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0일(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노원구의 천수텃밭을 가득 채웠습니다. 2주에 한 번씩 토요일마다 천수텃밭을 찾는 아이들은 마치 새들처럼 밭과 숲, 산과 계곡을 자신의 놀이터로 자유롭게 넘나들며 지지배배 목청을 돋웠습니다. 아이들에게 우리의 환경과 농사를 알려주고, 무엇보다 자연 그 자체를 즐기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해월 생태학교' 2기 수업의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노원구의 천수텃밭에서 '해월 생태학교'가 열리고 있다. ©서울농부포털'해월 생태학교'는 천도교 중앙총부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과 노원도시농부네트워크의 협력으로 천수텃밭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업으로, 작년 1기에 이어 올해 2기는 텃밭 가꾸기, 음식물 퇴비화, 빗물 사용법, EM 사용법, 환경캠페인 활동, 숲 놀이 등의 체험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3월부터 10월까지 매달 2회씩 총 16회의 수업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날 수업은 김의동 노원도시농부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이 아이들에게 지구온난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시작되었습니다. 온실가스는 태양열을 공기 중에 머물게 해 우리가 지구에 살 수 있는 온도를 유지하도록 해주지만, 지금은 너무 많아져서 지구를 뜨겁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한 김의동 위원장은 뜨거워진 지구를 다시 식히려면 온실가스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이산화탄소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식물이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땅 속에 저장시킨다고 말한 김의동 위원장은 그 효과를 가장 크게 가지고 있는 식물로 이끼를 소개했습니다. 이끼의 높은 탄소 흡수율과 강인한 생명력을 설명하고,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를 낮추는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는 사례들을 소개한 김의동 위원장은 이런 식물들을 찾고 살리고 활용해서 자연 생태계를 지키고 회복시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수업 중에는 김의동 위원장이 직접 채취해 온 우산이끼, 들솔이끼, 아기초롱이끼, 서리이끼를 확대경을 가지고 관찰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수업을 통해 지구온난화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아이들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서리이끼, 우산이끼, 아기초롱이끼, 들솔이끼의 모습을 확대경을 가지고 관찰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수업을 마친 후 아이들은 자신들이 가꾸는 텃밭으로 가서 작물을 수확하고, 가을 농사를 위해 텃밭을 정리했습니다. 서툰 솜씨지만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은 아이들이 직접 삽과 괭이를 가지고 밭을 골랐습니다.

아이들이 텃밭에서 작물을 수확하고, 가을 농사를 위해 텃밭을 정리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텃밭 정리를 끝내고는 물놀이 시간이었습니다. 천수텃밭의 자랑 중 하나인 숲 속 계곡으로 달려가 발을 담근 아이들은 돌 위에 내려앉은 이끼에 물을 주기도 하고, 작은 물모이도 만들며 더위를 가볍게 물리쳤습니다.


아이들이 천수텃밭 숲 속의 계곡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서울농부포털우리나라의 '어린이날'이 천도교 소년회 창립 1주년 기념행사에서 유래된 것이라는 데에서 알 수 있듯이 이미 오래전부터 어린이를 주체적인 존재로 인식하고 계급과 귀천에 관계없이 존엄하고 평등하게 여겨온 천도교의 정신에 따라 마련된 '해월 생태학교'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세시(歲時)에 따른 생태 활동을 통해 모든 생명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을 알리고, 일상생활 속 '탄소발자국 지우기'를 실천할 수 있는 교육을 통해 탄소 중립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 날 수업에 참가한 강혜승 학생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농사를 짓고 계셔서 텃밭에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작년에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는 걸 알게 되어서 참여했고 너무 재미있어서 올해도 다시 참여했다"고 밝혔습니다. 강혜승 학생은 "친구들과 숲에서 노는 것도 재미있지만, 수업을 통해서 기후 위기 문제에 대해 알게 되는 것도 좋았다"며 "탄소 중립을 위해 식물들에게 더 많은 터전이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습니다.
'해월 생태학교'의 운영에 협력하고 있는 노원도시농업네트워크의 김의동 운영위원장은 "'해월 생태학교'는 우리 아이들에게 기후 위기 상황을 전달하고 환경과 생태를 지키는 방법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교육과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하지만 아이들에게 정말 전달하고 싶은 것은 자연 그 자체"라고 말했습니다. "굳이 무언가를 가르치려 하기보다는 가능한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노는 시간을 가지게 하려고 한다"고 전한 김의동 위원장은 "아이들이 자연 그 자체를 느끼고 즐기며 하나 되는 기억을 가지고 있으면 굳이 교육을 통하지 않아도 자연을 왜 아끼고 지켜야 하는지 스스로 깨닫게 될 것"이라며 "그것이 진정한 생태 교육이지 않을까 싶다"라고 밝혔습니다.
봄부터 진행된 '해월 생태학교'는 가을까지 수업을 이어갑니다. 봄의 새싹부터 가을의 낙엽까지, 아이들이 몸과 마음으로 천수텃밭과 불암산의 풍성한 자연을 느끼고 담아내길 바라봅니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많은 것들이 신음하고 있는 세상을 자연을 품은 아이들이 주인으로써 바꿔내길 바라봅니다.
김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