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농장 홈페이지 갈무리토종쌀을 온라인을 통해 매 절기마다 집에서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장이 열렸다. 작년 봄 토종벼의 보존과 확산을 위해 양평군과 손잡고 토종자원 클러스터를 만든 '우보농장'(
[토종볍씨의 산실 '우보농장'이 새로운 터에 자리잡았다.])이 양평 농부들과 함께 한 해 동안 복원해 재배한 250여 종의 토종벼 중 함께 맛볼 수 있는 84종을 선정해 구독형 서비스
'토종쌀 꾸러미 절기 구독'을 시작했다.
'토종쌀 꾸러미 절기 구독'을 신청하면 멥쌀 4종, 찹쌀 2종, 유색미 1종 등 총 7종으로 구성된 꾸러미를 매 절기마다 받아볼 수 있다. 6개월(12절기)이면 84종의 토종쌀을 모두 만날 수 있고, 이후 6개월은 84종의 토종쌀을 다시 한번 받을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매 절기 약 5일 전까지 신청된 수량만큼 바로 도정해 발송하는 방식으로, 지난 동지(12월 22일)의 첫 꾸러미를 시작으로 오는 대한(1월 20일)에 맞춰 세 번째 꾸러미 발송을 준비 중이다. 신청은 연중 어느 때라도 가능하며, 1개월 2회차, 3개월 6회차, 6개월 12회차, 12개월 24회차 발송 중 선택해 신청할 수 있다. 현미(1분도-3분도 내외)와 백미(7분도-9분도 내외) 중 원하는 도정도 선택할 수 있다.
'토종쌀 꾸러미 절기 구독'은 지난 동지(12월 22일)에 북흑조, 앉은뱅이, 노인다다기, 쇠머리지장, 용정찰, 강릉찰, 한양조 7종의 토종쌀로 구성된 첫 번째 꾸러미를 발송했다. ©우보농장 홈페이지 갈무리2011년 3평 남짓의 작은 논에 토종벼 30 품종을 심으며 시작한 우보농장은, 2021년 현재 4,000여 평 논과 양평군 농부들의 2만여 평 논에서 350여 품종의 토종벼를 복원하여 재배하고 있다. 이번 구독 서비스를 통해 만날 수 있는 모든 토종쌀은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제초제 대신 우렁이를 활용해 키운 쌀로, 야생성이 살아있는 전통 농법을 지향하는 방식으로 재배되었다. 사람의 손으로 직접 모내기를 하고, 품종이 섞이지 않도록 낫으로 벤 벼를 일일이 선별하여 탈곡한 종자만을 사용했다.
토종쌀과 소비자들이 만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우보농장은, 그 일환으로 이번 구독 서비스를 마련했다며 이를 통해 토종쌀의 다양성을 널리 알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우보농장의 이근이 대표는 "토종쌀은 다품종 소량생산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품종을 맛보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토종쌀의 다양한 맛을 본 소비자들이 많아져야 자신의 기호에 맞는 품종을 선택할 수 있게 되고, 이를 기반으로 재배를 해야 지속적인 공급도 가능해진다"라고 말했다. 함께 하고 있는 양평의 농부들이 한 품종을 스스로 선택해서 지속적으로 재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이근이 대표는 "소비자들의 경험이 쌓이고 그 자료가 축적되면 선호되는 품종들이 보이게 될 것이고, 그것들을 농부들에게 재배하게 할 계획"이라며 "장기적으로 농협처럼 한 번에 수매해서 일방적으로 소비자들에게 공급하는 방식이 아닌 실제 생산자가 소비자의 필요를 파악해 함께 결합하는 방식을 지향할 것"이라고 밝히고, "이런 방식으로 수요와 공급이 안정적으로 맞물리게 되면 현재 토종쌀의 단점인 가격도 저렴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이 우보농장 대표 ©우보농장 홈페이지 갈무리이근이 대표는 이번 구독 서비스를 통해 토종쌀을 접한 소비자들이 맛에 대해 냉철한 평가를 해주기를 바랐다. 이근이 대표는 "신청자들이 구독을 통해 받은 토종쌀을 맛보고 자신의 입맛에 맞으면 맞는 대로, 맞지 않으면 않는 대로 그 특색들을 가감 없이 알려주면 좋겠다"라며 "현재 70여 명의 신청자가 있고, 모두 카카오톡 방에 모여 각자가 느낀 그대로를 자유롭게 나누고 있다. 그 이야기들을 일 년 동안 모아 자료화 해 내년에 재배할 주력 품종을 농부들과 나누는 것이 이번 사업을 통해 얻게 될 무엇보다 중요한 수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종쌀 꾸러미 절기 구독'에 대한 신청은
우보농장의 홈페이지를 통해 할 수 있다.
©우보농장 홈페이지 갈무리김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