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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부 tip] 노각. 잘 익은 오이.

관리자 2020.09.21 10:46 조회 530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여름이 완전히 물러나고
완연히 가을이 들어섰습니다.
오늘 내리는 비를 기점으로 일교차가 한층 커지겠습니다.
나가실 때 꼭 긴 팔 옷 챙기시길 바랍니다.
환절기 건강 챙기는 데는 제철 음식만 한 게 없습니다.
추석의 풍성함 직전의 요즈음,
'노각'을 한 번 드셔 보면 어떨까요.



노각은 '늙은 오이'라는 뜻입니다.
여름에 한창인 초록색 오이를 따지 않고 놔두면 
몸통이 굵어지고 길어지면서 누런 빛을 띠게 됩니다.
말 그대로 나이를 먹은 오이가 되는데,
'늙었다'라기보다는 '잘 익었다'라고 해야 합니다.
실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초록색 오이가 
덜 익은 상태의 오이입니다.
너무 오래된 노각은 알맹이가 푸석푸석해지기도 하기 때문에
좋은 품질의 노각을 얻기 위해 
아예 '노각오이'라는 새로운 품종이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더 맛 좋은 노각을 찾으신다면 
'노각오이'를 드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노각은 이뇨작용을 원활하게 해서 
몸 안의 불순물이나 노폐물을 배출하는 데 효과를 보입니다.
바로 다량의 칼륨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칼륨은 몸의 부기를 빼거나 부종을 완화하는데 도움을 주고,
나트륨을 배출시켜 혈압을 낮춰줍니다.
노각은 수분이 많아 기본적으로 차가운 성질을 가져서
몸의 열을 낮추는데도 도움을 줍니다.
특히 감기 등으로 고열을 앓을 때 해열 작용을 해줍니다.
다량의 수분은 갈증 해소와 함께 포만감을 줘서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인 작물이 됩니다.

노각을 먹었을 때 쓴맛이 날 수가 있습니다.
박과 식물이 가지는 
'쿠쿠르비타신(cucurbitacin)'이라는 성분 때문입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쿠쿠르비타신은
암을 유발하는 유해물질을 제거하고,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를 준다고 합니다.
노각에는 주로 껍질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고 합니다.
다만, 설익어서 생긴 쓴 맛일 수도 있기 때문에
드실 때 너무 쓰다면 주의하시고,
한 번에 너무 많이 섭취하지는 않으시는 게 좋겠습니다.

노각은 주로 무침으로 많이 먹게 됩니다.
고추장으로 무쳐 시원하게 먹는 노각 무침은 
환절기에 떨어지는 입맛을 돌아오게 해 줍니다.
소금에 절인 후 된장에 묻어 장아찌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피클을 만드실 때 다른 채소들과 함께 할 수도 있고,
주스로 만들어 빠른 갈증 해소를 도울 수도 있습니다.
주스로 만드신다면 노각은 당도가 없기 때문에 설탕보다는 
다른 당분이 많은 과일들과 함께 갈아드시면 좋겠습니다.

노각을 드실 때 쓴 맛을 줄이시려면,
옅은 소금물에 담가서 한나절 두시면 좋습니다.
담가 뒀던 노각은 무치거나 드시기 전에
면 보자기 등으로 꾸욱 눌러서 물기를 빼주시는 게 좋습니다.
노각 자체에도 수분이 많기 때문에
물기를 빼주지 않으면 나중에 물이 흥건해질 수가 있습니다.

답답한 일상이 지속되고 있지만,
그래도 청명한 하늘을 볼 수 있어 다행입니다.
시원한 바람과 눈부신 햇살 맞으시면서
청량한 노각으로 기분전환해보시면 어떨까요.
좋은 날이 금세 돌아올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