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구] 2025 모내기 준비
은*구
|
2025-06-04 |
조회 16
글쓴이 : S&Y 도농나눔공동체 박찬옥님
2025년 4월 17일. 지난 해 잘 갈무리해 두었던 볍씨를 소독합니다. 그리고, 침종 발아. 하루 한 번 물을 갈아 주며 눈을 틔웁니다. 볍씨의 적산 온도는 100도.
일주일동안 서서히 발아시킨 볍씨를 이제 파종합니다. 꼼꼼히 잘 하고 있나요? 발아가 잘 돼고, 안돼느냐는 전적으로....
눈 이 튼 볍씨를 살포시 한 줌 쥐고, 손가락을 튕기듯 골고루 잘 뿌리는것이 관건입니다. 그 위에 상토를 균일하게 뿌려 덮어야 싹이 예쁘게 올라온다고, 처음 제게 볍씨 뿌리는걸 가르쳐 주셨던 김용제 선생님이 생각나네요.
뿌린 볍씨는 물을 충분히 주고 덮어 따뜻한 실내로 들입니다.
모판을 포개어 잘 덮어두고, 물이 마르지 않도록 분무를 해가며 지켜봅니다.
싹이 올라옵니다.
지맘대로인 날씨에, 볕이 모자라 웃자람이 있긴 하지만
드디어 밖으로 낼 시간입니다.
올해, 향림체험원의 모내기는 조용히 치뤄질 것 같습니다. 며칠간의 논고르기와 물꼬 정비를 거쳐 본격적인 모내기를 위해 못줄을 띄우고 몇 줄 모를 심어 둡니다. 5월 24일 목요일.
올 해 첫 모내기는 연천중 동아리 학생들이 당첨입니다. 선뜻 들어가기에 맘이 동하진 않지만, 그래도 호기심이 앞서는 아이들 입니다.
그리고, 연천중 1학년 친구들. 복장을 이리 하니, 제법 농부티가 나지요?
이틀간의 아이들 체험이 끝나고 이젠 본격적인 모내기를 해야 합니다.
모를 미리옮겨두고...
써레질로 한 번 더 꼼꼼히 높낮이를 맞추고 잘 골라 줍니다. 거기만 사람이냐 여도 사람 있다. 찍으라!
5월 27일 화요일.
오늘은 도시농업 전문가 과정 수강생들이 손을 보태기로 합니다. 그런데... 일 전에 농주부터? 어디 막걸리김에 하는 모냥을 좀 볼까요?
혁기쌤의 구성진 노동요에 맞춰.. 5월 29일.
오늘은 조금 특별한 아이들이 향림을 찾았습니다. 조금은 불편하고, 낯선 체험이라는걸 아이들도 잘 알고 있네요.
손에 힘이 없어 논흙에 모를 꽂는것 뿐 아니라, 한 발 내딛는것, 자체가 힘든 아이들도 있습니다. 돌발상황에 변수가 많은 아이들이라 걱정은 되긴 합니다만....
아무리 설명을 해 줘도, 똑같은 동작의 반복.
하기 싫다고 내 손을 툭툭 치며 눈을 흘기는 아이, 가만히 얼음처럼 꼼짝도 하지 않는 아이. 동작 하나하나가 버겁고 서툴지라도... 이 아이들에게 필요한건
기다려 주는 것과 할 수 있다는 용기. 그리고 끊임없는 격려와 칭찬 이라는걸.. 그리고 나서야, 스스로 '나는 할 수 있어!'를 외치는 아이들. 이토록 뭉클한 모내기라니요. 일주일간의 모내기가 끝났습니다.
다음주, 모가 자리 잡는걸 보아가며 뜬모 고르기를 해야 하는데... 암컷없이 며칠을 혼자 있더니, 상실감을 채우려는지 쉴새없는 입질로 요놈이 일을 보탭니다.
내다 팔 것도 아닌데.....
이 또한 더불어 사는 방법 중 하나이겠지요.. 외부인사 없는 조용한 모내기였지만,
기다림이 필요한 아이들부터, 청둥이의 입질까지... 모두의 마음이 담기었으니 올해의 밥은 더 맛날겁니다. 어느 해 보다 아주 특별한 모내기 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