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서울농부는 무악현대 혜윰뜰 도시농업공동체입니다.서울시 종로구 인왕산 근처에 위치한 무악현대아파트는 도시텃밭을 품고 있는데요. 그 도시텃밭을 일구는 공동체가 무악현대도시농업공동체이고 혜윰뜰 도시농업공동체라고 불립니다.'혜윰뜰', 참 예쁜 이름이죠?
혜윰은 생각이라는 의미의 순수 우리말이고 뜰은 정원이라는 의미이니 혜윰뜰은 생각의 정원이라는 뜻인데요. 무악현대아파트 내에 혜윰뜰 작은도서관이 있는데 그 도서관 이름을 주민공모를 통해 선정했고, 주민들이 그 작은도서관을 혜윰뜰 작은도서관이라고 부르다 보니 무악현대 도시농업공동체도 혜윰뜰 도시농업공동체라 불리게 됐습니다.무악현대 혜윰뜰 도시농업공동체는 작년 3월 5대 이달의 서울농부로 선정된 데 이어 올해 4월 이달의 서울농부로 선정됐습니다. 두 번이나 이달의 서울농부로 선정된 단체는 처음인데요. 정말 축하드립니다. 작년 3월 처음으로 이달의 서울농부로 선정될 때에는 무악현대 혜윰뜰 도시농업공동체가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 특히 16년간 방치된 공유지를 무악현대아파트 주민들이 어떻게 도시텃밭으로 일궜는지의 과정과 텃밭경작 활동이 주민자치 활동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을 중심으로 다뤘습니다. 그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관련 기사를 공유하오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https://cityfarmer.seoul.go.kr/brd/view.do?nttSn=2581&key=1905228807693&pageIndex=1&sc=&sw=
이번 이달의 서울농부 인터뷰 기사에서는 그 이후 무악현대 혜윰뜰 도시농업공동체가 텃밭 활동을 기본으로 펼치고 있는 무악현대아파트의 다양한 마을공동체 활동을 소개합니다.청소로 시작해 공간을 살리다새로웠다. 물론 다양한 경로를 통해, 그리고 무악현대 혜윰뜰 도시농업공동체처럼 아파트공동체로 도시농업 활동을 하고 있는 곳도 있겠지만, 보통은 자치구 도시농부학교를 통해 텃밭경작을 배우고 일구고 공동체를 만들거나 자치구의 텃밭을 추첨을 통해 배당받고 개별 경작을 하는 경우가 많다.
"무악현대아파트는 원래 아파트공동체가 활성화됐던 곳인가요?"
질문이 일었다. 혜윰뜰이라는 이름을 소개하면서 앞서 잠깐 언급한 혜윰뜰 작은도서관이 무악현대아파트 도시텃밭과 같은 이유로 방치되고 문이 닫혀 있었다고 한다. 마을 안에 몇몇 분쟁이 있었고, 그런 분쟁으로 단지 내 공유지와 공동시설이 방치되고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꽤 쓸만한 공간들이었다. 그 분쟁으로부터 자유로웠던 채동균 무악현대 혜윰뜰 도시농업공동체 대표와 주민이 함께 나섰다.
작은도서관 청소부터 시작했다. 작은도서관을 청소하고 나니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니 무엇을 할까 궁리했다. 독서모임이 만들어지고 글쓰기모임, 캘리그래피 모임, 뜨개질 모임 등 다양한 주민모임이 만들어졌다.
채동균 대표는 "우리 공간들을 살리는 것에 몇 분이 함께 시작해 주셨어요. 정말 열심히 했어요. 그렇게 주민들이 열심히 하고 고생하고 있으니 관리사무소 소장님도 필요한 행정적인 절차를 도와주셨고요. 아파트에 꼭 필요한 조직이 입주자대표자회의와 선거관리위원회인데요. 실제로 아파트에 대한 운영을 한두 사람이 하게 되면 망하게 돼요. 그래서 그런 조직을 두게 되는데 저희 입주자대표자회의와 선거관리위원회에 함께 하시는 분들이 다양한 공동체에서도 활동하고 계시고 150여 명의 아파트 주민들이 함께 하니 지금까지 건강하게 잘 운영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텃밭경작부터 콘서트까지"도시농업 활동을 해 보니 좋은 게 다른 마을공동체 활동에서는 매년 목표를 정해야 하는데 도시농업은 목표가 정해져 있어요. 경작과 수확."
채동균 대표의 말을 듣자마자 '우와, 정말 그렇네.' 싶으면서 웃음이 났다. 기본적으로 도시농업은 경작과 수확을 기본으로 하는 활동이다. 이에 무악현대 혜윰뜰 도시농업공동체도 무엇보다 경작과 수확에 집중한다.
채동균 대표는 "매년 열심히 경작하고 수확하고 있는데요. 저는 이렇게 수확한 것을 종로구에 있는 공동체들과 많이 나누고 싶어요. 지금도 종로구 푸드뱅크·마켓센터에 수확한 것을 나누고 있는데요. 그러면 정말 보람을 느껴요."라고 말했다.
무악현대 혜윰뜰 도시농업공동체 도시텃밭에는 어른들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함께 하고 있다.
혜윰뜰 작은도서관에서 아이들을 모집해 텃밭을 경작하는 건데, 어렸을 때부터 직접 심어보고 경작하고 나눔 해 보는 이런 경험이 어렸을 때부터 사회참여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텃밭경작하는 것이 될까 싶었단다. 아이들이 하고 가면 부족한 부분이 생기기도 하는데 그러면 무악현대 혜윰뜰 도시농업공동체 어른 회원이 채워주신다.
"여기 텃밭에 오시는 분들은 작물이 잘 성장하게 하는 게 목표일 텐데, 경작면이 없는 저 같은 경우는 이런 분들의 활동을 보면서 내가 성장하는 것이 목표인 거 같아요. 여기 오시는 분들은 작물을 경작하고 수확하면서 보람을 느끼실 텐데, 저는 그런 분들과 대화하고 소통하고 마을활동에 참여하면서 보람을 느껴요. 더 보람을 느꼈던 점은 종로구 도시농업지원센터를 민간 자치로 운영하기로 하면서 저희 총무이사님이 상근직으로 일하게 되셨어요. 이런 활동을 하면서 일자리도 창출된 거죠. 그분도 경력단절을 겪은 60대 여성분인데, 실제로 우리 사회에서 그런 분들이 사회참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잖아요. 적지만 그런 기회를 만들어 가는 것도 참 뿌듯해요."
무악현대 혜윰뜰 도시농업공동체는 <혜윰뜰의 가을공감 도농상생 수요장터>도 진행하고 있다. 작은 소농가하고 무악현대 혜윰뜰 도시농업공동체하고 연계해 진행하고 있는데 올해로 3년 차다. 현재 남원지역이랑 진행하고 있다. 당일 남원 농부들이 직접 올라와 남원지역에서 농부들이 직접 생산한 참기름, 고춧가루, 누룽지, 옻칠제품, 사과, 도라지 등을 판매한다. 첫 번째 직거래 장터에서 매진을 했다. 매진은 좀처럼 볼 수 없는 일이라고 한다. 그래서 한 번만 하기로 했던 직거래 장터를 한 번 더 열게 됐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능력이 인적 네트워크잖아요. 다양한 활동 속에서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다 보니 저희가 직접 사서 사용해 보고 좋다고 하면 믿고 구입하시는 것 같아요. 두 번의 직거래 장터에서 매출이 좋아 남원 농부들에게 도움이 된 것 같아 좋아요. 그 이상 좋은 것은 온라인으로도 주문할 수 있게 된 거예요. 주민분들이 온라인으로도 많이 구입해 주시는데 직거래 장터에서 직접 상품을 봤고 주민분들이 믿는 저희들이 좋다고 하니깐 판매가 잘 돼 좋네요."라고 채동균 대표는 말한다.
그리고 서울시에서 한양도성 성곽마을 공동체의 역사문화와 생활자원을 보존하기 위해 공동체 사업을 진행하는데 작년에 그 사업에 선정돼서 무악현대 혜윰뜰 도시농업공동체 활동을 기록으로 남기는 활동을 했다. 5~6년 활동을 해 오다 보니 그냥 흘려 보내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소한 얘기들이지만 이런 소소한 얘기들이 소중한 얘기들이기에 기록했고, 올해도 <도성 앞 농부의 늘푸른 사계>라는 이름으로 참여한다. 그리고 올해는 마을소식지를 두 번 정도 내려 한다. 아무도 그런 일을 해 본 적이 없지만 시작한단다. 시작하면 도와주는 분들이 계신다. 올해도 그 확신으로 한다.
더불어 혜윰뜰 도시농업공동체는 <종로구 작은 텃밭콘서트>도 열었다. 무악현대아파트 주민들의 재능이 텃밭을 시작으로 무한히 뻗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시대에는 비대면으로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2020년. 그 예상하지 못했던 일상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시대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작지만 직접 할 수 있는 일로 일상의 위생을 책임지는 비대면 비누 만들기를 첫 번째 활동으로 하게 됐다. 함께 모여서 비누를 만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각자 역할을 분담했다. 재료를 준비하는 이웃, 가족과 함께 집에서 수재 비누를 만들어 준 이웃, 만든 비누를 하나하나 포장하고 나누어 담아준 이웃, 비누가 필요한 이웃에게 홍보하고 나눔을 실행한 이웃까지 각자 할 수 있는 일을 나눠서 했다. 그 과정을 담아 '희망이라는 이름으로'라는 짧은 영상을 만들어 마을 밴드에 올렸다. 즉, 무악현대 혜윰뜰 도시농업공동체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아이들과 직접 비누를 만들어 이웃과 나누고 손글씨 응원메시지를 적어 코로나19 극복 캠페인에 참여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 알린 것이다.
이 외에도 코로나 우울증을 이겨내기 위한 비대면 활동으로 <행복 원예 이야기>를 열었고, 무악현대아파트에서는 희한하고 느슨한 책 수다 이야기 <책 수다 원격토론>, 무악행복톡톡 온라인 밴드 이야기 등을 진행했다.
공동주택 UNTACT(비대면) 공동체 활동 사례 및 아이디어 공모전에 이런 내용을 담아 <코로나 우울증을 이겨내는 비대면 종합처방전>으로 우수상도 받았다.
30초 영화제에서 대상 수상하기도
작년에 공동주택 UNTACT(비대면) 공동체 활동 사례 및 아이디어 공모전 우수상뿐만 아니라 서울특별시의회 30초 영화제에서 대상도 받았다. 우리의 소중한 일상을 이어주는 서울시 조례 이야기, 코로나19 시대 시민의 일상을 지켜내는 서울시의회 모습,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더욱 희망차게 나아갈 서울의 모습 등을 담는 30초 영화제에 무악현대 혜윰뜰 도시농업공동체는 <마을공동체지원조례가 찾아준 특별한 기적>이라는 이름으로 영상을 출품했고 대상을 받은 것이다.
"영상은 30초로 짧았지만 그 안에 담긴 시간은 시작부터 2020년까지 4년간의 이야기였어요. 150건이나 접수됐다고 들었는데요. 정말 예상하지 못했는데 저희가 대상을 받은 이유는 영화편집 기술은 투박하지만 실제로 조례로 인해 삶이 변화된 것을 담은 것은 저희가 유일했던 거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에피소드를 얘기해 줬는데, "수상자들에게는 사전에 안내를 해 줄 거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더라고요. 아무튼 그럴 줄 알고 우리는 수상은 못했구나 하면서, 그리고 중계를 보면서 욕실에서 머리 감다 대상 발표하는 소리 듣고 제 아이가 제가 대상 수상자라는 것을 알려줘서 황급히 머리 말리고 (말리면서) 인터뷰에 참여했어요. 그래서 시상식 영상을 보면 제가 입고 있는 옷이 거의 속옷 수준이에요. (웃음)."라며 당시의 긴박했던(?) 순간을 전했다.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걸 갖다 줘서 고마워"
무악현대 혜윰뜰 도시농업공동체를 다룬 방송 중 "각자의 밭에는 저마다의 이야기가 싹트고 있다"라는 멘트가 일반적이면서도 특별하게 다가왔다. 본지 기자가 무악현대 혜윰뜰 도시농업공동체 도시텃밭에 가니 채동균 대표와 본지 기자 둘 외에 다른 이는 없었는데(인터뷰 중에 텃밭을 가꾸러 지역주민 두 분이 오셨지만), 채동균 대표의 이야기만 들어도 정말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정겨움이 묻어나는 텃밭이었다. 이는 사람을 향한 따뜻한 시선 때문에 느껴지는 감정이었다.
"제가 무악현대 혜윰뜰 도시농업공동체 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분들을 만나요. 특히 삶이 힘들어진 분들도 만나는데, 그분들을 만나면 본인들이 뭘 할 수 있겠냐고 하실 때가 많아요. 그럼 정말 마음이 너무 아프죠. 근데 텃밭에서 공동체를 만나고 텃밭 경작을 하면서 완전 훨훨 날아다니세요. 정말 사람이 달라졌다 싶을 정도로 달라지고 편안해 보이세요. 정말 한 사람 살렸다는 생각이 든다니까요. (웃음)."
그래서 채동균 대표는 다른 어떤 약보다 이런 텃밭 활동, 공동체 활동을 활성화 하는 것이 사람을 낫게 하고 건강하게 한다고 믿는다.
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도시농업공동체들이 많이 하는 활동 중 하나가 김장 나눔이다. 무악현대 혜윰뜰 도시농업공동체도 연말마다 김장나눔을 하는데 많이 하지는 못하고 50세대 분량 정도로 해서 지역의 어려우신 분들께 나눠드린단다. 여느 때와 같이 그렇게 김장김지를 나눠드리고 왔는데 김장김치를 받으신 분 중 한 분한테 연락이 왔다.
"고마워."
그러셨다. 그래서 채동균 대표가 "뭐가 고마우세요?"라고 했더니 그 어르신께서 말씀하시길 "실은 연말에 많이 받으신다는 거예요. 어떤 분들은 김치만 가득하다고 그거 싸 먹을 고기 주는 사람은 없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아무튼 그런데 본인이 살면서 받아먹어 본 김치 중 가장 맛있었다."고라고 하시면서 "사람 먹을 수 있는 걸 챙겨줘서 고마워라고 하셨어요. 그 말이 하루 종일 떠나지 않았어요. 우리 주민에게 갖다 드리는 거고 우리들이 늘 먹듯이 만들어서 나눠드렸던 것 뿐인데 그런 얘길 들으니 먹먹하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이어 "김장김치를 하는데 과일을 한 사발씩 넣는 것은 처음 봤어요. 과일주스 드시려고 하나 그랬다니까요. (웃음) 이런 김장재료에서 어떤 마음으로 하시는지 느껴졌어요. 코로나19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하니 이런 활동도 그만해야겠다 생각하면서도 쉽게 포기하지 못해요. 사람 먹을 수 있는 걸 챙겨줘서 고마워라는 말을 들으니 사명감도 느껴졌고요."라고 채동균 대표는 말했다.
주민의 발길 닿게 해폐허에서 도시텃밭으로 만든 공유지참 잘했다 말하는 주민 많아채동균 대표로부터 텃밭을 매개로 하는 무악현대 혜윰뜰 도시농업공동체의 다양한 아파트공동체 활동과 가슴 뭉클한 얘기를 집중해서 듣는데, 이런 궁금증도 일었다. 이렇게 텃밭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계시지만 한편에선 싫어하시는 분들도 계시지 않을까?
"저희 동네에서 싫어하시는 분들은 딱 한 부류에요. 내가 텃밭경작을 하고 싶은데 기회가 안 오고 있는 분들? (웃음) 여기가 워낙 16년간 폐허처럼 방치되어 있었는데 이렇게 텃밭으로 만드니 훨씬 좋아하시는 것 같고요. 맨 처음 텃밭으로 만들 때부터 주민들의 의견을 받아서 만들었기 때문에 이 공간을 좋아하시고 소중히 여기세요. 텃밭과 정원 중 무엇으로 만들지 고민했었는데 정원으로 만들었을 경우는 주민들이 여기까지 올 목적이 없는 거예요. 근데 텃밭으로 경작하면 수확해야 하니 자연스럽게 오게 되는 거죠. 그렇게 하면서 이 공유지를 주민들이 함께 관리하게 되는 거 같아요. 주민들의 발길이 닿지 않으면 황폐화될 거라는 경험이 있으니 텃밭으로 활용해 주민들의 발길이 닿게 한 것은 참 잘 했던 거 같아요."
무악현대 혜윰뜰 도시농업공동체 도시텃밭은 신청을 받아 추첨을 통해 텃밭을 배당하고 2년간 경작하게 된다. 본인이 원하면 한 번 더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땅은 끊임없이 농사지을 수 있는 환경이 되도록 관리해야 하는데 그런 노력들을 인정해 자연스럽게 텃밭 분양 기준을 합의했다고 한다. 4년을 하고 나면 그 이후는 다시 추첨을 통해 선정되면 텃밭을 경작할 수 있다.
무악현대 혜윰뜰 도시농업공동체는 이런 내용을 운영규정으로 정해두고 있다. 무악현대 혜윰뜰 도시농업공동체 회원 세대가 50세대 정도 되는데 텃밭을 경작하는 세대는 30세대 정도 되고, 인원은 120~130여 명이 참여한다. 활동하다 보니 책임감 있게 활동하는 분들이 필요해 자연스럽게 운영위원회가 구성됐다. 운영위원은 일곱 분인데 그분들이 솔선수범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더해서 지금까지 잘 운영하고 있다.
"공동체도 생명"민관의 힘으로 지속 가능하게 만들어 가야두레와 품앗이.
텃밭을 설명하면 딱 이거라고 말하는 채동균 대표.
"우리 농경사회에서 두레나 품앗이가 필수적이었는데, 농경사회의 구조가 바뀌고 자동화되고 기계화되면서 두레나 품앗이가 없어져 버린 듯한데 도시농업은 그렇게 자동화되고 기계화될 수 없어 두레와 품앗이가 필수에요. 농사는 시기가 있고 그 시기에 맞추지 않으면 안 되는데 각각의 시간에 시간이 좀 풍족한 사람들은 부족한 사람들의 텃밭을 돌봐주고 또 상황이 반대되면 반대대로 하는 등 상부상조하면서 텃밭을 경작하고 있어요. 전통적인 가치를 되살리는 가치인 거죠."라며 "핀란드에서 도시농업이란 모두의 권리에요. 주어진 자연환경을 가지고 수확하고 나눔 하는 것은 모두의 권리라는 것인데요. 굉장히 큰 숲이 있고 그것이 개인소유라 하더라도 누구라도 와서 산딸기를 따 먹을 수 있고 수확할 거리를 공유할 수 있어요. 사회적 합의가 그 정도는 되어 있는 거죠."라고 말했다.
이어 "도시농업 활동을 해 보니 도시농업 활동에 희로애락이 다 있어요. 그런데 사회생활의 희로애락과 다른 점은 사회생활의 희로애락은 나 혼자 감당해야 하지만 여기는 잘 안되면 다른 분이 나눔도 해 주고 의지도 된다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시대에 어떻게 활동할지 계속해서 고민이 되는데 기존하던 모임을 그대로 하면서 실내에서 경작할 수 있는 수경재배나 LED 식물재배 등을 고민하고 있고 아파트형 협동조합을 만들어 그런 활동들을 하면 재밌을 것 같아 구상 중이다.
또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에너지 자립마을 활동을 시작한다. 단지 전체가 참여하는 활동이고 청소년, 성인 대상의 교육과 비대면으로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에너지 절감 캠페인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도시농부로 자연환경을 접하면서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자연의 변화, 기후환경의 변화를 인식하게 됐고, 조금이라도 다음 세대에 자연 그대로를 물려주기 위해서 에너지 절감 등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해보려고 하는 것이다.
채동균 대표는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생명을 이어가려고 하는데요. 공동체도 마찬가지예요. 생명력이 보여요. 이런 생명력이 지속 가능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저희 공동체에서 생명력을 지속 가능하게 하는 방법들이 여러 가지가 있고 새롭게 시도도 하고 있어요. 새로 참여하시는 분들과 새로운 의견들, 그리고 새로운 변화 등을 통해서 계속해서 이어갈 수 있는 힘을 찾아요. 근데 이런 활동들이 주민들만의 힘으론 어려워요. 공동체의 생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행정에서 따뜻한 눈으로 바라봐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실제로 혜윰뜰이 처음 시작할 때 종로구 도시농업팀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않았다면 이렇게 활성화된 주민모임으로 성장하지 못했을 거예요. 지금도 시기마다 텃밭관리사를 파견해서 컨설팅을 해 주면서 도와주기 때문에 초보 도시농부들이 지치지 않고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이거든요. 삶에 지치고 힘든 분들 상담받는 것보다 이런 곳에서 함께 활동하는 것이 스스로의 치유로 회복이 잘 돼요. 이런 것이 공동체 존재 이유이고 목적인 것 같아요. 이런 활동을 위해 주민의 입장에서 바라봐 주시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엄청났습니다. "어떻게 이런 활동을 다 하실 수 있으세요?"라는 질문이 절로 나왔습니다. 그러자 채동균 대표님은 "저도 지금 이 상태에서 하라고 하면 못할 거예요. 그런데 하나씩 하나씩 하다 보니 이렇게 활동하게 된 거 같아요. 모두 하루아침에 될 수 없고 된 게 아니에요."라고 말합니다. 정말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황무지를 공유 텃밭으로 만드는 것부터, 공간을 청소하는 것부터 시작했던 무악현대 혜윰뜰 도시농업공동체. 그렇게 한순간 한순간에 어느 한 명이 아닌 아파트 주민들 모두가 자발적으로 손을 모으고, 시간을 모으고, 노동을 모아 이룩해 나간 시공간. 그래서 더욱 견고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더욱 많은 활동들이 펼쳐져도 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을 받았습니다.아파트를 기반으로 하는 혜윰뜰 도시농업공동체의 활동이 다른 아파트공동체에도 많이 확산되면 좋겠습니다.박미경 책임편집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