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구수한 향기가 흘러나와 발걸음을 멈춰 세웠습니다. 향기의 장소를 찾아 슬쩍 들여다보니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무언가를 열심히 만들고 있었습니다. 탁자 위의 된장, 고추장, 감자, 버섯, 파, 양파, 두부. 누군가는 능숙하게 누군가는 삐뚤빼뚤 서툴게 야채를 썰어내고, 각자 팬에 볶아 물을 넣었다 뺐다 간을 더했다 뺐다 한참을 끓여내니 강된장이었습니다. 재미있을 것 같아 들어가 보았더니 어느 틈에 강된장 쌈밥 한 상이 앞에 차려졌습니다. 맛도 좋고 멋도 좋았는데, 내용을 알고 보니 맘도 좋아졌습니다. 지난 6월 22일(수) 마포구 성미산 마을회관에서 환경정의와 함께 하는 '탄소중립을 위한 먹거리교육'이 열렸습니다.
환경정의 먹거리정의센터가 성미산 마을회관에서 '탄소중립을 위한 먹거리 교육'을 열었다. ©서울농부포털환경정의 먹거리정의센터는 지난 5월 13일부터 한 달간 '탄소를 줄이는 밥상 챌린지'라는 이름의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친환경, 저탄소 인증 식재료를 구입하거나 직접 키운 농산물의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면 30명을 선정해 친환경 물품을 주는 행사였습니다. 기후 위기가 심각한 상황에서 우리가 먹는 먹거리에서부터 온실가스 생성에 미치는 영향을 줄여보자는 취지로 진행된 캠페인이었습니다. 이 날 성미산 마을회관에서 열린 교육은 그 캠페인의 연장 선상으로, '왜 먹거리가 중요한가?'에 대한 이론 수업과 저탄소 먹거리를 가지고 직접 음식을 만들어 보는 실습을 통해 생활 속에서 기후위기와 먹거리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구체화시켜 보자는 의도로 만들어졌습니다.
환경정의 먹거리정의센터는 지난 5월 '탄소를 줄이는 밥상 챌린지'를 개최하고, 그 연장 선상에서 '탄소중립을 위한 먹거리 교육'을 진행했다. ©서울농부포털이 날 참가자들 간의 간단한 인사로 시작한 이론 수업은 식생활교육 남양주네트워크 소혜순 활동가의 '먹거리의 중요성' 강의로 이어졌다. 소혜순 활동가는 강의를 통해 먹는다는 것의 의미, 먹거리가 청년들에게 미치는 영향, 불평등을 해소하는 먹거리 정의, 먹거리와 탄소와의 관계 등을 전하고 실습을 통해 만들게 될 강된장과 참외・오이 송송이에 대해 소개했다. ©서울농부포털이 날 실습에는 칼을 처음 다루어 보는 학생부터 주부, 식당 개업을 준비하는 예비 셰프까지 다양한 참가자들이 참여해 조를 나누어 강된장과 참외・오이 송송이 만들기를 진행했다. 실습 재료는 모두 친환경 먹거리로 마련되었다. 친환경 먹거리는 껍질까지 모두 먹을 수 있어 실습을 통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 등을 전달하는 교육이 되도록 했다. ©서울농부포털실습을 마친 후 참가자들은 만든 음식을 먹으며 교육에 참여한 이유와 먹거리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나누었다. ©서울농부포털교육을 기획한 유재숙 환경정의 먹거리정의센터 팀장은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저탄소 먹거리를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챌린지를 통해 알리고 교육해서 확산시킨다는 목적으로 사업을 만들었다"며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 비싼 유기농 식품을 먹자는 것이 아니라 도시농부가 되어 스스로가 생산한 먹거리를 먹는다던지, 내 지역에서 생산된 로컬푸드를 먹는 등 가능한 탄소발자국을 살핀 저탄소 식품을 먹자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일단은 당장의 변화를 바란다기보다는 시민들에게 이런 활동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힌 유재숙 팀장은, "의외로 젊은 층의 사람들이 먹거리 감수성이 풍부해 캠페인에 대한 반응이 좋고 호응이 높다"며 "특히 젊은 층의 사람들은 단순히 무언가 좋은 것을 먹고 싶다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교육 등을 통해 환경이나 먹거리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는 것을 좋아한다"고 전했습니다. 유재숙 팀장은 "추후에는 청년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1인 가구들을 대상으로도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지속적으로 교육을 이어가서 앞으로 기후 위기 문제 해결을 먹거리 차원에서 다루는, 시민들과 함께 하는 캠페인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유재숙 팀장은 캠페인의 최종 방향으로 도시농업을 꼽으며 "장기적으로는 도시농업과 연계해서 직접 노작 활동을 하고 수확물로 음식을 만드는 텃밭 공동체로까지 발전시켜 볼 구상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환경정의 먹거리정의센터는 6월 22일(수)의 '먹는다는 것의 의미, 강된장 쌈밥 만들기' 수업에 이어 6월 29일(수)에는 '우리와 가까운 밥상, 채식만두 만들기'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앞으로 이와 같은 챌린지와 수업을 연계하는 행사가 두 차례 더 열릴 예정입니다. 지속적으로 먹거리를 가지고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캠페인을 벌여갈 환경정의 먹거리정의센터의 활동은 홈페이지(
[환경정의])와 SNS(
[환경정의 페이스북]),
[환경정의 인스타그램])를 통해 공유되고 있습니다.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한 번 찾아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먹는 것으로 나와 지구를 살릴 수 있습니다.
김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