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농부포털지난 10월 30일, 코로나19로 막혔던 숨통을 조금이나마 틔워주는 행사가 관악구에서 열렸습니다. 4회째를 맞은 관악 도시농업 축제가 올해는 '관악 도시농업 수확체험 행사'라는 이름으로 강감찬 텃밭에서 열린 것입니다. 서울 최대 규모의 도시농업 텃밭을 운영하고 있는 관악구가 매년 낙성대 공원 일대에서 관악구민들의 커다란 축제로 열었던 도시농업 축제였지만, 코로나19로 개최가 어려워져 작은 규모나마 구민들과 만나기 위해 마련한 행사였습니다. 규모가 작아졌다고는 하지만 다양한 구성과 철저한 준비로 참여자들 모두가 만족한 알찬 행사가 되었습니다.
©서울농부포털'볍씨의 여행', '짚풀놀이', '매콤달달 고추장', '알쏭달쏭 텃밭보물지도', '땡큐 Berry 머치', '편지는 씨앗을 싣고', '칼슘튼튼 계란껍질 비료만들기', '예뻐지는 도시농업' 등 총 8개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이 날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6개의 프로그램은 사전 예약을 받아 정해진 인원만 참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서울농부포털'볍씨의 여행'은 벼 수확, 탈곡, 떡메치기 체험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전문 강사들의 지도하에 직접 낫을 들어 벼를 베어보고, 벤 볏짚을 수동 탈곡기에 돌려보고, 갓 만들어낸 쌀 반죽을 직접 쳐서 떡으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서울농부포털'짚풀놀이'는 도토리 던지기, 새끼줄로 하는 줄넘기, 바구니 이고 달리기, 볏단 옮기기, 낱알 집기 등 짚을 이용한 재미있는 놀이로 아이고 어른이고 한참 동안 웃음꽃을 피우게 했습니다.
©서울농부포털'매콤달달 고추장 만들기'는 주최 측에서 직접 수확한 작물들로 만든 고춧가루, 메주가루, 조청으로 고추장을 담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참여자들이 직접 담근 고추장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해 집으로 돌아가서 장을 맛볼 때마다 두고두고 이 날의 시간들을 기억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서울농부포털'알쏭달쏭 텃밭보물지도'는 텃밭 지도를 따라 강감찬 텃밭을 둘러보면서 여섯 가지 작물을 찾아 빈칸을 채우면 원하는 작물 두 가지를 수확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으로, 말 그대로 보물 찾기의 시간이었습니다.
©서울농부포털'땡큐 Berry 머치'는 강감찬 텃밭에서 딸기 모종을 직접 캐 화분으로 만드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고마운 나에게 딸기 모종화분 선물하기'라는 부제는 어려운 상황을 묵묵히 잘 이겨내고 있는 우리 스스로에게 선물을 주자는 의미로, 그 문구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서울농부포털'편지는 씨앗을 싣고'는 고맙고 소중한 사람들에게 씨앗을 담은 편지를 보내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색연필로 예쁘게 그린 편지에 담긴 씨앗을 받는다면 당장이라도 그 예쁜 생명의 마음을 틔우고 싶어 텃밭으로 달려 나가게 될 것 같습니다.
©서울농부포털'칼슘튼튼 계란껍질 비료만들기'는 계란껍질을 활용한 천연 비료를 만들어 보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계란껍질을 식초로 녹이면 쉽고 간단하게 칼슘 비료를 만들 수 있습니다. 화학 성분이 없는 천연 비료이기 때문에 집 안 화분이나 텃밭에서 아무 걱정 없이 쓸 수 있습니다.
©서울농부포털'예뻐지는 도시농업'은 관악산 자락의 꿀벌들이 모아준 꿀을 활용한 천연 화장품을 만들어보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꿀이 여러모로 좋은 것은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직접 채취한 100% 천연 꿀이니까 더 안심하고 피부에 양보할 수 있겠습니다.
©서울농부포털강감찬 텃밭에서 열린 수확체험 이외에도 강감찬도시농업센터에서는 농촌경관 사진 공모전 수상작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 한국농어촌공사와 관악구가 함께 마련한 전시회에는 우리 농촌의 가치와 그 자체의 아름다움을 다양한 도구와 기법들로 담은 사진들이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개성 있는 시각으로 찍힌 사진들로 평범한 듯하면서도 새로운 농촌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내년 1월 28일까지 전시가 이어진다고 하니 한 번씩 들러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서울농부포털행사를 마련한 관악구 공원녹지과의 이영선 도시농업팀장은 "도시농부가 아닌 구민들이 텃밭을 만나고 전문가들을 만나 도시농업을 왜 하는지, 작물은 어떻게 재배하는지, 수확은 어떻게 하는지, 활용은 어떻게 하는지 알릴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행사를 마련했다"며 "코로나19로 올해 행사를 진행할 수 있을까 마음 졸였는데 다행히 열 수 있게 되어 고맙고, 축소된 규모임에도 너무나 많은 구민들이 참여해 주셔서 많은 분들이 이런 행사를 기다려 왔구나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도시농업을 알리는데 힘쓰고, 구민들에게 더 많은 참여 기회를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코로나19로 도시농업의 장에서 사람들이 만날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 속에 '관악 도시농업 수확체험 행사'는 가뭄의 단비 같은 자리였습니다. 특히나 아이의 손을 잡고 온 가족 단위의 참여자들이 대부분을 이룬 모습에 나들이조차 어려워진 요즘 상황에 모두에게 숨 쉴 수 있는 공간이 된 것 같아 마음이 좋았습니다.
관악구에서는 일 년 내내 크고 작은 도시농업 행사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상에서의 초록이 필요한 분들은 한 번쯤 들러보시면 좋겠습니다. (
[서울 소식 > 서울시 도시농업포털])
김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