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부와 사회적경제가 함께 하는 '은평 꽃 피는 장날'(이하 '꽃장')이 지난 7월 18일 은평두레생협 진관점과 녹번역점 두 곳에서 동시에 열렸다.
'은평구사회적경제허브센터'와 '우리동네텃밭협동조합'이 힘을 합쳐 운영하는 '꽃장'은 도시농부와 농촌농부, 사회적 기업이 참여해 도농상생과 로컬푸드, 사회적경제의 사회적 가치를 확산하는 지역 대표 장터로 올해 3년 차로 접어들었다. 5월부터 11월까지, 매월 셋째 주 토요일이면 은평 롯데몰 광장에서 큰 규모로 지역 주민들과 만났던 '꽃장'은, 코로나의 여파로 5월과 6월 개장이 취소돼 아쉬움을 남겼지만, 우여곡절 끝에 장을 두 곳으로 나눠 작지만 더 가깝게 은평구 주민들과 만나게 됐다. 은평두레생협 진관점에서 만난 우리동네텃밭협동조합 곽선미 도시농부는 작아진 규모가 아쉽지만 장점도 있다고 말한다.
"큰 장은 자주 하기 어렵지만 더 풍성하게 나눌 수 있고, 문화 행사 등도 함께 할 수 있어 다채로운 맛이 있죠. 더 많은 분들과 만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고요. 작은 장은 그런 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작기 때문에 동네 안으로 깊이 들어올 수 있고 주민들과 더 가까워질 수 있다는 점은 좋은 것 같아요. 코로나 때문에 임시로 작게 장을 열었지만 이걸 기회로 좀 더 일상과 가까운 '꽃장'이 될 것 같아요."
총 30여 개의 셀러들이 참여한 이번 '꽃장'은 은평 내에 있는 출점자뿐만 아니라 은평과 인연이 있는 다른 지역의 출점자들도 참여해 작지만 더 풍성한 장터가 됐다. 도시 사람들에게 생산물을 통해 환경과 농업을 알리는 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경남 창녕이나 강원 곰배령에서 참여한 출점자도 있었다. 이 날 장터에서는 직접 재배한 농작물뿐만 아니라 된장, 유기농 빵, 무항생제 바비큐 등의 먹거리부터 인견을 사용한 마스크, 앞치마, 자수 패브릭 제품 심지어는 반려견 자연식 사료까지 다양한 상품들이 지역 주민들을 만났다.
"해를 거듭할수록 단골손님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꽃장'을 통해 알게 된 손님들이 멀리 있는 출점자를 직접 찾아 온라인으로 구입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온오프라인을 연계해서 일상적으로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중이에요. 이걸 통해 농민들이 판로도 찾고 힘과 용기를 받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꽃장'이 은평 주민들과 농민들이 서로 도움을 받는 장이 될 수 있다면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 될 겁니다."
곽선미 도시농부는 '꽃장' 같은 일상적인 골목 장터들이 더 많아질수록 사람들이 서로를 더 돌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길 것이라고 말한다.
"그게 도시도 살리고 농업도 살리는 길이 될 거예요."
'꽃장'을 총괄하는 문명희 도시농부는 사회적경제와 함께하는 도시농업의 한 형태로 지역 장터의 중요성을 얘기한다.
"도시농업이 도시 안에 텃밭을 만들어 자급자족한다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거예요. 지역 장터로 작은 단위의 교류를 활성화하고, 판로를 찾기 어려운 소농들을 발굴해서 소비자들과 연결하는 것도 도시농업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지역마다 각자의 개성을 가진 장들이 세워지는 것이 도시농업이 확장되는 일일 겁니다."
김성민 서울농부기자