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민들의 새로운 삶의 트렌드

온라인에서 도시농업의 미래를 만나다

마을주민

[기본] 방아풀 - 김사경

관리자 2020.09.24 08:25 조회 245

늘 곁에 있지만 대수롭지 않게 지나치던 풀들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함께 요리하고 대화하며 소소한 일상 속 풀이 주는 특별함을 만들어가고 있는 풀.꽃.씨. 요리이야기 연구가 김사경입니다.

방아풀은 제가 여름철 마다 꼭 다루는 약초입니다. 소화기능을 강화하는 효능이 있어 소화불량과 식욕부진에 참 좋습니다. 특히 습도가 높은 여름철에 소화불량과 구토, 식욕부진, 설사가 나타날 때 사용하면 좋습니다.
여름감기에도 좋구 입냄새에도 효과적입니다. 위장의 기능이 약해져서 입냄새가 심할 때 신선한 방아풀을 차로 함께 달여 마시면 위장의 소화흡수력이 향상되어 입냄새가 줄어드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동의보감에서도 ‘배초향(방아풀)은 음식을 먹게 하고 구취를 치료한다.’고 했습니다. 
요즘 방아풀 꽃이 피었습니다. 한창 피고 있으니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저의 방아풀과의 인연 한 대목을 올립니다.

“여러분~~ 오늘의 새참은 방아장떡입니다.“
방아장떡은 텃밭에서 한 소쿠리 따온 방아풀, 깻잎, 두메부추, 붉은 고추 송송 다져 집된장, 집고추장, 통밀가루, 물과 함께 반죽해 지져낸 지짐이입니다. 치대듯 반죽해서 얇고 매콤하게 만드는 게 포인트지요. 울긋불긋한 게 참 먹음직스러워 보이네요. 벌써 장떡이 다 익었습니다.
“이거 향기가 끝내주네요.”
그렇습니다. 방아풀은 코끝을 자극하는 특유의 진한 향이 있습니다. 깻잎보다 갸름하게 생긴 방아는 대중적이진 않지만 어떤 사람은 이런 특유의 향을 즐기기도 하지요. 독특한 향은 벌레에게 먹히지 않기 위한 자기 방어용 장치랍니다. 보통 방아, 배초향, 곽향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특별히 심지 않아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생명력 강한 들풀. 게다가 잎과 줄기, 꽃까지 하나도 버릴 것이 없는 요긴한 식재료입니다. 쌈, 나물, 장아찌, 전, 찌개, 추어탕 재료로 다양하게 쓸 수 있구요 초가을 무렵 꽃피우기 시작하는데 풍성한 보라색 꽃대를 한 줌 잘라다 튀겨 놓으면 자꾸 자꾸 손이 가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느낄 수 있습니다.

방아풀은 식재료로도 쓰이지만 약초로도 많이 쓰입니다.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데다 여름철 감기와 여름철 복통, 설사, 소화불량 치료에 효과가 있고 차로 마시면 여름철 더위 먹는 것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몸에도 좋고 풍미도 좋으니 오신채를 사용하지 않는 사찰에서는 일찍이 맛과 향을 돋우는 천연 조미료로 즐겨 사용해 왔습니다. 입맛 떨어지기 쉬운 한여름에 방아풀잎을 듬뿍 넣어 반죽한 방아장떡은 참 별식이겠지요. 원래 장떡은 풀이 그리운 겨울철을 대비한 저장음식이라 요맘때 사찰에 가면 장독마다 나무 채반위에 올려놓고 꾸덕꾸떡 말리고 있는 장떡을 만날 수 있습니다. 별미 방아장떡은 쉽게 상하지도 않는데다 식어도 맛이 좋아 도시락 반찬으로도 참 좋지요.

평범해 보이는 풀에서 이런 효능까지 있다니 놀랍지 않으셔요. 방아장떡을 미리 만들어 둔 방아시럽에도 찍어 먹어봅니다.
“참 잘 어울려요.”
“달콤한 시럽에도 별미네요.“
입맛에 맞아 다행입니다. 가지까지 싹둑 잘라다 깨끗이 씻어 물기를 제거하고 유리병에 담아 끓여낸 시럽을 붓고 며칠 숙성시켜주면 방아시럽이 완성됩니다. 방아시럽은 가래떡이나 팬케이크, 토스트 찍어 먹을 때, 갈증을 달래는 음료로도 요긴하게 쓸 수 있으니 만들어 보시면 좋겠습니다.  

내친 김에 방아소금도 선보일게요. 방아를 바싹 말려 구운 소금과 함께 믹서에 갈아준 방아소금. 너무 쉽나요^^ 방아소금은 특유의 향과 풍미가 있어 생선요리, 조림, 고기요리 비린내 제거에 특히 추천합니다.

세상에 허투루 피는 풀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니 함부로 할 수 없는 거죠.
평소엔 대수롭지 않게 그냥 지나칠 수 있는 풀들이 이렇게 자세히 들여다보니
많은 것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혼자 살아가지 않는다는 것도 기대고 엉겨서 우리처럼 어우러져 살아간다는 것도 알게 되고 하나하나가 여러분들처럼 세상 유일한 고유한 존재란 것도 알게 됩니다.
너무 소박해서 눈에 잘 띠지 않는 풀이지만 밥상으로 들이는 순간 풀에 대한 관심이 생겨납니다. 우리 몸의 균형을 잡아주고 면역력을 길러주는 건강하고 맛있는 먹을거리. 함께 느끼며 이야기 나누고 조물거린 시간이 녹아 있어 저는 오늘도 참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