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학고재에서 그가 보여주고 말한 ‘까마득한 색’을 지금 나는 찾아 가고 있는 중이다.
자문밖 물집에서 물발이 잘 선 쪽물 만들기 작업에 땀을 흘리고 있다.
풀에서 풀물이 아닌 파란색을 얻어낸 선조들의 지혜에 감사하고, 쪽씨앗을 지켜온 농부와 물장이들이 고맙다.
숲길을 산책하던 여인이 낯선 이 풀이 궁금하다 하여 알려주었더니, 쪽풀에게 “고맙다. 네가 이런 좋은 일을 하는구나” 라고 몇 번이나 말하는 것이다.
그런 말을 하는 그니가 고마웠다. 쪽풀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그 표현에...
고된 과정을 거치면서도 쉽게 내어주지 않는 빛깔, 전통 쪽염색은 생태적 삶을 살아가는 나의 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