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문화 활동의 허브 구축”. 우리 노원도시농업네트워크(이하 노도네)는 또 다른 꿈을 꾼다.
작년에 숲속에 배 모양의 숲속 트리데크를 만들었고 올해는 그 옆에 또 다른 트리데크를 만들어 연결했다. 두 개의 트리데크가 있으니 제법 안정된 모양을 갖추어 사람들을 끌어 모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트리데크 스토리는 다음 기회에 자세히 다룰 것이다.) 사람들이 모이면 뭘 하나? 삼겹살 구워 먹고 놀아? 그냥 노는 건 재미없다. 거기에 문화와 예술이 끼어야 남는 게 있다. 문화예술은 우리 마음을 풍요롭게 해주고 삶에 여유를 준다. 노도네가 둥지를 틀고 있는 천수텃밭의 마명선 대표 또한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 생각이 같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갖추어 졌으니 이제 남은 건 추진뿐이다.
▲ 계속 확장되고 있는 숲속 트리데크
우리 노도네 이은수 대표께서 우연한 자리에서 어떤 영화이야기와 그 영화 만든 감독을 안다는 회원을 만나 순식간에 영화시사회가 계획되고 실행됐다. 우리 노도네는 매사가 일사천리다!
전날까지 비가 왔고 이날도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으나 비와 상관없이 영화제 한다고 큰소리치니 하늘이 우리의 깡을 귀엽게 보셨던지 비는 내리지 않았다. 행사장 주변을 정리하고 스크린과 전등을 설치하고 의자를 배치하고 출입자들 발열체크 관리할 안내석을 만들고 모두들 분주히 움직였다. 코로나19 시대라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았지만 제법 회원들이 모여 들었다.
▲ 영화제 준비로 분주한 모습
영화는 2020년에 개봉한 <광대 소리꾼>. 무려 개봉작이다. 영화 상영을 1시간 정도 남겨둔 때에 이 영화를 만든 조정래 감독이 왔다. 개봉작을 만든 영화감독을 직접 대면하는 건 처음이다. 반가운 마음에 감독과 악수하고 사진도 찍었다. 나는 우리 국악을 좋아한다. 그래서 작년에 이 영화의 예고가 나왔을 때 개봉을 손꼽아 기다렸고 개봉한 첫날 봤던 영화다.
평소 많던 숲속의 모기들마저 조용한 밤, 깜깜한 숲속을 배경으로 빔이 날아가고 조선시대가 스크린에 살아났다. 조선시대 소리꾼이 심청전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극적 요소를 가미하고 판소리를 덧칠해 만든 영화다. 관객의 몰입도가 최상이었고 감독판이라 그런지 감독의 작품세계가 고스란히 감동으로 전달됐다.
▲ 영화에 몰입한 관객들
▲ 뮤지컬 청년단원들의 축하공연
영화가 끝나고 감독과의 토크쇼가 있었고 지역의 뮤지컬 청년단원들이 와서 뮤지컬의 한 대목을 합창하며 우리의 영화제를 축하해 주었다. 감독도 이 작은 영화제에 감동하고 다시 방문하고 싶다는 얘기를 여러 차례 했다. 참가한 회원들과 지역주민들도 만족하며 돌아갔고 우리가 만든 숲속의 이 공간이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한 허브 기지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이번 영화제를 통해 보았다. 가능성이 없어도 해 내는 게 우리 노도네인데 가능성을 보았으니 이제 반은 완성된 것이다. 해마다 아니 매달 변화하는 노도네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 광대소리꾼 조정래 감독과 기념사진 한 컷
오영록 도시농부기자단(노원도시농업네트워크 메이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