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공사에서는 매년 '도시민 및 초등학생 등에게 농촌체험 기회 제공 및 기술지원, 농촌문화지원 등 다양한 도농교류 프로그램을 선정 지원하여 농업・농촌에 대한 이해 증진 및 도농교류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도농교류 협력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올해 협력사업에 선정된 민간단체 중 하나인 사회적기업 에코11은 '먹거리숲을 통한 도시농부들 및 귀농예비자의 도농상생 아카데미'(이하 '도농상생 아카데미')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개념의 도농상생을 제시했습니다. 지난 6월 11일(토) 안산에 위치한 '바람들이 농장'(
[숲을 닮은 텃밭 - 안산 부곡동 바람들이 농장])에서 열린 '도농상생 아카데미'의 첫 번째 실습 체험 수업을 찾아 그 개념을 살짝 엿보았습니다.
안산 부곡동에 위치한 바람들이 농장에서 '도농상생 아카데미'의 첫 번째 실습 체험 수업이 열렸다. ©서울농부포털'도농상생 아카데미'의 담임교사를 맡은 김철언 농부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도농상생 아카데미'를 주관하고 있는 사회적기업 에코11의 안철환 대표가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먹거리숲은 '수목과 화초, 농작물이 조화롭게 다층 구조를 이루어 다양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숲'을 말합니다. (
[먹거리숲의 의의와 해외사례]) 농작물에만 국한되지 않는 다양한 종류의 식물들로 숲을 구성하고, 일년생과 다년생 작물을 함께 키우면서 농사의 지속성과 땅심을 살리는 방식으로 경작이 이루어져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도시 텃밭의 새로운 형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먹거리를 얻을 수 있다는 것과 일단 숲이 만들어지면 매년 농사를 다시 시작해야 하는 수고가 줄어든다는 측면에서 커다란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모든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공원의 형태로도 발전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도시 텃밭의 한계로 지적되고 있는 미관의 문제나 단작 중심의 규격화, 한정된 인원만을 대상으로 하는 폐쇄성 등을 탈피하는 대안의 방식으로도 연구되고 있습니다.
참가자들이 자세한 설명과 함께 직접 작물을 채취해보며 바람들이 농장 먹거리숲을 둘러보고 있다. ©서울농부포털'도농상생 아카데미'가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의 핵심은 '먹거리숲을 통한 인적 교류'입니다. '도농상생 아카데미'는 먹거리숲을 도시농부들뿐만 아니라 귀농귀촌자들의 농업 형태로 만들어 농촌 현지에서의 활성화를 통해 인적 교류를 촉진시키자는 개념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도농상생 아카데미'를 주관하고 있는 사회적기업 에코11의 안철환 대표는 "도농상생은 단순히 도시와 농촌이 농산물을 주고받는 것을 넘어, 사람이 오가는 인적 교류의 차원이 되어야 이루어진다"고 말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귀농귀촌이 실질적인 정착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안철환 대표는 "기존의 귀농귀촌이 상업농을 권장하다 보니 귀농귀촌자들에게 오히려 부담을 줘서 정착에 실패하게 만든다"고 지적하면서 "인구 소멸로 농촌 자체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귀농귀촌을 산업적으로만 보지 말고 먹거리숲 등을 활용한 '자급'으로 접근해, 도시의 사람들이 안정적으로 농촌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도농상생의 방법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참가자들이 바람들이 농장에 설치되어 있는 온실의 육묘장을 둘러보고 있다. ©서울농부포털참가자들이 바람들이 농장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자원순환 퇴비를 둘러보고 있다. ©서울농부포털'도농상생 아카데미' 프로그램은 6월부터 8월까지 매주 목요일 진행되는 11회 차의 이론 수업과 매주 토요일 진행되는 13회 차의 실습 체험 수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온라인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이론 수업은 매회 차 전문가들이 참여해 '먹거리숲의 조성 및 운영원리', '산채 이해와 재배', '작물로 정원 만들기', '자급 양봉' 등 먹거리숲을 통한 자급 농사법뿐만 아니라 '귀농귀촌의 현실과 장벽들 이해', '귀농귀촌의 법 제도 이해와 활용'과 같은 귀농귀촌에 필요한 실질적인 정보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이론 수업의 신청자 중 원하는 20명에게는 가락몰 옥상에 마련된 텃밭을 1구좌씩 제공해 배운 것들을 직접 실습해 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현장 대면으로 진행되는 실습 체험 수업은 바람들이 농장에서의 실습뿐만 아니라 벽제 우보농장, 화성 산림생태텃밭, 무주 산촌마을농장, 가평 무아씨앗농장 등 먹거리숲이 조성되어 있는 전국의 현장을 견학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어 먹거리숲의 다양한 면모를 확인하고 자신만의 먹거리숲을 디자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먹거리숲 견학을 마친 후 참가자들이 가마솥에 지은 방풍나무 현미밥과 안철환 대표가 직접 담근 구억배추 김치 등으로 식사를 하고 있다. ©서울농부포털'도농상생 아카데미'의 이론 수업은 이미 신청이 마감되었지만, 실습 체험은 개방되어 있어 건건이 신청자를 받고 있습니다. (
["먹거리숲을 통한 도시농부들 및 귀농예비자의 도농상생 아카데미" 참여자 모집]) 특히 개인뿐만 아니라 프로그램의 취지에 공감하는 단체들에게도 개방해 각 단체의 프로그램에 실습 체험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안철환 대표는 "'상생'의 취지에 맞춰 다른 단체들에게도 프로그램을 개방했다"며 "다양한 단체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함께 교류하며 도농상생의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먹거리숲이나 귀농귀촌에 관심이 있으신 개인이나 단체들은 한 번 참여해서 직접 체험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농사 방향의 힌트를 얻으실 수도 있겠습니다.
©서울농부포털김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