, 대나무 등 자연에서 유래해 퇴비화가 가능한 바이오 소재로 만든 188종의 친환경 일회용 용품을 생산∙판매하고 있다"고 전한 김은정 대표는 "생산한 제품을 끝까지 책임지고 자연으로 돌려보내자는 제로 사이클을 구현하기 위해 판매된 제품은 회수 앱을 통해 수거하고 있다"며 "회수된 제품은 업사이클링을 통해 새로운 상품으로 만들거나 퇴비로 만들어 자연의 양분으로 만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은수 노원도시농업네크워크 대표가 '음식물쓰레기 문턱을 높이자'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이은수 노원도시농업네크워크 대표는 발표에 앞서 올해 8월 환경부가 내놓은 '음식물류폐기물 관리정책 방향'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이은수 대표는 "자료에 따르면 환경부는 향후 음식폐기물의 활용 방향을 퇴비화나 사료화가 아닌 바이오가스화로 잡고 있다"고 밝히며 "이를 위해 퇴비화∙사료화의 점진적 축소를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고, 기존 운영되고 있던 시설과 향후 설치될 시설을 모두 통합 바이오가스화 시설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이은수 대표는 '음식물쓰레기 문턱을 높이자'라는 주제로 발표하며 '음식문화개선 시민활동가 양성과정'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양성과정에 대해 "시민 스스로 음식물쓰레기 발생을 최소화하고, 발생된 쓰레기를 자원화하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갖춘 시민활동가를 양성하는 사업"이라고 밝힌 이은수 대표는 이를 "음식물쓰레기 문턱을 높이는 활동"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음식물쓰레기 자원화시설 견학(
[쓰레기와의 공존. 하남 유니온 파크・타워 견학 - '음식문화개선 활동가 양성과정']), 음식 재료 자투리를 남기지 않는 요리법 강좌, 퇴비 만들기, 음식물처리기 등의 기술을 활용한 집 안에서 음식물쓰레기 처리하기, 천수텃밭을 거점으로 하는 커뮤니티를 통한 자원순환 활동, 동영상∙카드뉴스 등을 활용한 홍보 활동 등의 사업 추진 내용을 소개한 이은수 대표는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는 환경오염과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시민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집 안에서부터 자원 순환을 시작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음식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활동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히며 전체 세미나를 마무리했습니다.
©서울농부포털김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